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아메리칸 갱스터(2007)’의 지독한 형사 러셀 크로가 직업을 기자로 바꿨다. ‘3:10 투 유마(2007)’에서는 여전히 건장한 서부 사나이였지만 백발의 ‘아저씨’로 출연한 ‘바디 오브 라이즈(2007)’에서는 오직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만 움직였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그가 모처럼 에너지 넘치는 역할로 돌아온 영화다.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정치인 스티븐 콜린스 하원의원(벤 애플렉 분)의 보좌관이자 숨겨둔 정부가 어느 날 살해당하고, 그녀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던 베테랑 사회부 기자 칼 매카프리(러셀 크로 분)는 그 사건에 숨겨진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는 콜린스와 죽마고우이기도 하다. 진실을 밝혀야 하는 기자로서의 사명과 친구로서의 묘한 관계 사이에서 매카프리는 갈등한다.‘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직업이 정신 투철한 한 기자에 관한 이야기다. 마치 워싱턴포스트를 연상시키는 ‘워싱턴글로브’라는 가상의 신문사 공간은 무척 실감난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 편집국 내부를 참고했다. 언론계 종사자조차도 지저분할 대로 지저분한 사무실과 타 신문사와의 경쟁, 그리고 지독한 마감 압박 등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되는 풍경에 이미 압도될 수밖에 없다.반전까지 숨겨져 있는 이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의 작가는 토니 길로다. ‘마이클 클레이튼(2007)’으로 감독 데뷔까지 했던 그는 바로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각본을 쓴 사람이다. ‘정치적 음모’라는 모호한 소재를 그처럼 지루하지 않게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치밀한 플롯으로 구성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영화 속 매카프리의 대사처럼 요즘은 ‘신문도 잘 안 팔리고, 특종이라도 며칠 안 가 기억에서 잊혀지는’ 세상이지만 그럴수록 그의 ‘사투’는 빛난다. 러셀 크로도 칭찬할만하지만 지난 10년간 거의 ‘느끼’하기만 했던 벤 애플렉의 표정도 좋고, ‘노트북(2004)’ 이후 잠잠하긴 했지만 신참 기자로서 매카프리와 멋진 호흡을 보여주는 레이철 맥아담스의 연기도 좋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모처럼 만나는 ‘정치 스릴러’의 교본과도 같다.감독: 케빈 맥도날드 / 주연: 러셀 크로, 벤 애플렉, 레이철 맥아담스 / 분량: 118분 / 개봉: 4월 30일 / 등급: 12세 이상상현(송강호 분)은 비밀리에 진행되는 백신 개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가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아 뱀파이어가 된다. 뱀파이어가 된 상현은 태주(김옥빈 분)의 묘한 매력에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을 느낀다. 태주 또한 히스테리컬한 시어머니(김해숙 분)와 무능력한 남편 강우(신하균 분)에게 억눌렸던 욕망을 일깨워준 상현에게 집착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감독 특유의 난해함과 잔혹성이 돋보인다.어린 시절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은 상처,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까지 지켜내지 못했던 과거의 기억은 울버린(휴 잭맨 분)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울버린을 포함해 스트라이커 대령의 지휘 하에 전 세계에서 선발된 강력한 돌연변이들이 스페셜 팀을 구성하고, 울버린은 인간이 참아낼 수 있는 고통의 한계치를 넘는 지옥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웨폰 X’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에이전트 제로(다니엘 헤니 분)가 그를 추격한다.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숨겨진 명화 ‘벽안도’를 놓고 벌이는 미술계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대한민국 최고의 복원 전문가 이강준(김래원 분)이 뛰어든다. 그는 배태진(엄정화 분) 밑으로 들어가 그녀의 큰 야망을 도우며 벽안도 복제에 함께 한다. 미술품 복원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사기극이라는 장르를 적절히 혼합했다. 임하룡 고창석 등 관련 용어들을 풀어내는 조연들의 존재가 돋보인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