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격차 문제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1970년대 이후 산업화의 진전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더뎠다.

특히 농촌 지역은 인구와 산업이 오히려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도시와 농촌뿐만 아니라 산업 간 균형 발전을 통한 국가 균형 발전이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혁신도시 건설 사업, 다양한 산업 특구 지정, 지역의 특화된 산업 진흥, 낙후 지역 개발 등이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지역 활성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균형 발전의 핵심은 도시지역에 집중돼 있는 산업과 자본, 사람을 농촌 지역으로 분산해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도농 교류 사업이 대표적이다. 교통 환경의 개선과 인터넷의 발달로 도시와 농산어촌 간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졌고 웰빙 로하스(LOHAS)에 따른 소비 트렌드도 한몫했다.

도시민들이 국내 지방 도시와 그 문화에 대해 ‘낡고 촌스러운 어떤 것’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고향의 정이 살아 숨 쉬고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참살이의 것’이라는 이미지로 인식을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TV 프로그램의 국내 여행, 국내 특산품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도 고무적이다. 전국 각지의 훌륭한 관광자원을 소개, 농어촌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과의 조화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 방영 후 국내 여행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도농 교류 활성화 사업 역시 지방 도시의 체험마을 육성, 지역 특산품의 개발 지원을 통해 도시민들의 지방 도시 문화와 관광자원 소비를 적극 권장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농산어촌 여름휴가 페스티벌’에서는 전국 지자체와 체험마을들이 참여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름휴가 계획을 상담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직접 예약도 받으며 실질적인 도농 교류의 꽃을 피웠다.

이와 함께 지난해 처음 개최한 ‘농어촌산업박람회’는 전국 각지의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는 한편, 도시민들이 좀더 편리하게 지역 특산품을 소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행사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특산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고, 나아가 지자체가 각 지역의 특산품을 인터넷이나 특정 기업과 제휴, 다양한 경로로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작년 좋은 반응을 얻어 올해도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농어촌공사는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농산어촌 관광 글로벌화를 위한 ‘농촌(Rural) 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R20는 농산어촌 대표 관광지를 선정, 집중 홍보하고 지원함으로써 관광의 품질을 개선하고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까지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적인 체험거리·볼거리·먹을거리를 보유한 마을 11곳과 관광 명소 10곳을 선정해 지방 도시의 스토리 개발과 문화 홍보에 앞장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과 결과에도 불구하고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증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뉴스가 전해져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도농 교류 활성화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책 활동뿐만 아니라 내 나라의 훌륭한 자원인 농산어촌을 국민이 직접 소비하고 그 경험들을 국민이 직접 세계 속에 알리려는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처럼 도시와 농촌의 공감이 이뤄지고 참여하는 도농 교류가 활성화돼 국가 경쟁력의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CEO ESSAY] 도농 교류가 국가 경쟁력 이끈다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약력: 1947년생. 72년 건국대 농화학과 졸업. 84년 한양대 사회복지학 석사. 85년 국회의장 정무수석 비서관. 2004년 한나라당 충남도당 위원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08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