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머니트리 공동 기획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폭락했던 국내외 주가가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은 아직 진행형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 필요한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보유하고 있지만 손실을 모두 만회하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일부 고객들은 펀드에 돈이 묶여 있어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차라리 손실을 보더라도 환매하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장기 투자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펀드에 돈을 묻어두는 것은 답이 아니다. 지나치게 가입과 환매를 자주 반복하는 것도 문제지만 펀드 투자도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먼저 펀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에는 무엇이 있을까.펀드에 가입할 때 고려해야 할 첫 번째 사항은 펀드의 단기 수익률과 중·장기 수익률이다. 펀드를 살펴보면 3~6개월 수익률이 100%에 달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그 펀드의 종목 구성과 최근의 시장 상황이 잘 들어맞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이 달라지면 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단기 수익률과 1~3년의 중·장기 수익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두 번째로 펀드의 수익률과 함께 시장 민감도와 표준편차 등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확인해야 한다. 변동성과 관련된 지표들을 확인하고 본인의 위험 수용 성향에 따라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크더라도 상승장에서 초과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는 펀드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적은 펀드를 선택해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살펴본 후에도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면 운용사의 대표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용사의 대표 펀드들은 회사의 마케팅을 위해서라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들은 다른 상품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선정한 후에도 앞서 언급했듯이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장기 투자라는 것이 무조건 묻어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기 점검할 때 체크해 보아야 할 사항은 등급 하락 여부, 벤치마크 대비 수익, 성과 순위 하락 여부, 설정액 증감, 위험도 증감, 소액 펀드화 여부 등이 있다. 이러한 항목 중에서 2~3가지 항목의 변화가 2~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환매를 고려하거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환매가 필요하다고 진단됐다면 일단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보다 손실을 보고 있는 펀드를 환매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을 손실을 확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수익이 나고 있는 펀드를 먼저 환매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손실이 난 펀드를 환매해 수익이 난 펀드에 신규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또한 설정액이 감소하고 있는 펀드, 특히 설정액이 100억 원 미만인 펀드는 환매하는 것이 좋다. 설정액 감소는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앞으로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설정액이 100억 원 미만인 펀드는 펀드매니저나 운용사 역시 아무래도 큰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설정액이 하락하고 있는 ‘자투리 펀드’는 시기를 잘 선택해 환매하는 것이 좋다.이처럼 장기 레이스인 펀드 투자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무조건 묻어둔다고 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바란다. 그리고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관리해 나가야 한다. 본인이 직접 하기 힘들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의 분석을 토대로 최종 결정만 본인이 하면 되는 것이다. 적절한 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실천해 나간다면 펀드 투자는 쓴 열매가 아니라 달콤한 열매를 안겨줄 것이다. 이정훈·머니트리 재무설계사 finklh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