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에 따른 사회적 책임

세계의 기업들이 점점 글로벌화되고 있고 각국 정부들은 국경을 넘어 무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경제 블록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은 400%가 넘게 늘었고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 국가에서 보다 더 효율적으로 많은 것을 뽑아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하지만 세계화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세계화에 따른 열악한 노동환경, 여성과 아동 노동 착취, 세금 회피와 같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문제들이 바로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국가 간 무역이 시작되던 시기에 아프리카 노예들이 미국에 끌려간 것이나 전쟁 시에 외국의 여성을 착취해 위안부로 삼는 비윤리적인 행위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제품에 불순물이 들어 있고 납 성분의 페인트가 칠해진 장난감이 외국에서 수입돼 심각한 안전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세계가 글로벌화될수록 소비자와 생산자가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세계화의 어두운 문제들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나 삼성SDS의 중국 공장, 혹은 인도의 포스코와 같이 해외에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생산 설비를 투자하려는 기업을 살펴보자. 해외에서 수행되는 경영 활동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정부 승인 △토지 매입 △설비 및 지원 인프라 구축 △노동자 및 경영진 고용 △공장의 기계와 장비 구입 △생산에 필요한 재료 조달 △수출과 현지 판매를 위한 물류다. 이 과정을 수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는 다양하다.첫 번째, 새로운 공장이 건설될 부지의 매입과 정부의 승인이다. 외국 기업과 현지 정부 두 당사자에게 현지 투자와 고용,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 수급이란 점에서 명백히 좋은 결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지의 정치·사회·경제·법적 인프라는 부지 매입과 인·허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그 나라의 정치·사회·경제·법적 기반 시설이 겉보기에 단순한 승인과 매입 절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적인 파이넥스(FINEX) 복합 발전설비로 인도에 진입하려는 포스코의 경우 2005년 인도의 오리사 주 정부와의 협약 각서에 서명했지만 아직까지 공장 건설을 위한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까. 공장 설립에 필요한 1618만㎡의 부지 인수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이 토지에서 농업과 어업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추방되기를 원하지 않고 영토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항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중재자인 정부나 정치인들은 이 사안과 관련해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목적을 우선할 수 있다. 심지어 인도 현지 기업인 타타자동차도 서부 벵골 지역에 나노자동차 공장 건설을 하지 못하고 3억 달러의 비용을 감수하면서 공장을 이전해야 했다.또 다른 우여곡절이 많은 문제는 노동자의 고용과 관리다. 외국 기업의 고용은 현지 국가에는 주요 혜택이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인은 환영한다. 그러나 임금과 특별 수당 등 노동자 대우를 비롯해 안전·환경·생산성 등의 근무 조건, 그리고 노동조합 문제, 인적 자원 관리상의 문제, 지역사회 관련 문제 등 모두가 윤리적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나이키와 월마트 등 글로벌 브랜드 제조업체들과 소매상들은 개발도상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그들의 경영 방식에 대해 노동 NGO나 소비자단체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곤 한다.예를 들면 “나이키의 신발은 100달러에 팔면서 어떻게 방글라데시 노동자에게 시간당 1달러를 줄 수 있는가”라는 항의다. 항의자들은 현지 정부나 국제 NGO의 기준에 벗어나는 아동 노동자나 강압적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다. 오히려 현지 기업들은 글로벌 윤리 기준을 위반하고 임금에서 다국적기업보다 낮을 수 있다.환경, 지속성, 현지인 추방, 공정한 노동자 대우, 그리고 모든 거래와 수속에 대한 합법성 등은 글로벌 경영진이 해결해야 할 윤리적 문제들이다. 이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은 세계화에 따른 사회적 책임감 및 지속성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이해해야 한다. 세계화 속에서 기업들은 임금이 낮은 제조 공장을 찾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것보다 세계시장에서 사회적 공헌에 앞장서는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1952년생. 74년 인도공대(IIT) 기계공학과 졸업. 76년 미국 텍사스대(알링턴) 오퍼레이션리서치, 통계학 석사. 81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과학 및 산업공학 박사. 81년 미국 일리노이대(어바나-샴페인) 조교수. 2003년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 부학장. 2008년 인하대 방문교수. 2009년 KAIST 경영대학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