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르다’ 차별화 경쟁
“업무 특성상 경영 관련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많은데요. 특히 이곳 경제연구소의 각종 보고서와 자료, 멀티미디어 동영상 등을 항상 즐겨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회원님들께 도움을 주기 위해 관심 있는 분야의 자료를 공유하다 보니 이렇게 우수 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된 것 같네요.”삼성경제연구소 웹사이트의 열린지식존에서 ‘이달의 우수 지식인’으로 선정된 장진원 씨는 경제연구소의 효용에 대해 이와 같이 밝혔다. 현재 한국청소년연맹 간사로 일하고 있는 장 씨는 열린지식존에서 고객 만족 경영, 인사관리, 직무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보고서를 올리며 회원들의 인기를 모은 것이 선정 이유였다. 이와 같이 회원들이 직접 작성해 올리는 자료들의 내용은 다양하다. ‘효과적인 PPT 작성기법’ ‘부하직원을 신나게 만드는 리더십’ ‘기획에도 노하우가 있다’ ‘생활영어 300가지’ 등 실질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보고서에서부터 산업계 전망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것들도 있다.지식인은 스스로에 대한 자기 계발에 늘 목말라하고 있다. 현대사회가 지식사회로 전환되면서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지식 노동자(knowledge worker)가 늘고 있고, 그들은 그에 응당한 지식과 기술을 찾아 고급 정보의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일반 지식인들이 국내외 경제, 경영과 관련한 정보를 얻고 또한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바로 각 기업의 경제연구소다. 하지만 이제 경제연구소가 제공하는 보고서를 열람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웹2.0’ 시대에 맞게 회원들은 여러 가지 연구를 직접 제안하고 토론하며, 심지어 자체적으로 연구한 내용을 게재하고 평가받는다.디지털이 가져다주는 편리성에 따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연구소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안하고 아이디어를 접목하며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회원들은 블로그를 통해 경영 경제 산업 정책에 대한 1인 연구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곳에 가면 경영 및 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 자료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최근 약 5분에 걸친 짧은 동영상을 통해 압축된 정보를 제공하며 긴 텍스트를 부담스러워 하는 회원들도 끌어들이고 있다.한편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사이버 포럼은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본격적인 논의를 거치기도 하며, 정기적으로 전국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도 각광을 받고 있다. 금융권의 경제연구소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일대일 맞춤식 주식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문가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경제·경영연구소로는 크게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KT디지에코 포스코경영연구소 등이 있다.현재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온라인 지식 커뮤니티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대표 홈페이지(www.seri.org)다. 한국의 대표 지식 포털인 이곳에는 160만 명의 회원이 모여 있고 랭키닷컴 집계로 경제연구소 분야별 점유율이 78%에 달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대표 홈페이지인 열린지식존, 크리에이티브존, 사이버 포럼 등의 공간에서 회원과 연구소가 지식을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다.회원들은 웹사이트 내의 활동 외에도 연구소가 발행하는 보고서, 행사 등을 소개하는 ‘SERIZINE’이란 e메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행사로 매월 경영 핫이슈를 소개하는 ‘조찬세미나’, 인문학 세미나인 ‘메디치 21’, 문학예술 포럼인 ‘필앤채(Feel&彩)’, 등산 클럽인 ‘시애라(時愛羅)’ 등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현대경제연구원(www.hri.co.kr)은 지난 2007년 3월부터 유소사이어티(http://usociety.co.kr)란 지식 포털을 운영하며 특히 직장인들에게 동영상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매일의 경제 뉴스, 리더십, 창조성, 라이프스타일 등에 관한 5분 동영상을 일반인들이 PC를 비롯해 휴대전화,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자기 계발을 원하는 직장인 약 16만 명이 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2100편 이상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며 월평균 100편이 신규로 올라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어학과 국내외 MBA 교수진의 수준 높은 강의가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은 발간물이 많은 편이다. 주간으로 발행되는 ‘한국경제주평’, ‘VIP리포트’, ‘Chairperson Note’ 등은 경제 현안, 경영 트렌드 등을 쉽게 요약 정리한 보고서로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대가 대북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민간 연구소로는 유일하게 북한과 통일 문제를 연구하는 ‘통일경제’를 발간하고 있다. 이 잡지를 주관하는 통일경제센터는 미래 통일 한국에 대비해 한반도 경제 공동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연구소와 차별성을 갖고 있다.국내외 정보기술(IT) 산업의 주요 이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KT디지에코(www.digieco.co.kr)를 방문하면 된다. KT디지에코는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 2008년 2월 개설한 IT 지식 전문 포털로 회원들의 참여 폭이 넓다. ‘디지에코 포럼’이라는 커뮤니티는 IT와 관련해 전문가와 일반인이 서로 지식을 소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식을 확대 재생산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디지에코 측은 이 커뮤니티의 포럼을 위해 기본 운영비에서부터 오프라인 포럼 및 세미나 개최 비용, 회의실 제공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KT디지에코는 매달 특정 주제를 선정해 회원들의 글을 공모하고 선정된 원고에는 일정의 원고료를 제공하는 등 회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 블로거들의 놀이터로 정의되는 ‘메타 블로그’에는 파워 블로거 약 60명이 주로 통신, 웹, 미디어 분야와 경제·경영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와 보고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포스코경영연구소는 2006년 홈페이지(www.posri.re.kr)를 개편하고 그동안 사내 연구소 개념에서 벗어나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2007년부터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e메일로 보내주는 ‘POSRI Focus’는 격주로 철강 관련 정보, 경영 키워드, 동영상 서비스, 해외 유수 기업 소개, 알기 쉬운 경영 상식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매달 발간되는 ‘친디아 저널’은 중국과 인도의 주요 경제 이슈와 기업 경영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포스코아시아포럼’을 매년 개최하며 아시아의 가치와 인도 중국의 파워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지식 포털들은 언론사 웹사이트의 토론방,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와 비교할 때보다 가치 있고 수준 높은 정보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그리고 모기업의 특성에 따라 IT, 철강, 북한 등 특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기업 경제연구소는 이제 딱딱하고 어려운 장편의 보고서만 생산해 내는 곳이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숨어 있는 전문가들을 두루 섭렵하면서 회원 수와 서비스를 확장해 가고 있다.현대경제연구원의 박태일 본부장은 “그동안 정부 출원 연구소는 정책을 지지하는 연구만, 기업 출원 연구소는 친기업적인 연구만 실행한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하지만 경제연구소들이 확대되고 일반인의 참여가 늘면서 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연구원들은 일반인들에게도 보다 쉽게 정보를 전달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지식사회에서 경제연구소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