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올 상반기는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 심리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4월 초부터 매매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된 가운데 수요와 거래량이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5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국 3만2141건으로, 전월(4만3975건) 대비 26.9% 감소했고 서울(2263건)과 수도권(9028건)은 예년(2006~2008년) 동월 평균 대비 약60%가 급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강남 재건축 단지나 중대형 평면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 가격 조정 양상을 확산시키고 있다.

게다가 분양 시장은 극심한 양극화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사전 예약마저 미달 사태를 기록했다. 하반기도 시장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실물경기가 크게 개선되고 않고 있는 상태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고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수 의사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공급 시장도 2007년 민간 부문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한꺼번에 쏟아졌던 사업장들의 입주가 올해 집중되면서 예년에 비해 입주량(15만6000가구)이 풍부하다.

오히려 고양시·파주시·용인시 등 지역별로 1만 가구 이상 입주가 쏟아지는 일부 지역은 미분양과 입주 과잉에 따른 단기 공급초과 현상에 따라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나 미입주, 거래 감소, 매매 가격 하락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

정부의 시장 활성화 방안과 규제 완화 의지에 따른 시장 변수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700조 원을 넘어선 가계 대출 현황을 고려할 때 2009년 도입된 금융 규제(DTI, LTV)의 전향적 규제 완화 조치를 기대하기 힘든 시점이다.

하반기 불투명한 부동산 시장의 시계 속에서 뚜렷한 회복 변수인 부동산 부양책이라는 상승 동력마저 찾기 힘들다는 점도 일정 부분 주택 시장의 가격 조정과 거래 부진을 점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학습 효과를 노린 투기적 수요에 따라 금융 위기 이후 단기간 급상승했거나 가파른 회복세를 탔던 수도권 일부 지역은 주택 가격 조정 압력이 여전히 존재한다.

내년엔 가격 하락 마무리될 것
[2010 하반기 한국 경제 대전망] 거래 부진 ‘지속’… 급매물 노려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 부족으로 올해의 상황이 다소 개선될 여지도 있다. 2011년엔 입주 물량 부족 현상이 현실화되며 공급과잉이나 미분양 적체에 따른 가격 하락은 일단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입주 물량은 2010년 대비 절반도 안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와 공급의 편차에 따라 수요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변수가 되고 있지만 내년 수도권 순수 입주 물량이 거의 올해의 4분의 1로 축소될 예정이어어 주택 수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는 실수요자들의 집값 바닥 인식이 어느 정도까지 자리 잡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국지적인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결정에 조급함을 버리고 관망하면서 매입 시기를 찾을 필요가 있다.

아무 곳이나 사 놓고 오르길 기다리는 것보다 자기자본 비율을 되도록 높이고 고급 유효 수요가 있는 곳, 역세권이나 자족 기능을 갖춘 곳을 골라야 한다.

특히 전고점과 비교해 20~30% 하락해 가격 조정 폭이 큰 급매물의 이점을 노릴 필요가 있다. 최근 경매 시장은 신규 유입 물량과 유찰 물량이 많기 때문에 지역 급매와 비교한 후 응찰을 경정하는 것이 좋다.

무주택자라면 보금자리주택 등 분양 시장을 통한 내 집 마련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하반기엔 고등·감일지구를 중심으로 한 3차 보금자리주택이나 세곡지구 같은 보금자리지구 본 청약 물량이 좋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 yjham@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