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플래너 정지수 인천문예전문학교 학장

국내 최초의 개인 파티 플래너로 유명한 이가 있다. 그녀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파티만 해도 500여 회가 넘는다. 인천문예전문학교의 학장으로 직접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파티 플래너의 신화, 바로 정지수 인천문예전문학교 학장이다.파티 매니저, 파티 연출가라고도 하는 파티 플래너는 파티의 기획에서 섭외·진행·연출에 이르기까지 파티의 총체적인 책임을 맡아 진행하는 전문 직종이다. 이 때문에 파티 플래너의 역량은 그 파티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고도 할 수 있다. 정지수 인천문예전문학교 학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역량의 파티 플래너다.“원래는 항공사 승무원이었어요. 외국에 자주 다니다 보니 남들보다 좀 더 많은 문화를 접할 수 있었죠.” 특히 외국에 처음 나갔을 때 접한 그들의 식문화는 그녀에게 신선하면서도 아찔한 충격이었다. “테이블 스타일링에서부터 푸드 앤드 테이스트(Food&Taste)까지 모두 처음 경험해 보는 것들이 많았죠. 많은 것을 보고 여러 나라의 음식도 많이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고 테이블 스타일링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항공사를 퇴직하고는 본격적인 식문화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 기본적인 요리와 스타일링, 테이블 세팅, 플라워 디자인, 와인,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1997년부터는 미국 베벌리힐스에서 웨딩 파티 플래너로 활동하기도 했다.“우연히 베벌리힐스에서 파티 플래너로 활동하던 서니 선생님을 만났고 그분의 어시스트로 파티에 동참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어요. 주로 웨딩 리셉션 위주의 파티 플래너로 활동했는데, 파티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많은 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파티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죠.”1999년 귀국한 이후 그녀는 국내의 파티 현실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되는 점이 많았다.“국내에서 파티 플래너로서의 첫발을 디딜 즈음 아직은 우리에게 파티 문화는 낯설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야말로 아주 극소수 계층 위주임을 알게 됐죠.파티 플래너라는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1999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따 ‘JS Kitchen Party’라는 프라이빗 파티 스튜디오를 오픈했다.그 후 테이블 코디네이션 및 파티 플래닝 작품 발표 전시회도 가졌고 각종 신제품 론칭 파티에서부터 기업체와 대학의 송년 파티, 리셉션을 비롯해 가족회, 음악회 등 다양한 장르의 파티를 기획하고 연출해 왔다.파티 플래너로서의 역량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았고 그만큼 많은 파티 의뢰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공부는 그치지 않았다.“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흔히 파티 플래너를 기획만 잘하거나 스타일링만 잘하는 것으로 오해하곤 하는데 기실 파티 플래너는 디자인 감각은 물론 요리, 플라워, 테이블 스타일링, 인테리어, 마케팅 능력 등 무한한 능력이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때문에 파티 플래너라면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갖춰야 하고 사람과의 만남을 즐기며 리더십, 순발력, 디자인 감각, 열정, 위기 대처 능력도 지녀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얘기다.“그 외에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 첫인상에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외적·내적 소양도 겸비하고 문화 트렌드, 기업이나 고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 프레젠테이션(PT) 능력, 실행력 등 다양한 요소도 함께 갖춰야 해요. 사람과의 소통에서 필요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긍정적인 마인드와 수용력도 갖춰야 하죠. 생각보다 배워야 할 게 많죠?”(웃음)그래서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등록해 이벤트 경영, 마케팅에 대한 공부도 했고 고객 서비스(Customer Service), 글로벌 매너(Global Manner), 이미지 메이킹 코스(Image Making Course) 등을 배워나갔다. 잘나가던 파티 사업을 접고 교육자로 변신한 것도 자신의 일을 갖고 공부하면서 배우고 익힌 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제가 파티 플래너로 활동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정규 학교 교육과정에서 파티에 관한 학문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았고 직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부족한 터라 단순히 사설 학원에서 운영하는 요리와 스타일링 과정을 적당히(?) 배운 친구들이 관련 사업을 하거나 어시스트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게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는 온라인 동호회의 모임이 잦아지면서 일반 기획자들이 작은 파티를 기획해 주고 파티 콘셉트와 직결되는 볼거리며 먹을거리들을 스타일리스트에게 싼 가격에 아웃소싱하게 되면서 파티 플래너라는 직업에 대한 정체성에도 혼란이 가중되기 시작했다.“이 때문에 이론보다 실무 실습이 절대 필요한 교육 기관을 찾던 중 대학교육(학위)과 학원교육(전공 기술)의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인천문예전문학교를 만나게 됐죠.” 그리고 그녀의 오랜 경험을 밑바탕삼아 식문화와 관련된 파티플래너과와 푸드스타일리스트과를 전문학교 최초로 탄생시켰다.“가장 신경 쓴 것은 실무 수업이에요. 아이들을 꼭 클래스 안에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 나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우리 학생들이 탤런트 김희선 씨 결혼식에서부터 드라마 ‘식객’ ‘인순이는 예쁘다’에 참여하고 각종 TV 쇼 프로그램이나 홈쇼핑 등의 다양한 촬영 현장에 나가 공부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에요.”그래서 인천문예전문학교는 많은 파티 플래너 지망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단순히 탁상공론식의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무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것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사랑과 배려’예요. 파티 플래너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죠. 사랑이 없다면 결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면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한 감동을 주는 것이 완벽한 파티의 비결이거든요.”그녀는 다른 이에게 감동을 주는 일은 스스로에게도 감동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녀는 파티 플래너로서의 자신의 삶에 큰 행복감을 느낀다.“아름다운 감성과 감각을 파티를 통해 표현하고 담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파티 플래너죠. 내가 갖고 있는 작은 기술로 사람들을 행복하고 기쁘게 해 주고 한층 더 나아가 감동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살면서 최고의 보람이 아닌가 합니다.”그래서 그녀의 꿈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바람직한 파티 문화를 만들어가는 파티 전도사로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자로서 전공 기술과 인성을 지닌 바른 인재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소외된 계층이나 노약자, 어린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파티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누구나 파티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까요.”약력: 동국대 일반대학원 호텔관광경영 전공 박사과정 졸업. 미국 로스앤젤레스 ‘Bevery Flower Garden’ Table Centerpiece Master 수학. 이탈리아 Italy Cuisine Academy 수료.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웨딩 파티 플래너 활동(1997~2000). 인천문예전문학교 학장(현). 한국이벤트컨벤션학회 이사(현). 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 이사(현).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