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바이러스 H2C’

● 이승한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236쪽/ 1만3000원‘홈플러스? 대체 뭐하는 회사지?’불과 10년 전 점포 설립 인·허가 서류를 받아든 공무원들은 뜨악한 표정으로 삼성테스코 직원들을 쳐다보곤 했다. 인지도가 낮다 보니 삼성 출신들이 만든 벤처 기업이나 가구 회사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9년 업계 꼴찌 12위로 대형 유통점 시장에 진출했던 이 회사는 어느새 매출 10조 원대 선두 기업이자 ‘한국형 유통점’ 모델을 역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 놀라운 현대판 성공 신화의 주역인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지난 10년간의 감춰진 이야기를 들려준다.처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대형 유통점 시장은 이미 11개 업체가 치열하게 각축하는 레드오션으로 변해 있었다. 이마트를 선두로 롯데마그넷, 킴스클럼, 하나로마트, LG마트, 메가마트, 아람마트, 탑마트에 세계적 유통 기업인 월마트, 까르푸, 코스트코까지 가세해 무한 경쟁이 벌어졌다.이 회장은 서울보다 지방을 선점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른 업체들은 서울에서 첫 둥지를 틀고 수도권 공략을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상황에서 역발상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서울에서 꼴찌로 시작하는 것보다 지방에서 1등으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독창적이다. 먼저 국내에서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상을 모조리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권위 있는 상을 받는 것이 거액을 쏟아 붓는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발상이다. 창립 이듬해인 2000년 홈플러스는 ‘고객만족 경영대상’ 등 무려 7개의 상을 휩쓸었다.홈플러스의 성공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가치점’이다. 기존 창고형 유통점 형태에서 벗어나 원스톱 생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새로운 개념이었다. 유통점에서 가장 중요한 1층 공간에 문화센터와 생활 편의시설을 들인다고 하자 영국의 테스코 경영진은 기겁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글로컬(글로벌+로컬)’ 전략을 내세우며 이들을 설득했다.업계 2위 도약의 계기가 된 홈에버 인수 과정의 숨 막히는 뒷이야기와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입사해 거대 유통 그룹 회장이 된 이 회장의 직장 생활 노하우도 흥미롭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8.20~8.26)1. 창조 바이러스 H2C/이승한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1만3000원2. 넛지/리처드 탈러 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3.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4. 전략의 탄생/애비너시 딕시트 외 지음/이건식 옮김/쌤앤파커스/2만5000원5.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김경태 지음/멘토르/1만2000원6.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7. 여자는 말하는 법으로 90% 바뀐다/후쿠다 다케시 지음/송수영 옮김/이아소/1만2000원8. 일본전산 이야기/김성호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9.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이시형 지음/중앙북스/1만3000원10. 스노볼 1/앨리스 슈뢰더 지음/이경식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3만8000원조지 쿠퍼 지음/김영배 옮김/리더스하우스/292쪽/1만4000원글로벌 금융시장의 갑작스러운 붕괴 앞에 경제학자들은 무력했다. 지금까지 ‘위기’는 그들의 연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일한 예외는 ‘금융 위기의 본질’을 연구하는데 평생을 바친 하이먼 민스키 교수다.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세계 언론에 그의 이름이 빈번하게 등장한 것은 이런 이유다. 얼마 전 방한한 폴 크루그먼 교수는 내내 민스키의 저서를 끼고 다녔다.임재원 외 지음/경향미디어/244쪽/1만2000원재테크에서 ‘복리’는 마법의 단어로 불린다. 원금에만 이자가 발생하는 단리와 달리 복리는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구조다. 사소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복리의 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72’는 원금이 2배 되는 시간을 계산하는데 쓰이는 숫자다. 72를 연평균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 늘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로버트 영 펠튼 지음/윤길순 옮김/교양인/496쪽/2만3000원영화 속에 등장하는 용병은 언제나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국적이나 충성심, 도덕적 명분과는 거리가 먼 냉혹한 살인기계가 되었을까. 탐사보도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3년간 4개 대륙을 돌아다닌 끝에 거대한 전쟁 산업의 실체와 숨겨진 용병들의 세계를 파헤치는데 성공했다. 9·11 사태 이후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은 전쟁 산업이 고수익 유망 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김은식 지음/이상/256쪽/1만2000원‘최강이었지만 가장 약한 자들의 영웅이었던’ 프로 야구팀 해태 타이거즈에 대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다. 해태 타이거즈는 1983년부터 1997년 사이 아홉 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아홉 번 모두 우승했던 전설의 무적 팀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야구는 그저 야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