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형 카페 & 레스토랑 아하바브라카

레스토랑과 카페의 요리 맛이나 전체 인테리어보다 푹신하게 감싸주는 그곳의 소파나 의자, 맛있는 음식이 담겨 나오는 식기와 벽에 걸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더 마음에 들 때가 종종 있다. 내 집에도, 내 방 안에도 그처럼 편안한 의자가, 예쁜 소품들이 있었으면 싶은 그런 경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의 가구나 소품들을 그대로 소유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하지만 정동길에 자리 잡은 ‘아하바브라카’는 다르다.

테이블을 비롯해 튼튼하면서도 아늑한 각양각색의 원목 의자와 테이블, 벽에 걸린 선반이나 벽장, 멋스러운 액자를 비롯해 심플한 디자인의 앙증맞은 소품까지도 마음에 들면 똑같은 것을 구입할 수 있다.
[맛집 & 멋집] 레스토랑과 갤러리의 만남
똑같은 것뿐만 아니라 내 취향대로 사이즈나 색상을 변경해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아하바브라카의 거의 모든 소품, 모든 가구는 수작업으로 제작된 판매용 상품의 모델 상품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구 갤러리의 가구들을 직접 사용하면서 레스토랑의 요리를 맛보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색다른 형식만큼이나 독특한 아하바브라카라는 이름은 ‘사랑’과 ‘축복’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를 영문 알파벳으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1층이 ‘아하바(Ahaabah)’, 지하 1층이 ‘브라카(Braka)’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중 ‘아하바’는 정동길 특유의 빈티지한 멋스러움이 빛을 발하는 공간으로, 피자·파스타·스테이크 등의 메뉴와 함께 웬만한 고급 커피 전문 숍 못지않은 맛의 커피,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자랑한다.

특히 셰프 특제 소스들로 풍미를 한껏 더한 수제 스테이크 요리와 바삭하게 씹히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도우에 치즈로 부드러움을 더한 피자 요리, 신선하고 풍성한 재료들로 눈부터 먼저 유혹하는 먹음직스러운 파스타와 리조토 메뉴 등은 전체 매장의 요란하지 않고 그윽한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홀 전체를 다 사용할 경우 80명의 모임 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한 지하 1층의 ‘브라카’는 ‘아하바’에 비해 한결 더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다.
[맛집 & 멋집] 레스토랑과 갤러리의 만남
그 분위기에 맞게 메뉴 자체도 돈가스를 비롯해 떡갈비, 날치알 해산물 등을 사용한 퓨전 오므라이스와 스파게티, 냉면과 떡갈비 세트 등 캐주얼하고 부담 없는 메뉴들로 꾸며져 있다.

그중에서도 질 좋은 버터를 발라 오븐에 구워낸 오븐구이 수제 웰빙 돈가스는 기름에 튀기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버터로 부드러움과 고소함을 가미해 침샘을 돋우게 만들어 브라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물론 같은 가게인 만큼 1층 ‘아하바’의 메뉴들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요리 메뉴 못지않게 더 유명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최고급 생두로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커피 맛이다. 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즉석에서 그라인딩해 추출한 이곳의 커피는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할 정도다.

깊고 그윽한 커피 향과 빈티지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 부담 없는 가격대의 요리들이 정동길 특유의 정감어린 분위기와 많이 닮아 있는, 그래서 단 한 번을 가도 쉽게 잊히지 않는 추억을 남기는 곳, 바로 아하바브라카다.

영업시간 : 11:30~22:00
메뉴 : 피자 1만2900~1만9900원, 떡갈비 스테이크 1만5000원, 리조토 1만3900~1만6900원 등
위치 : 2호선 시청역 10번 출구, 5호선 서대문역 5번 출구 정동길 정동제일교회와 예원학교 사이
예약 문의 : (02)753-7003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