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현장을 찾아서 - 삼성건설 용인 동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린’을 입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짓고 있는 용인 동천의 ‘래미안 이스트팰리스’가 5월부터 집들이를 한다. 판교신도시를 능가하는 입지에다 친환경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될 것이란 기대에 따라 2007년 9월 분양 당시 최고 38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당시 분양 시장에서 큰 화제가 된 단지다. 전체 2393채로 지하 3층, 지상 13층~지상 30층까지 48개 동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수준이다.

우선 주택형이 다양하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보통 한 아파트 단지에는 5~6개 안팎의 주택형이 있지만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에는 109~338㎡ 사이에 60가지 타입이 있다. 주택형별로는 △109∼116㎡ 468채 △132∼163㎡ 790채 △167∼187㎡ 557채 △210∼260㎡ 559채 △318∼338㎡ 19채 등이다. 주택형에 따라서는 단 1채인 것도 있다.

주택형이 다양한 이유는 삼각 타워형 구조를 비롯해 타워형·판상형 등 다양한 평면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또 외관 디자인·높이·평면구성의 다양성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창호 패턴에 변화를 줘 기존 아파트의 반복성과 획일성을 완전히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삼각 타워형 아파트의 거실에서는 삼면의 창을 통해 좌우 180도에 가까운 ‘파노라마’ 조망을 할 수 있다.

광교산과 손곡천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는 친환경 녹색 아파트로 손색이 없다. 설계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그린(green)’을 지향했다. 단지 곳곳에 태양광발전 시스템, 지열 시스템, 광덕트 시스템, 빗물 처리 시스템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본격적으로 구현된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국내 최초의 화석에너지 사용 제로, 탄소 배출 제로 건축물 ‘그린 투모로우(Green Tomorrow)’에서 선보인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건축 기술을 실제 입주 아파트 단지에 적용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최고 8000만 원 프리미엄 붙어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커뮤니티 시설 내 창호와 옥상 및 주차장의 지붕 등 총 11곳에 설치됐다. 이곳에서 연간 7만6650㎾h의 에너지가 생산돼 국내 최대 인공폭포 등 수경 시설에 필요한 전력의 40%가량을 대체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측은 친환경 에너지 사용으로 공용시설의 전력요금을 연간 1000만 원 정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 천장 등에 설치되는 태양광 기판에 단지 전체의 미적인 부분을 침해하지 않도록 디자인 요소를 가미, 오히려 예술적인 부분을 돋보이게 했다.

또 땅속의 열기를 이용한 지열 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에너지는 입주민을 위한 실내 골프장과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등 ‘건강 시설’의 냉난방 에너지의 100%를 충당한다.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000여 만 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여유분의 지열 에너지는 겨울철 단지 내 도로가 얼지 않도록 하는데 쓰인다.

자연의 빛과 열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광덕트(빛이 흐르는 통로 또는 구조물) 시스템을 활용했다. 지하주차장과 로비 복도 등의 천장에 하늘로 향한 창문을 내고 태양의 입사 각도와 상관없이 고르게 내부를 비추는 광덕트를 설치, 조명의 일부를 자연 채광으로 대체했다.

또한 아파트 옥상에서 유입된 빗물을 2000톤까지 모아 단지 내 조경 및 청소 용수로 사용하는 우수(雨水) 처리 시스템을 갖춰 연 3000여 만 원의 수도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린’을 입다
조경시설과 커뮤니티 등 주민 공동 시설뿐만 아니라 각 가정의 에너지 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래미안 에너지 관리 시스템(REMS)을 이용한 것으로 단지 내 다른 가구의 에너지 소모량 평균 대비 우리 집 소모량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현장소장 김홍유 상무는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절감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삼성물산은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에 적용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2013년에는 각 가정의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제로(0)로 만드는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는 친환경뿐만 아니라 최첨단 지능형 아파트로 통한다. 건설사들이 고급 아파트에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원패스 카드’도 적용됐다. 이 카드를 몸에 지니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차량이 어디 있는지 가구에 있는 정보창에 뜬다.

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고 층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살고 있는 층에 엘리베이터가 선다. 공동 현관을 드나들 때 카드를 센서에 갖다 대지 않아도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통합 로비에 마련된 28대의 ‘키오스크 시스템’에서는 단지 소식, 지역 교통 날씨 정보, 뉴스 등을 볼 수 있다. 가구별로 마련된 냉장 기능 택배함을 이용하면 집에 사람이 없을 때도 안심하고 음식들도 배달 받을 수 있다. 이 택배함은 물건이 배달될 경우 자동으로 입주민에게 배달 사실을 휴대전화 단문 메시지(SMS)로 알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강남까지 차로 20분 걸려

또 유럽형 생활 도로인 ‘래미안에비뉴’를 만들어 길을 따라 학교·상가·공원·광장·커뮤니티 등의 시설이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입주자들은 이 길에서 모이고 교유할 수도 있다.

4개 블록을 휘감듯 조성된 1.7km의 순환형 산책로는 2400여 가구의 대단지가 ‘하나의 마을’이 되도록 설계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린’을 입다
판교신도시 밑에 있기 때문에 서울 접근성도 뛰어나다. 판교나들목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에 있으며 용인~서울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에 15~20분대에 갈 수 있다.

또 용인 동천 지역은 올해 착공 예정인 지하철 신분당선의 직접적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는 분당선 미금역까지 차량으로 10∼15분 거리다.

AK플라자·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 분당의 생활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분당 서울대병원과 제생병원 등 의료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 수지고등학교와 단지를 가로막고 있는 언덕 아래쪽으로 터널을 뚫어 학생들이 편하게 통학할 수 있게 했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정문에서 수지고까지 기존 도로를 이용할 경우 걸어서 20여 분이 걸리지만 터널을 통하면 5분이면 갈 수 있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의 이런 장점 덕분에 용인 지역의 다른 단지와 달리 주택형별로 최고 5000만~8000만 원 정도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라는 단지 명칭 역시 이러한 입주 예정자들의 높은 자부심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당초 분양할 때의 단지 이름인 ‘래미안 동천’을 래미안을 대표하는 고품격 아파트 단지로 특화하기 위해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로 명칭을 바꿨다. ‘이스트팰리스’는 동천의 지명 특성을 의미하는 ‘이스트(East)’와 단지의 고급스러움과 규모를 상징하는 ‘팰리스(Palace)’를 조합한 단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시세 형성의 바로미터는 입지의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단지의 규모 및 특화된 차별성으로 압축된다”며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는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편집위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