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다이어리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달력과 함께 ‘새것’ 마련의 설렘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바로 다이어리다. 경기 불황 덕에 소비재 구입에 인색해진 이들도 다이어리와 같은 자기 계발, 혹은 관리 도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와 설렘을 한 권의 노트에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한번 사면 적어도 1년은 늘 가지고 다녀야 하는 파트너와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다이어리를 고르는 일에는 역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2009년의 새 다이어리를 고르는 것으로 희망을 마음에 담아보면 어떨까.해를 거듭할수록 그 디자인과 종류,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년 구입하는 품목이라고 하더라도 다이어리는 새로 살 때마다 이것저것 따져보고 신중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본래 다이어리는 매일의 일을 기록하는 ‘일기장’의 영어식 표현이지만 흔히 다이어리라고 하면 일기장 기능 외에도 일정을 체크하는 용도의 ‘스케줄러’, 목표에 맞게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두는 ‘플래너’ 등의 기능이 합해진 것을 통틀어 다이어리라고 한다. 이 때문에 다이어리를 고를 때는 자신의 직업과 한 해 동안 중요하게 실행해야 할 업무, 평소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해 어떤 것에 중점을 둔 제품이 적합할지 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디자인과 크기가 마음에 들더라도 막상 구입하고 나면 실용성이 떨어져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해 동안 목표치를 두고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라면 스터디 플래너 기능의 다이어리가 효율적일 수 있으며 경제관념을 확실히 하고 싶다면 가계부 기능이 있는 다이어리가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 정리해야 할 업무 일정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면 시간대별로 스케줄을 정리하고 각 스케줄별 메모가 가능한 스케줄러 기능의 다이어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리는 일러스트 표지가 있는 일러스트 다이어리나 테마 사진이 디자인된 포토 다이어리, 선과 컬러만으로 구성된 심플한 디자인 감각이 돋보이는 심플 다이어리 등 ‘디자인 다이어리’다. 일러스트 다이어리나 포토 다이어리 등이 10~20대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심플 다이어리는 월간과 주간, 혹은 일간 스케줄과 업무 관련 메모 등을 정리할 수 있어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지도가 가장 높은 심플 다이어리로는 ‘몰스킨’의 ‘위클리 노트북 포켓사이즈’를 꼽을 수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징 없이 단순명료하지만 방수 처리된 고급 소재의 표지와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고 필기감이 좋은 고급 내지를 사용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최근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것은 흔히 시스템 다이어리라고 일컫는 바인더형의 비즈니스 플래너다. 내지 교체가 가능한 바인더형이어서 개인의 취향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전화번호부, 고객카드, 금전출납부 등 다양한 기록 양식을 추가하거나 뺄 수 있으며 기록 후 파일처럼 따로 빼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다. 또 가죽이나 패브릭 등 내구성과 고급스러움을 고루 갖춘 소재로 업무 미팅 등에서 명함 지갑과 함께 그 사람의 품격을 대변하기도 한다.비즈니스 플래너 중 최근 직장인들과 비즈니스맨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제품은 ‘프랭클린 플래너’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자신이 세운 목표나 장기적인 사명, 꿈 등에 입각해 월간, 주간 단위의 계획을 수립하고 위클리 컴퍼스라는 책갈피를 이용해 꾸준히 리마인드하는 힘을 갖고 있어 자기 계발을 위한 가장 좋은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는 것. 특히 올해에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디자인한 한글 패턴의 다이어리가 출시와 더불어 주목받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요즘에는 휴대전화에도 간단히 일정 등을 메모해 둘 수 있는 스케줄러 기능이 있어 다이어리 대신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정 정리만으로는 다이어리의 모든 기능을 대신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들고 다니는 간단한 메모장 정도의 도구로 휴대전화나 개인휴대용정보단말기(PDA)를 사용하고 세세한 내용은 매일 일기를 쓰듯 컴퓨터를 열고 전자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미니 노트북 등이 유행하면서 그 실용성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리 공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사과나무다이어리’는 주소록과 전화번호부는 물론 일정과 기념일 관리, 작업 관리, 일기장, 자료 관리, 금전출납부, 공과금 관리, 날짜 계산과 도량형 환산 기능 등이 포함된 개인 정보 관리 시스템이다.디자인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프로그램인 만큼 복잡한 기능이나 디자인은 과감히 생략해 사용이 편리하고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버전 6까지 업그레이드돼 사용자들의 문제점 지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블루노트’는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과 효율성 때문에 네티즌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개인용 정보 관리 프로그램이다. 일정 관리와 일기, 메모 관리 등 일반적인 다이어리의 기능 외에도 비즈니스맨들에게 유용한 인명 관리와 금전 관리, 차량 관리 등의 기능이 각각의 섹션별로 분화돼 있고 앨범 관리와 문자 보내기, 탁상 달력, 웹하드, 노트 관리, 포스트잇 기능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포함돼 있어 자신의 업무와 라이프스타일 등에 맞는 맞춤형 세팅이 가능하다.프로그램 사용 전 100회까지 무료로 사용해 볼 수 있는 프리뷰 기능이 지원되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인지 시범적으로 사용해볼 수 있으며 정식 사용을 위해 정회원 등록을 하고 사용료를 내면 평생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튼실한 다이어리 표지를 구입한 후 매년 다이어리 속지만 갈아 끼워 쓰는 실속파도 있지만 연말에는 새해를 맞이할 기쁨으로 다이어리를 고르는 설렘 역시 빼놓을 수 없다.교보 핫트랙스는 다이어리를 구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 수 있는 ‘셀통’의 다이어리 만들기 재료를 판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공예용으로만 사용되던 마스킹테이프를 응용한 메모용 마스킹테이프를 선보여 메모나 사진 등을 손상 없이 붙이면서 데커레이션 효과까지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또한 다이어리 구매 고객 모두에게 다이어리 사용에 유용한 투명 필름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최근에는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의 다이어리를 만나볼 수 있는데 직접 보고 고르지 않더라도 사이즈와 속지의 구성 등은 반드시 체크하고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보핫트랙스 마케팅전략팀 정영은 씨는 다이어리의 디자인만 보고 선택했다가는 실용성과 내구성 때문에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직종에 따라 디자인 업종에 종사할 경우 디자인 문구에서 나온 개성 있는 다이어리나 몰스킨 다이어리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컨설팅이나 회계사 등 전문 직종에 종사할 경우 고급스러운 소재에 우선을 둔 기본적인 디자인의 다이어리, 혹은 메모 패드형 노트가 적합하다. 영업직이나 보험설계사 등 스케줄 정리와 인명 관리가 중요한 사람들은 다양한 스케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스케줄러 기능의 다이어리가, 내근직의 경우 책상 위에 놓고 쓸 수 있는 캘린더 겸 스케줄러나 마우스 패드 기능을 겸한 빅 사이즈의 데스크 패드 스케줄러가 편리하다.다이어리는 일정 기간 이상 사용해 보지 않고서는 그 내구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 비치돼 사람들의 손때를 탄 샘플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내구성 확인에 도움이 된다.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