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투자 전략

“바퀴벌레가 죽었나요?” 필자의 오래된 고객들이 2008년에 던진 질문이다. 실적 모멘텀(기대감)이 통하지 않았던 극심한 패닉 장세였기 때문이다.하지만 2009년 한국 주식시장은 다시금 모멘텀 마켓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유망 종목은 이익 모멘텀이 크거나, 혹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이어야 한다. 모멘텀 시장이란 ‘주가는 전년 대비 증가율에 반응한다’는 명제에 적합한 시장을 말한다. 코스피지수는 경기 모멘텀, 즉 경제지표의 전년 동기, 혹은 월 대비 증가율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뜻이다. 아울러 기업 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결국 주가가 오르는 종목들은 주가수익률(PER)이나 주가순자산배율(PBR: price on book-value ratio) 등 주가의 가치 배수보다 이러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혹은 예상되는 종목들이라는 의미다.2009년이 모멘텀 장세의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 2004~07년과 달리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증시는 1990~2004년 하반기까지 나타났던 모멘텀 마켓의 특성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0~2004년 상반기까지의 시장 특성이 재현된다면 코스피의 움직임은 경제성장률, 수출, 경기선행지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재고순환지표, 순상품교역조건, 산업생산 등의 전년 동(월)기 대비 증가율의 움직임과 동일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둘째, 현재 주식시장 수급의 주체가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먼저 기관, 특히 투신권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피지수를 이끌 만한 성격의 자금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 결과 앞으로의 지수를 이끌 투자 주체는 외국인밖에 없다.실제로 1990~2004년 한국의 주식시장은 외국인 주도의 시장이었다. 당시의 한국 주식시장은 신흥 시장 특성이 강했던 전형적인 모멘텀 시장이었다. 그 때문에 경기나 기업 이익 절대 수준보다 증가율이라는 모멘텀에 의해 지배됐고 수치가 증가하거나 감소율이 떨어지는 등의 개선이 있을 때만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됐다. 결국 지난 3월 3일 이후 계속되는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는 한마디로 ‘경기 모멘텀, 즉 경기 회복 기대감에 대한 베팅’으로 판단된다.셋째, 2009년 주가 상승은 경기 민감주가 주도했다. 2009년 상반기는 경기 침체와 기업 이익 악화의 증거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민감주 주도의 상승은 시장의 경기나 기업 이익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필자는 이미 지난 1월 ‘또 하나의 1월 효과’를 주장한 바 있다. 이 콘셉트는 “1월 수익률 상위 종목군을 통째로 들고 가면 2월 이후에도 초과 수익을 더 낼 수 있고, 결국 이 포트폴리오는 시장을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실제로 2009년 1월 상승률 상위 대형주는 현재까지 코스피는 물론 대형주들의 모임인 코스피100에 비해서도 높은 초과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종목군들의 대부분이 경기 민감주이고 1월 당시의 추정치 기준으로 주당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 증가율이 높거나 향후 2년간 EPS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군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앞으로 기업 이익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09년이 모멘텀 시장이 될 것이란 것을 1월 시장의 성격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그 결과, 2008년 모멘텀주의 부진이 있었다면 2009년은 모멘텀주의 대약진이 기대된다. 모멘텀주는 주가가 싸다, 비싸다는 기준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적 기준을 포함하지 않은 지표들을 이용해 선정된 종목들이다. 이 때문에 모멘텀이 약화되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2009년과 같이 모멘텀이 강화되면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사실 기업 이익 증가율이 정점에 올랐던 2008년 상반기와 반대로 2009년 현재는 기업 이익 증가율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본다. 즉,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가 이익 증가율의 저점이고 앞으로는 증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모멘텀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시장의 모멘텀 특성이 강해지고 있다면 당연히 모멘텀주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분기 실적 호전주’는 대표적인 모멘텀주 투자 전략의 대상이 된다. 앞서 고객이 물었던 ‘바퀴벌레’란 바로 ‘연속되는 분기 실적 호전주’를 의미한다.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이 높게 나온 종목들은 이후 2, 3, 4분기에도 연속해 실적 호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바퀴벌레 효과’란 원래 월스트리트에서 많이 쓰던 말이다. 한 마리 바퀴벌레를 봤을 때 더 많은 바퀴벌레를 볼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문제나 한국의 카드 사태 등 이어지는 악재에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는 지난 2003년 이와는 반대 의미로 ‘연속되는 분기 실적 호전’에 이 말을 사용한 바 있다. 오래된 고객이 필자에게 “바퀴벌레가 죽었느냐”고 물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결국 이 같은 바퀴벌레 주식들에 투자하면 2, 3분기, 그리고 4분기 실적 호전주를 동시에 매수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실제로 2009년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모멘텀은 보다 강해질 것으로 본다. 지금은 ‘연속되는 분기 실적 호전’, 즉 ‘바퀴벌레 효과’가 가장 잘 통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가 이익 증가율의 저점이고 앞으로는 증가율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지금은 1분기 실적 호전주를 매수해야 한다.이 같은 조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이 모두 30%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 호전 투자 유망주를 뽑아보면 한전KPS JS전선 호남석유 빙그레 휴켐스 현대증권 영원무역 등이 있다. 한전KPS는 전년 대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333%에 달하며 순이익 증가율이 240%에 달한다. 또 현대증권은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모두 흑자 전환을 달성해 투자 매력이 높다.조윤남·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yunnamcho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