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특한 영화 한 편이 인터넷에서 개봉됐다. ‘인플루언스’란 제목의 이 인터넷 영화는 이병헌과 한채영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가 주연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재미와 완성도, 그리고 영상미를 갖춘 블록버스터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4편의 영화 에피소드와 함께 소설과 만화를 접목한 그래픽 노블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속속 공개되고 있다. 영화의 제작은 인기 드라마 ‘다모’를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이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단편영화가 아니라 국내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마케팅 접근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인 윈저는 ‘윈저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인플루언스를 제작했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라고 불리는 이 마케팅 기법은 기업의 제품 및 브랜드를 엔터테인먼트에 접목해 노골적이고 과도한 브랜드 노출보다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을 통한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거둔다.
‘디지털 영화로 해외시장까지 브랜드 알릴 터’
인플루언스 프로젝트를 전두지휘한 디아지오코리아의 마크 에드워드 마케팅 상무는 인플루언스 제작에 대해 “주류 산업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혁신적이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마케팅은 전통적으로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췄죠.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이상 그러한 마케팅에 반응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3~4년간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등 기존과 다른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시도됐죠.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마케팅이 요구됩니다. 이렇게 변화된 상황이 바로 인플루언스를 제작하게 된 배경입니다.”

윈저 측은 그동안 소비자 조사를 통해 원저는 남성들에 의해 주로 소비되고 특히 자신의 위치나 영향력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을 때 선택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에드워드 상무는 “궁극적으로 극 중 다이아몬드 주빌리 클럽(DJC)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서 DJC는 미스터리 공간으로 주인공 W(이병헌 분)가 100년이란 시공을 넘어 선택된 사람들을 이곳으로 안내한다. 실제 DJC는 세계 12병밖에 없는 원저의 제품을 상징한다.

인플루언스는 윈저의 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 아래 기획됐다. 에드워드 상무는 “현재 윈저가 한국 시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넘어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판매를 확대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는 한류 스타 이병헌과 한채영을 심사숙고 끝에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3월 3일 인플루언스의 공식 홈페이지(www.the-djc.com)를 통해 첫 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되자 당일 60만 번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꽤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에드워드 상무는 마치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해외로 퍼져나가는 한류처럼,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윈저 브랜드도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또 다른 한류가 되길 바라고 있다. 윈저는 아직 해외에서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루언스가 해외시장 진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인플루언스를 단지 광고로만 보지 말고 영화 자체로 사람들이 즐겨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 에드워드 디아지오코리아 상무

약력 : 1973년생. 96년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 법·경영학과 졸업. 98년 영국 유니레버 브랜드 매니저. 2003년 디아지오대만 마케팅 매니저. 2006년 아·태지역 마케팅 상무(현).


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