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안산시장

안산은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배경이 된 곳이다. 계몽운동가 최영신을 모델로 구성된 소설이 상록수다. 안산은 단원 김홍도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안산에는 상록구와 단원구가 있다. 그런 역사적인 고장이 그동안 많은 수모를 겪었다. 전임 민선 시장들이 비리로 구속되면서 이미지를 구겼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고려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지금의 박주원 안산시장은 지난 2006년 7월부터 민선 4기 시장을 맡은 뒤 빠른 속도로 개혁을 일궈내고 있다. 이를 통해 안산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다. 최근 ‘2008 대한민국 최고의 목민관’ 시상식에서 종합 대상을 받은 박 시장이 어떻게 시정을 혁신했는지 들어봤다.감사합니다. 안산시는 국내 최초의 계획도시입니다. 지난 1976년 정부의 반월신공업도시 건설 계획에 의해 조성된 뒤 지난 1986년 시로 승격됐지요. 현재 인구는 74만여 명에 이릅니다. 면적은 약 148㎢로 경기도의 1.42%를 차지합니다. 이곳의 특징은 반월산업단지입니다. 총 4400여 개 업체에 12만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웃해 있는 시흥시 소재 시화공단까지 포함하면 8860여 업체에 17만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연간 생산 규모(시화공단 포함)는 총 46조7000억 원에 이르는데 이는 전국 산업단지의 14.5%, 경기도 산업단지의 90.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부정부패 도시라는 오명에 청렴도도 꼴찌 도시(전국 최하위)였습니다. 지방 재정 분석 평가 등급 최하위 도시(E등급), 환경 오염 도시(시화호 오염, 반월공단 악취), 공직 내부 분열(정실 인사, 노조 징계 등), 자치단체 경쟁력 최하위, 외국인 범죄 사각지대(안산시 원곡동)라는 각종 오명을 들었습니다.현재는 청렴도 향상도 전국 3위(부패방지위원회), 지방 재정 등급 평가 A등급(행안부), 지방자치 경쟁력 전국 5위(행안부)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안산 시민의 행복도를 조사해 보니 서울보다 높았습니다. 시화호도 오염 호수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적인 호수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가 내년에 준공됩니다. 이 발전소는 50만 명의 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게 됩니다.저는 검찰에 오래 근무했습니다. 특히 안산 지역에서 많이 일했습니다. 그때 지방자치단체의 비리와 부조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선된 뒤 곧바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습니다.모든 분야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일례로 정실 인사를 배제하고 주요 보직의 직위 공모제 및 추천제를 도입했습니다. 능력과 성과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과 인사를 실시했습니다.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열심히 일하는 조직 문화를 창출했습니다. 시장의 인사권 일부를 시민에게 넘겼습니다.‘청렴 승진 인증제’라는 것도 도입했습니다. 공무원 승진 시 인사 청탁 등 부정한 수단이 동원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인하고 청렴성을 계속 지키겠다는 서약과 다짐을 통해 대내외에 이를 공표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인사 예고→ 청렴도 검증(감사, 복무 담당 부서 조회 등)→ 인사위원회 심의 및 의결→ 청렴 인증서 수여(임용장과 동시 수여)의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 횡령, 유용의 비위가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탄이 되는 사유로 징계받은 사람, 인사와 관련해 부당하게 청탁한 사람, 공무원 행동 강령을 위배한 사람은 청렴 승진 인증서 수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정부 인적자원개발(HRD)부문 인증도 받았습니다.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작년 3월 3일부터 몇몇 주민센터에서 ‘원더풀 25시 민원감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3·3 민원혁명‘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원더풀(Wonder~Full)은 경이로움이 가득 차 있다는 뜻이지요. 이 센터는 낮(정규 근무시간)에만 발급받던 민원 서비스를 24시간 언제든지 발급받을 수 있도록 창안한 시책으로 전국 최초로 운영한 것입니다.얼마 전 대구에서 한 민원인이 새벽 1시에 안산의 주민센터를 찾아왔습니다. 토요일에 사업 계약상 반드시 사용해야 할 인감 증명서를 떼어야 하는데 발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KTX와 택시를 타고 새벽에 찾아와 공무원들이 실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아~진짜네’라고 감탄하시더군요.현재 야간의 민원 처리 건수는 하루 평균 260건, 휴일은 300건을 웃돕니다.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일부터는 24시간 여권 발급 서비스를 시청 시민감동센터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내년부터 민원인들이 24시간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는 ‘미드나잇 시티홀’을 만들 생각입니다. 24시간 업무를 보는 시청이지요. 시민들이 쉽게 올 수 있는 지역에 야간 업무용 장소를 선정해 인·허가와 각종 서식 발급 등 업무를 처리할 생각입니다.없습니다. 자원자를 대상으로 야간 근무를 하는데 야간에 일하는 대신 주간에 쉴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대학교나 대학원에 다니는 등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어 오히려 지원자가 몰리는 형편입니다.안산역 맞은편 지역인 원곡동은 ‘대한민국 속의 작은 지구촌’입니다. 58개국에서 온 7만 명이 모여 있습니다. 외국인은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며 산업 역군입니다. 안산시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제정했고 원곡본동을 다문화 특화 거리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역시 전국 최초로 ‘외국인 인권 조례’도 제정 중입니다. 다문화 축제도 여는 한편 코리안 드림센터 건립도 추진 중입니다. 이 지역 일대를 국제적인 다문화 도시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입니다.내년 완공 예정으로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가 건립되고 있습니다. 25만4000㎾ 용량으로 수자원공사가 총 3551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해양에너지 개발을 통한 국가 에너지 자급도 향상과 대기오염 저감 및 해수 유통 확대를 통한 시화호 수질 개선 등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이 부지 일원에 이사이언스파크(e-Science Park)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2011년까지 1조1500억 원의 민간 자본을 유치해 신·재생에너지와 교육 및 해양 테마 공간을 조성할 생각입니다.친환경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주거 단지도 만들고요. 해양형 에너지 주거 공간과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에듀테인먼트의 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러면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됩니다.환경 보존을 위해 ‘에버그린 환경인증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정, 학교, 서비스업, 기업체, 공공기관이 환경 보전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켜야 할 사항 이행 정도를 판단해 인증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지요.공해 도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의한 선진 환경 도시 조성을 위한 것입니다. 작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는 가정과 학교, 내년에는 서비스업, 2010년에는 기업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풍부한 녹지와 공원을 갖춘 ‘녹색 웰빙 도시’ 수도권 최적의 생태 관광 자원을 보유한 ‘해양 관광 도시’로 만들 겁니다. 이를 통해 안산은 에버그린 시티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1958년생. 고려대 대학원 법학박사. 서울지방검찰청 특수부 수사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관. 사색의향기문화원 이사장 역임. 고려대 법과대학 겸임교수 역임. 한양대 행정ㆍ자치대학원 겸임교수(현). 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현). 민선 4기 안산시장(현). 저서; ‘지방공기업에 대한 소고’ ‘범죄정보체계론’ ‘특수수사정보론’ 등.김낙훈 편집위원 nhkim@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