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뜨는 콘솔 게임기
30대 직장인 A 씨는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PC와 엑스박스 360 게임기를 동시에 켠다. A 씨는 PC로 자신의 취미인 게임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엑스박스 360으로 게임을 시작한다. A 씨가 하는 게임은 최신 게임이 아니라 고등학생 때 즐겼던 ‘스트리트파이터2’. 복잡한 조작, 긴 시간을 내야 하는 요즘 게임에 비해 짧으면 1~2분 이내, 길어도 5분 이내에 승부가 나는 이 게임으로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게이머들과 ‘스트리트 파이터2’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잠이 든다.A 씨처럼 최근 닌텐도 ‘위(Wii)’,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PS3)’,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360’ 등 이른바 ‘콘솔 게임기’로 게임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콘솔 게임기가 최근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각 제품에 인터넷 기능이 들어가면서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예전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게임을 인터넷으로 내려 받을 수 있게 하면서 30대 올드 게이머들도 끌어들이고 있다.최근 경기 불황도 콘솔 게임기 산업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외식, 여행 등 야외 활동을 줄이는 반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기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정보기술(IT) 부문 수요는 계속해 줄어드는 반면 콘솔 게임기 시장은 불황기에 오히려 시장이 확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성과 중년층 등 그동안 게임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사람들도 취미로 게임을 즐기는 추세여서 당분간 콘솔 게임기 시장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마이크로소프트 송진호 이사는 “지난해 국내 비디오 콘솔 게임 시장은 4720억 원 규모로 2007년 대비 약 13% 성장했다. 올해는 약 20% 성장한 5630억 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각 콘솔 게임기 업체들은 1980년대,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을 재발매해 올드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최신 게임들처럼 CD나 DVD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내려 받게 하고 있어 유통망 없이 고객에게 직접 제공하고 있다.닌텐도는 버추어콘솔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슈퍼마리오’ ‘팩맨’ ‘갤러그’ 같은 명작 게임을 40여 종 이상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버추어콘솔을 통해 제공되는 게임은 40여 종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수백 개에 달하는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닌텐도 게임뿐만 아니라 PC엔진, 메가드라이브, 네오지오, MSX 등 다른 게임기에서만 할 수 있었던 게임도 출시해 올드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3(PS3) 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PS 스토어)’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1용으로 발매됐던 게임을 5000~1만 원 사이에 내려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내려 받은 게임은 PS3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저장된다.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라이브 아케이드’를 통해 고전 게임 및 간단한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1만 원 이내이며 오락실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고 일부 게임은 그래픽 등을 향상시켜 최근 사용자 입맛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각 업체들이 고전 게임을 제공하는 것은 수익원을 다각화한다는 점도 있지만 20대와 30대 게임 마니아들을 흡수할 수 있는 좋은 요소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오락실 등에서 게임을 하고 자란 20대와 30대들은 최신 게임에 대해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지만 고전 게임은 쉽게 접근하는 편이다.올드 게이머들이 콘솔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혼자서 하는 게임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 게이머들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PS3와 엑스박스 360으로 동시 발매된 ‘스트리트 파이터4’는 발매 당일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돼 웃돈을 주고 구입해야 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콘솔 게임기는 게임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접목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닌텐도 위는 e메일, 뉴스, 날씨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니는 PS3로 인터넷 검색,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엑스박스 360은 웹 카메라와 연결해 화상 채팅이 가능하며 온라인으로 TV쇼, 영화 등을 내려 받아 TV로 감상할 수 있다.특히 PS3는 블루레이디스크 플레이어, KT 메가TV 셋톱박스로 활용할 수 있으며 영화 예고편도 볼 수 있다. 소니는 PS3를 콘솔 게임기로 한정짓지 않고 가정의 홈 서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인터넷을 통한 기능들은 대부분 PC에서 이미 구현된 것들이지만 콘솔 게임기는 PC 사용법을 몰라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인터넷에 있는 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직접 찾지 않고 제조사가 제공하는 정제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물론 완전히 자유로운 웹서핑 및 콘텐츠 접근을 할 수 있는 PC보다 기능이 한정적이지만 PC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중·장년층이나 노인, 유아들도 쉽게 쓸 수 있다.경기 부진에 따른 콘솔 게임기 판매 증가는 북미와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다른 지출을 줄여서 게임기를 구입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최악의 경기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콘솔 게임기 시장은 9.5% 성장률을 보였다. 심지어 대부분의 업계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올해에도 5%가 넘는 성장률이 예상되며 2011년부터는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이 때문에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가장 늦게 출시된 닌텐도 위의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3월 기준으로 닌텐도 위가 약 790만 대, PS3가 293만 대, 엑스박스 360이 100만 대가량 판매됐다. 위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본체 가격이 경쟁 제품에 비해 1만 엔(약 15만 원)가량 싸며, 소프트웨어가 다른 업체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 골수 게임 팬들보다 일반인들도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끌어들였다.PS3는 게임기 역할뿐만 아니라 인터넷, 멀티미디어 기능에 특화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엑스박스 360은 온라인 부문을 특화해 게이머들을 공략하고 있다.당분간 호황이 예상되는 콘솔 게임기 부문에 국내 게임 업체들이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 업체들은 PC 게임,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고 있어 PC용 온라인 게임에는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콘솔 게임기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콘솔 게임은 판매·유통 전문 업체와 협력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잠재력이 크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경우에는 온라인 관련 기술력을 이미 갖췄기 때문에 최근 콘솔 게임기 부문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온라인 게임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집에 여러 대의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PC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터넷 공유기 구입을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인터넷 공유기는 집에 들어오는 인터넷 회선을 여러 대의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제품이다. 초고속 통신 업체들은 인터넷 한 회선이 늘 때마다 추가 요금을 받지만 인터넷 공유기만 있으면 추가 요금 없이 여러 대의 PC와 IT 기기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특히 무선 인터넷 공유기는 번거로운 선 연결 없이 무선랜을 지원하는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인터넷 공유기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차세대 무선 인터넷 표준인 802.11n을 지원하는지 여부다. 기존 제품들이 지원하는 802.11a/b/g 무선 인터넷은 속도가 최대 54Mbps였으나, 802.11n은 최대 540Mbps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론상 10배 빠른 속도가 가능하다. 802.11n은 PC나 다른 IT 기기에 내장된 무선랜 카드를 지원해야 한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