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라인’ 9호선 주변 부동산 투자법

서울 남부권의 동서를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이 드디어 5월 말 개통된다. 9호선은 서울 강서구와 강동구를 하나로 이어준다는 점에서 계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강서구 개화동에서 강남구 논현동까지 25.5km가 지하철로 연결되며 이렇게 되면 김포공항에서 고속터미널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이번에 개통되는 구간은 강서구 개화동에서 출발해 가양동~염창동~당산동~여의도~노량진동~흑석동을 거쳐 논현동까지 1단계 구간이다. 봉은사로를 지나 잠실운동장까지 2단계 구간은 오는 2013년, 송파구 방이동까지의 3단계 구간은 2015년 최종 완공될 계획이다. 서울시는 9호선이 개통되면 하루 62만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한다.시간대별로 급행, 일반선으로 나눈 것도 특이점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따르면 김포공항에서 고속터미널까지 가는 시간이 급행은 26분, 일반은 39분이 걸린다. 버스를 타고 1시간~1시간 반 이상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소요 시간이 반으로 줄게 되는 셈이다. 강남권 주민들이 김포공항을 이용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더군다나 김포공항에서는 인천공항철도로 갈아탈 수 있다. 급행열차를 타면 논현동에서 김포공항까지 26분, 여기서 인천공항철도로 갈아타면 인천국제공항까지 33분이 소요된다. 굳이 버스를 타지 않고도 1시간이면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다. 종착역인 개화역은 아라뱃길 김포터미널과 연결된다.9호선은 무엇보다 여의도와 강남을 논스톱으로 연결해 준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지하철 노선보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두 지역은 종로·중구와 더불어 서울 3대 오피스 밀집 지역인데다 각각 금융과 정보기술(IT)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이 밖에 9호선은 민간 자본 참여로 진행되는 첫 도시철도 사업이다. 지난 2001년 착공해 공사 기간만 7년 넘게 진행됐으며 지금까지 들어간 공사비만 3조5000억 원이다. 현재 사실상 공사가 완료돼 시운전 중이며 요금 등 세부 사항을 놓고 운영사와 서울시 간 막판 협의가 진행 중이다. 전동차 운행, 스크린도어 개폐 등 역사 내 모든 시설물이 자동화됐기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시운전 기간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선 개통 예정일이 6월 초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한다.9호선 개통은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엔 메가톤급 호재다. 일반적으로 주변에 광역교통망이 얼마나 마련돼 있는지는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지난 2005년 12월 복선화된 중앙선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부동산뱅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이 지나가는 남양주시 도농동 아파트는 개통 시점 당시 3.3㎡당 768만 원이었는데 1년 후 1082만 원으로 뛰었다. 연간 상승률만 40.9%다. 외환위기 이후 미분양 아파트가 대량 쏟아졌던 남양주시 덕소읍, 와부읍 아파트 값도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복선 전철화로 강남 잠실까지 40분 내 도달이 가능해지면서 개통 시점인 2005년 12월 3.3㎡당 287만 원이었던 전세 값은 1년 후 366만 원으로 대폭 상승했다.9호선 개통이 임박해지면서 강서, 양천구 아파트 시장은 벌써부터 술렁거리고 있다. 5월 첫째 주 현재 9호선이 지나갈 예정인 공항동 아파트 3.3㎡당 매매 값은 1077만 원으로 1년 전(1011만 원)보다 다소 값이 올랐다. 등촌동도 같은 기간 1416만 원에서 1423만 원, 방화동은 1154만 원에서 1205만 원으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지난 1년간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기면서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에서 9호선에 거는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전세 값도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강서구 3.3㎡당 평균 전세 값은 498만 원으로 지난해 5월 488만 원보다 약간 상승했다. 염창동 보람공인 조동한 공인중개사는 “경기 침체로 기대한 수준의 가격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최근 1~2개월 사이 전세 값부터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79~106㎡(24~32평)대 중소형 아파트는 나오는 즉시 세입자가 정해진다”고 전했다. 조 중개사는 “지하철 개통 후 6개월~1년까지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인근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이 시작된 것도 지역 전세 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9호선 주변에 분양 물량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6월 중 삼성건설이 동작구 노량진본동에 삼성래미안 본동2차(76~135㎡) 244가구를, 동부건설은 흑석5구역을 재개발한 동부센트레빌(82~142㎡) 16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동부건설은 11월 중 흑석6구역을 재개발해 아파트 179가구를 분양한다. 인근 흑석4구역은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7월 중 아파트 185가구가 공급된다. 롯데건설은 9월과 10월 중 당산동2가 당산4구역 구역에서 81가구, 서초동 1681에서 13가구를 각각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주목받고 있다. 쌍용건설이 노량진동 122의 37에 짓는 쌍용예가와 반도건설이 영등포구 당산동4가 1의 3에서 선보인 유보라팰리스에 현재 미분양 물량이 다소 남아 있다. 강서구 염창동 240의 19에서 분양된 강변 월드 메르디앙도 일부 평형이 미분양됐다. 현재 서울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지하철, 경전철, 철도 복선화 구간은 10여 군데가 넘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분당선이다. 왕십리역을 출발해 선릉, 수서, 분당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왕십리역~선릉역 구간 6.8km가 공사 중이다. 이 구간에는 5개 역이 들어서며 공사는 2011년 말 완료된다.분당선 연장도 추진되고 있다. 분당과 수원 사이 19.5km에 12개 역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3년 말 개통 예정이다. 죽전~용인 기흥 구간은 이보다 이른 2011년에 공사를 완료해 지하철을 가동할 계획이다.경의선은 오는 7월 공식 운영에 들어간다. 파주 문산과 용산역을 연결하는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총구간은 48km. 문산에서 상암동DMC 구간만 우선 개통되며 지하에 철로를 개설하는 용산~효창공원앞~공덕~홍대입구~상암동DMC 구간은 내년 말 완공이 목표다. 이에 따라 파주와 고양시 주민들은 서울역까지 연결되는 기존 노선 외에 상암동DMC까지 가는 노선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인천공항과 연결되는 고속전철 2단계 구간도 현재 한창 공사 중이다. 구간은 김포공항~상암동DMC~홍대입구~공덕~효창공원앞~서울역이다. 상암동DMC부터 효창공원앞역까지는 경의선과 구간이 같다.이 밖에 서울시는 3호선 수서역과 5호선 오금역을 연결하는 3호선 연장선과 7호선 온수역과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을 잇는 7호선 연장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우이동과 신설동 사이 13개 정거장을 건설하는 도시철도 사업도 오는 2013년 개통이 목표다. 김포시는 김포공항과 한강신도시를 잇는 김포 경전철을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13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 7월 개통 예정이었던 신분당선(강남역~분당 정자동) 18.5km 구간은 2년 후로 미뤄졌다. 당초 신분당선은 판교신도시가 본격 입주에 들어가는 올해 말 개통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신분당선에 큰 기대를 걸었던 판교신도시 입주민들의 불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