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 기술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연관 효과는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링을 1달러 어치 수출하면 기자재 수출, 시공 등까지 합쳐 약 30달러어치의 수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은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지식’과 ‘서비스 산업’”이라며 “현재 신성장 동력으로 일컬어지는 녹색 기술 산업, 첨단 융합 산업 등이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작년 말 35년의 엔지니어링 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정보기술(IT) 부문의 중소기업 출신 사장이 회장에 뽑히며 이변을 일으킨 문 회장은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문 회장은 “엔지니어링 산업은 부가가치율이 일반 제조업(21%)과 건설업(23.5%)에 비해 훨씬 높은 46.4%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적 자본이 우수한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핵심 산업이자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필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이 같은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서는 단순히 ‘엔지니어링=설계’라고 대부분 알고 있다. 문 회장은 “집이나 다리를 지을 때 설계사가 반드시 필요하듯 건설 산업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분야는 기본적인 설계는 물론 컨설팅, 설계, 감리 등을 담당하는 ‘두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문 회장은 “2007년 기준 우리나라 기업의 엔지니어링 국내 수주 총액은 약 5조10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15.3%의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 주로 석유 화학, 전력 플랜트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분야 역시 여전히 기본 설계와 책임 기술자 등 핵심 부문은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아쉬워했다.그는 “엔지니어링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국가의 전체 경제규모(GDP)에서 엔지니어링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약 3%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는 0.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회장은 특히 “미국의 벡텔, 일본의 JGC 등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를 보유한 선진 기업들의 핵심 기술을 따라잡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와 함께 이미 ‘시장의 규칙’을 정하고 있는 이들 기업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타당성 조사나 컨설팅 업무 등 틈새시장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IT 분야는 우리 기업들의 엔지니어링 실력이 세계 정상급인데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문 회장은 우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는 한편 정부 쪽에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보다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지경부가 추진 중인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 전부 개정 사업, 엔지니어링산업 중·장기 발전 전략 마련 등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 밖에도 회원사의 합리적인 대가 산정의 기본이 되는 품셈 사업, 해외 수주 교섭비 지원 등 해외 진출 사업 및 기술자 교육 사업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문 회장은 지난 9월 열린 ‘2008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에서 확정된 2012년 서울총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FIDIC는 1913년 설립돼 81개 회원국이 참가하고 있다. 문 회장은 “이 행사는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위상을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문헌일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약력: 1953년생. 2004년 서울산업대 전자공학과 졸업. 2006년 한세대 박사과정(현). 71년 철도청 입사. 79년 대한엔지니어링 상무. 94년 문엔지니어링 대표이사. 2009년 문엔지니어링 회장(현). 2008년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