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발가벗기기’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에 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고교 중퇴 후 16세 때 일찌감치 기업가의 길에 들어선 이 괴짜 최고경영자(CEO)는 1957년 버진레코드의 성공을 시작으로 항공·철도·모바일서비스·레저·스포츠·미디어·금융·건강·환경·자선사업에 이르기까지 지칠 줄 모르는 도전정신으로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 궤도에 올려놓았다.

최근까지 순이익(net profit)과 총이익(gross profit)의 차이를 몰랐다고 자랑스럽게 고백할 만큼 재무제표에는 아예 관심이 없지만 ‘창조경영의 아이콘’이자 ‘지구를 구할 영웅’으로 불린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괴짜 CEO
브랜슨 회장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의 엽기적(?) 행각들이다. 탱크를 끌고 뉴욕 시내에 나타나 콜라를 쏘아 버진콜라의 탄생을 알렸고, 헬리콥터에 매달려 시드니를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로 버진 블루를 홍보했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는 이런 그를 두고 ‘이 시대 최고의 브랜드 메이커’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 버진 모바일 론칭 행사에서 휴대전화 하나로만 중요 부위를 가리고 발가벗었던 브랜슨 회장은 이 책에서 깜짝 선물 대신 버진그룹의 비즈니스를 발가벗겼다. 그와 그의 회사들이 얼마나 대단한 성공을 거뒀는지가 아니라 버진 회사들이 실제로 어떤 존재들인지가 포인트다.

이런 원칙에 따라 브랜슨 회장은 사람, 브랜드, 실행, 좌절, 혁신,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라는 7개의 키워드를 뽑아냈다.

그는 꿈을 좇는 기업가다. 천부적인 감각으로 소비자들이 홀대받거나 갈증을 느끼는 시장을 찾아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냈다. 최근 버진갤럭틱을 세워 우주여행 상업화를 발표하자 전 세계에서 예약이 쇄도했다. 그가 사업을 확장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버진그룹은 ‘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 ‘소비자를 옹호하는 회사’라는 브랜드 가치를 콘돔 사업에서부터 우주항공 사업까지 일관되게 유지했다.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이 유쾌한 CEO는 ‘비즈니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격식이나 승부, 혹은 ‘총결산’이나 이익·거래·장사 등등 이른바 경영서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아니다. 비즈니스란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괴짜 CEO
우주여행을 꿈꾸는 괴짜 CEO
신화를 만든 정주영 리더십

전도근 지음/236쪽/북오션/1만2000원

교육학 전문가가 쓴 정주영 리더십에 대한 탐구서다. 저자는 외국형 리더십 흉내 내기에 급급한 세태를 비판하며 과거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한국식 경영정신’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주영은 86년의 생애 동안 끊임없이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정주영이 만약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면 그는 벌써 역사 속에 묻혔을 것이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괴짜 CEO
나보다 똑똑한 우리


배리 리버트 외 지음/김정수 옮김/196쪽/럭스미디어

소셜 네트워킹과 그에 따라 만들어지는 집단지성이 몰고 온 혁명적 변화의 현장을 추적한다. 저자들은 소셜 네트워킹과 집단지성은 단순한 전략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완전히 깨부순다고 말한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서 모집한 자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만든,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책이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괴짜 CEO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김명남 옮김/332쪽/문학동네/1만3000원

인간의 삶과 몸에 대한 해부학적 에세이다. 유년기·아동기·청소년기·중년기·노년기와 죽음 등 총 4부로 장을 나누고 각 연령대에 따라 우리 몸이 노화하면서 겪게 되는 육체적·심리적 변화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빽빽하게 나열된 과학적 수치와 생물학적 통계들은 우리가 죽음을 향해 끊임없이 진군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괴짜 CEO
제1권력


히로세 다카시 지음/이규원 옮김/560쪽/프로메테우스출판사/2만5000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쏟아지고 있는 수많은 음모론의 원전 격인 책이다. 1986년 처음 출간돼 세계 근현대사를 보는 시각을 180도 바꾸어 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JP모건과 록펠러로 대표되는 미국 독점 재벌의 부 축적 과정을 파헤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원자폭탄 투하, 6·25전쟁, 케네디 암살 등 20세기를 얼룩지게 한 수많은 비극적인 사건과 사고들은 ‘투기 비즈니스와 이권다툼’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연유한다고 말한다.

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