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MMF·MMDA 인기 비결

연초 들어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 자금에서 일평균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이탈되고 있다. 이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회복되면서 차익 실현, 원금 회복 등을 이유로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2009년 4분기 국가별 기업 실적이 견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글로벌 각국이 출구전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글로벌 증시가 횡보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 자금들이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즉, 일단 현재 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 투자 여부를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자금들이 무작정 방치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1년 이상의 정기예금에 자금을 묶어 두기에는 투자 적기를 놓쳐 잠재적 투자 손실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이럴 경우 적절한 대안은 단기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과거 단기 자금의 투자 전략은 양도성예금증서(CD)·기업어음(CP)·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압축된다.첫째, CD란 정기예금을 매매할 수 있게 만들어 단기 금융시장에서 거래하는 무기명 예금증서다. 따라서 발행 주체는 은행이며 판매 시 할인해 판매하고 만기 시 액면 금액을 상환해 주는 일종의 확정이자부 증권이다. CD는 만기 전에 매각하면 이율상의 손해가 있긴 하지만 만기 전이라도 언제든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어 환금성이 뛰어난 상품이다. 또한 CD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 말한 무기명식, 즉 가입자의 명의가 기재되지 않는 증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CD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예금자 보호 대상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CD는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지급불능이 될 가능성은 다른 상품에 비해 확실히 낮다. 그러나 발행 주체가 은행이라는 사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예금과 동일시하며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기예금을 매매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정기예금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둘째, CP란 신용 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만기 1년 이내의 융통어음을 말하는 것으로, 통상 기업어음이라고 불린다. 이는 신용도가 높은 기업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단기 어음의 일종이며,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일괄 지급한다. 회사채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CP의 최소 투자 금액이 1000만 원이기는 하지만 보통 1억 원 단위로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한편 CP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CP는 CD와 마찬가지로 예금자 보호 대상 금융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CP를 발행한 기업이 부도나면 CP 역시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도 가능성이 낮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기업의 신용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한다. 보통 CP에 투자할 때는 A등급에 속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B, C등급의 CP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기 운용 전략으로 적절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단기 운용 전략은 안전하게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기 때문이다.셋째, RP란 은행·증권회사 등 금융회사가 국채·지방채 등의 채권을 일정 기간 후 일정 금액으로 재매입하는 조건으로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환매조건부채권이다. RP의 만기(3~6개월)를 설정하고 투자한다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RP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0.5~1%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수시 입출금식 RP의 금리가 낮은 것은 아니다. 보통 증권사가 제시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RP는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존재하며 이 역시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전통적인 단기 투자인 CD·CP·RP 등은 직접 매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쉽게 접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상품이 바로 가장 많이 접하는 머니마켓펀드(MMF)·CMA·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다. MMF 및 CMA의 설정 잔액이 각각 70조 원과 40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를 방증한다.MMF는 머니 마켓 펀드(Money Market Fund)의 약자로, 콜 론(Call Loan)뿐만 아니라 CD·CP 등 만기 1년 이내 금융 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MMF는 은행과 증권사(종금사 포함)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단기 금융시장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변화한다. 이 금리를 연간으로 계산 시 거의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 수렴하며 예금처럼 만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 자금 운용에 유용하다. 그러나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자동화 현금입출금기(ATM)를 이용해 출금할 수 없으며 결제 기능이 없어 관리비·공공요금 같은 공과금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2007년 3월 익일 입금제 실시(법인용은 2006년 7월)로 다른 단기 투자 상품보다 하루치의 이자를 손해 볼 수 있는 단점도 있다.CMA는 캐시 매니지먼트 어카운트(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로, CD·CP·RP 등에 주로 투자한다. CMA는 증권사(종금사 포함)에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수익률도 다른 단기 금융 상품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CMA의 가장 큰 장점은 종금사에서 가입한 CMA는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단기 투자 상품에서 원금 보장 여부는 엄밀히 말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증권사에서 가입한 CMA를 비롯한 MMF 등은 우량 채권이나 RP로 대개 운용되므로 원금 손실 우려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을 제외한 개인용 CMA 잔액(33조 원)이 MMF 잔액(28조 원)보다 많은 이유 중 하나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한편 MMF에 없는 체크카드 기능이 포함돼 있어 가계 자금 관리에 유용한 상품이기도 하다.최근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신용 대출도 가능하며 CMA 금리 역시 다른 금융 상품보다 더 높게 받을 수 있어 단기 투자 상품 중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MMDA는 머니 마켓 디포지트 어카운트(Money Market Deposit Account)의 약자로, 주로 만기 하루짜리인 금융회사 간 대출(Call Loan)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MMDA는 은행에서만 가입되는 상품으로, 가장 큰 특징은 확정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예치액별로 금리에 차등을 두지만 가입 시점에 해당 금리를 계속 적용한다. 따라서 MMF나 CMA보다 수익률이 다소 낮지만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가능하므로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예치액 500만 원, 예치 기간 7일 미만인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기르던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고 말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내 “그렇다면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좋아했다는 일화로 만들어진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기다. 원숭이들은 절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아침에 4개를 받아 기뻐한다는 것은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침에 1개를 더 받음으로써 그만큼에 대한 이자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자금 투자 전략도 마찬가지다. 단기 자금 투자 전략은 대부분 다른 투자를 하기 전에 잠시 거쳐 가는 가교(架橋) 투자 전략이다.안정균 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