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이야기’

젊은 어부가 있다. 그의 이름은 파블로였다. 어려서는 위대한 탐험가를 꿈꿨지만 작은 어촌을 결국은 떠나지 못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이어 또다시 초라한 어선을 몰고 차가운 바닷바람을 헤치며 하루의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 전부인 삶이 이어졌다. 그리고 혼담이 오갔다. 같은 마을에 사는 여관집 딸이 배필로 정해졌다. 결혼하는 순간 그는 평생 어촌과 고깃배를 떠날 수 없을 것이었다.‘주변 사람들이 가로막고 있다고? 혹시 네 꿈을 막고 있는 사람이 바로 너라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느냐?’부모의 뜻대로 결혼을 마음먹은 파블로에게 한 노인이 호통을 쳤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은빛 공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이 노인과의 만남은 파블로의 ‘정해진 인생’을 휘젓기 시작했다. 잊혀진 꿈이 그의 가슴을 달뜨게 했고 작은 어촌이 갑갑해졌다. 탐험가의 뜨거운 피가 돌기 시작했다. 파블로는 길을 나서기로 작정한다.탐험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풍랑을 만나 난파를 당한 것이다. 해안으로 떼밀려와 겨우 목숨을 건진 파블로의 눈에 커다란 항구도시가 보였다. 애초부터 그 자리에 있었을 도시였지만 파블로는 ‘왜 이런 것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 것일까’라고 스스로 묻는다. 그리고 은빛 공이 답한다.‘길을 떠났기 때문에 보인 거지. 주저앉아 신세한탄만 했을 때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 단호하게 몸을 일으켜 한 걸음 내디딜 때, 바로 거기에 꿈이 있는 거야.’파블로는 늘 길을 떠난다.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안락한 삶이 유혹하면 오히려 길을 떠나려고 더 애쓴다. 탐험가란 애당초 그런 것이다. 노인이 들려준 지혜가 힘이 됐다.‘때로는 험한 골짜기를 헤매게 된다네. 그렇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결국 삶의 나침반은 누구도, 무엇도 아닌 자신이 세운 목표, 자신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꿈’이라는 얘기다. 책은 파블로의 삶을 통해 이 꿈의 가치와 이를 이루는 데 따른 희생, 꿈을 이루는 과정의 보람을 조근조근 들려준다. 하나의 꿈을 이룬 뒤에도 ‘내 꿈은 완성되지 않았다’고 외치고 다시 길을 떠나야 한다고 다그친다.1. 성공/스펜서 존슨·래리 윌슨 지음/안진환 옮김/비즈니스북스/1만 원2. 통찰의 기술/신병철 지음/지형/1만2000원3.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고득성 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4.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현영 지음/청림출판/1만2000원5.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6.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두 번째 이야기/고득성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7. 공병호 미래 인재의 조건/공병호 지음/21세기북스/1만2000원8. 초심/홍의숙 지음/다산북스/1만2000원9. 2010 부동산 대예측/황창서 지음/원앤원북스/1만5000원10. 2008 업계지도/이데일리/랜덤하우스코리아/1만6000원 (집계: YES24)마크 레빈슨 지음/김동미 옮김/21세기북스/504쪽/2만5000원수출항에 높게 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가 세계 경제를 뒤바꿔 놓았다고 하면 믿어질까. 책은 컨테이너 박스의 경제학적 의미를 분석한다. 컨테이너는 물류와 운송 혁명의 주인공이라는 설명이다. 비용은 줄고 안정성과 효율이 높아지며 국제 무역이 더욱 활발해졌다. 항구의 모습도 바꿔놓았다. 소비의 양과 질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신선한 소재와 치밀한 분석이 어우러진 책이다.김한진 지음/이코북/306쪽/1만 5000원증권사, 운용사, 자문사 등 주식시장에서 20년간 몸담은 저자의 ‘실물경제학’이다. 원론보다는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그것도 주식 투자에서 유용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학 지침을 소개한다. 흔히 알려진 투자 원칙의 허와 실, 리서치 보고서 제대로 활용하는 법, 종목 고르는 법 등 실용적인 내용들을 담았다.장서우밍·가오팡잉 지음/김태성 옮김/일빛/576쪽/2만3000원수천 년에 걸친 탐험의 역사를 담았다. 기원전 3000년 전 아프리카 대륙을 찾아 나선 페니키아인에서부터 20세기 초반 극지 탐험까지를 다뤘다. 각 탐험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 주요 인물들뿐만 아니라 뒷이야기와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가미해 읽는 맛을 더했다. 모험이 탐험으로, 그것이 다시 식민과 제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순환을 확인할 수 있다.카트린 파지크·알렉스 숄츠 지음/태경섭 옮김/살림/308쪽/1만3000원인간은 무엇을 모르고 있을까. 아마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으리라. 하지만 뜻밖에 당연히 규명됐을 법한 것이 아직도 ‘무지’의 영역에 놓여 있다고 책은 강조한다. 하품을 예로 들자. 산소 결핍이 하품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흥미로운 ‘무지’의 세계를 쉽게 풀어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