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생생 토크 - 지방선거, 내 고향에선 누가 뛰나 ③호남권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도 영남과 마찬가지로 현역 단체장들이 모두 연임 도전에 나선다.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단체장 3명이 새만금 사업(전북지사)과 영산강 살리기(광주시장·전남지사)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에 지나치게 충성한다”는 당내 비판을 받고 있어 이들의 공천 여부가 주목된다. = ‘호남의 정치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시장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이 많다. 우선 박광태 현 시장이 3선 도전에 적극적이다.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등으로 3선 기반을 다지고 있는 박 시장은 측근들을 광주시 요직에 배치,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시정홍보단을 발족시키는 등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각종 여론조사에선 광주시장을 지낸 같은 당의 강운태 의원이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에선 ‘2태(강운태·박광태)·1섭(이용섭)’의 3파전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 양형일 전 의원,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전갑길 광주 광산구청장 등 다른 후보들이 막판에 어떤 3강 후보와 연대할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정용화 대통령연설기록비서관, 김태욱 전 시당위원장 등이 도전한다. = 전북에선 이명박 대통령에게 새만금 종합실천계획안 발표에 대해 감사 편지를 보냈다가 친정인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던 김완주 현 지사가 재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전북의 대표 정치인인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예컨대 이번 선거는 정 의원의 민주당 복당 문제와 맞물려 있다. 김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신건·유성엽 의원과 함께 ‘전북권 무소속 연대’를 형성하고 있는 정 의원이 복당하지 않고 특정 후보를 지원할 경우 판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의 고교 선배인 김 지사는 내심 정 의원의 조기 복당을 원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4월 정 의원이 무소속으로 재·보선에 출마했을 당시 민주당 후보를 도왔다. 그때의 앙금이 얼마나 풀리느냐가 선거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지사에 도전장을 내밀 후보군으로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정균환 전 의원과 유종근 전 지사의 동생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이 꼽힌다. = 전남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박준영 현 지사와 민주당 도당위원장인 주승용 의원, ‘나비축제’로 이름을 알린 이석형 함평군수의 3파전이다. 박 지사는 두 차례 임기 동안 2012년 여수엑스포 추진, 서남해안 관광도시 개발 등 무난하게 도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과 지역민들 사이에선 ‘3선’에 대한 거부감과 광역단체장 수준의 당 기여도, 정치력 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지난해 불거진 ‘MB 어천가’ 논란 등이 ‘경선 과정의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의원·통합여수시장·국회의원 등 ‘무패신화’를 일구면서 도전장을 던진 주 의원은 이런 틈을 정확하게 파고들고 있다. 주 의원은 도청 이전, J프로젝트, F1 대회 등 서부권에 치중된 전남 지역 주요 사업과 관련해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는 여수·순천·광양 등 전남 동부권의 표심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주 의원의 ‘서진(西進)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함평 나비축제를 성공시켜 전국적 인물로 부상한 이 군수의 경쟁력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지역 일각에선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출마할 경우 판세 전체가 요동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나라당에서는 김기룡 도당위원장, 박재순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이준혁 한국경제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