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비즈니스로 떠오른 감성 분석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상에 각종 리뷰와 평가(등급 매기기), 추천 등 개인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주관적 감정이 담긴 각종 데이터들을 컴퓨터로 분석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이란 분야가 각광을 받으면서 기복이 심한 인간의 감정까지도 컴퓨터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로 번역해 내려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한편에선 많은 회사들이 인터넷상의 의견들을 잘 활용해 신제품 개발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상당수 회사들이 자사 제품들에 대한 각종 불평과 칭찬들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쏟아지는 의견들에 파묻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 NYT는 감성 분석 도구들이 개발됨에 따라 기업들의 이익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경험까지도 바꿔놓고 있다고 전했다.온라인 의견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기회로 삼는 ‘감성 분석’ 서비스 회사들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벤처 회사인 스카우트랩은 기업 고객들이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온라인상의 여론을 파악할 수 있도록 블로그, 뉴스 사이트, 온라인 포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티켓 매매 사이트인 스터브허브는 지난 5월 초 스카우트랩의 모니터링 툴을 통해 양키스와 레드삭스 간 야구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된 후 부정적인 여론이 블로그에 갑자기 급증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경기장 직원들이 실수로 야구팬들에게 경기가 취소됐다고 말했는데 스터브허브는 경기가 실제로 진행됐다는 이유로 팬들의 환불에 응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스터브허브는 인터넷상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피해를 본 팬들에게 할인 혜택과 다음 경기 때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디트 등을 제공했다.이 회사는 날씨가 나쁜 날에 대응하는 규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존 웰란 스터브허브 고객서비스담당 이사는 “스카우트랩의 서비스는 (위기 상황을 알려주는) ‘석탄 광산 속의 카나리아’”라고 평가했다.미국 뉴욕 주 남동부 용커시에 있는 조단지(Jodange)란 회사는 온라인 출판업자들을 위해 45만여 개의 뉴스 사이트, 블로그, 트위터에서 수집된 의견을 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특정 주제에 대한 ‘정서’를 평가할 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큰 의견을 제시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알아낼 수 있는 복잡한 알고리즘(문제 해결 절차)을 사용하고 있다.영국 미디어 회사인 파이낸셜타임스 그룹은 지난 3월 ‘뉴스시프트(Newssift)’라는 신개념의 검색 사이트를 시험적으로 오픈했다. 이 사이트는 단순한 키워드 매치가 아니라 기사의 의미까지 파악해 △비즈니스 토픽 △조직 △장소 △인물 △주제별로 분류해 검색 결과를 제시해 준다. 또한 긍정 중립 부정 등 관련 기사의 전반적인 정서까지 파악해 차트로 보여준다. 일례로 2008년 8월 26일∼2009년 8월 26일을 검색 기간으로 설정해 ‘월마트’를 검색하면 ‘긍정’적인 기사(50%)가 ‘부정’적인 기사(21%)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그러나 같은 기간 ‘근로자와 노조’라는 비즈니스 토픽으로 한정해 들어가면 부정적인 기사(36%)가 긍정적인 기사(30%)보다 오히려 많아진다.이러한 ‘감정 분석’ 툴은 기업들이 특정 이슈가 고객들에게 어떻게 인식되어 있는지를 파악해 적절한 마케팅과 홍보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네티즌들의 흥미를 충족시키기 위한 단순한 ‘감정 분석’ 사이트도 있다. 트위터 유저들의 의견을 분석하는 ‘트위트필(Tweetfeel)’ ‘트웬즈(Twendz)’ ‘트위트라트르(Twittratr)’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들은 단순한 알고리즘을 쓰다 보니 분석이 잘못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A영화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평가한 후 뒤에 ‘영화가 끝나고 우린 너무 배가 고팠다”라는 문장이 덧붙여져 있다면 실상은 A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인데도 ‘배고프다’라는 단어 때문에 부정적인 견해로 잘못 분류된다는 것이다. 스카우트랩 조단지 뉴스시프트 등은 이 같은 실수를 피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쓰고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박성완·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