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르노삼성자동차 뉴SM3

2세대 뉴 SM3는 중형차를 능가하는 실내 공간과 비싼 방음재로 소음 차단이 뛰어난 점이 확연히 느껴진다. 사진은 스포츠 주행용 튜닝 키트를 장착한 모습니다.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는 이번에 출시되는 모델을 2세대 SM3라고 명시했다. 직전 모델은 1.5세대에 해당한다. 2세대 SM3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차체 크기다. 준중형으로 분류되는 차들 중에는 국내 최대다. 실내 공간을 가늠할 때 보는 것이 축거(앞뒤 바퀴의 거리)와 전폭(양쪽 너비)인데, 각각 2700mm, 1810mm다.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 아반떼(축거 2650mm)보다 축거가 5cm 더 길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뒷좌석에 탔을 때 앞사람이 시트를 앞으로 5cm만 옮겼을 때의 체감 공간을 생각해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전폭은 아반떼(1775mm)보다 3.5cm 더 길고 심지어 중형급인 뉴SM5(1787mm)보다 오히려 크다.실내 공간이 좁은 1.5세대 모델에 대해 르노삼성 임원이 “요즘 누가 뒤에 사람을 태우고 다닙니까”라고 한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1.5세대까지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독신 남녀를 타깃으로 삼았다면 2세대 모델부터는 자녀가 있는 30대 중반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차체 컬러는 발랄한 색상을 주로 쓴 1~1.5세대에 비해 많이 얌전해진 편이다.2세대 SM3는 르노자동차의 ‘메간’을 베이스로 했다. 그동안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얌전한 차들에 변형을 많이 주면서 디자인 완성도를 떨어뜨리곤 했는데 이번엔 메간의 발랄한 느낌을 반대로 죽였다. 메간은 해치백이기 때문에 스포티한 이미지인데 비해 SM3는 이를 얌전한 세단으로 변형해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띈다.그러나 뒷모습은 국산차들 중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로 세련미가 넘친다. 후면부 펜더로 깊게 파인 리어램프와 중간 절개된 리어 범퍼는 아반떼의 심심함이나 라세티 프리미어의 장난스러운 모습과는 반대다.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트렁크 라인과 직접 이어지는 것도 최근엔 보기 힘든 조합이다. 이 덕분에 C필러(지붕과 차체를 연결하는 기둥 부분)가 트렁크와 만나는 부분(리어 숄더)이 넓어지면서 쿠페의 모습을 하고 있다.차체가 커졌지만 연비는 국내 준중형 경쟁 모델 중 최고다. 무단 변속기를 사용해 변속 때 버려지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단 변속기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은 포기해야 한다. 다만 기존 SM3처럼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의 굼뜬 느낌은 없어졌다. 저속에서 고속까지 무난하게 스트레스 없는 가속력을 제공한다.르노삼성은 업계 1위 업체가 아니면서도 시장 1위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 정책을 쓰는데, 이번 SM3에서도 고급화 전략은 그대로다. 앞 도어와 전면부 펜더 사이에 고무와 플라스틱 혼합 재질로 차음(遮音)한 것은 준중형 중에서는 국내 최초다. 이를 통해 휀더를 통해 들어오는 소음을 크게 줄였다.엔진룸과 대시보드 사이에도 SPC 재질이 아닌 PU폼(일명 우레탄)으로 마감해 소음이 크게 줄었다. 윈도 실(window seal)도 고무 마감이 아닌 벨벳 코팅재를 사용해 바람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시속 170∼180km에서도 옆 사람과 대화하는데 무리가 없다. 이것만으로도 비싼 값은 할 듯하다.전 모델에서 동승석 에어백이 기본 사양이고 커튼 에어백도 모든 사양에서 선택 가능하다는 점은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성을 제공한다. 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