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펀드 투자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자녀에게 일찍부터 투자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투자 교실이 성황을 이루고 관련 서적의 출판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어른에게도 어려운 투자 방법을 자녀에게 알려주거나 목돈 마련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등 정작 중요한 문제는 핵심에서 비켜나 있는 듯하다.우리가 수입을 관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생애 소득과 생애 지출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한한 자원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학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시간과 자원을 다루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욕구를 충족할 만큼 자원을 키우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소유한 자원에 맞춰 욕구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방법이다. 지금 어른들이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은 첫 번째 방법일 것이다. 소위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그러나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정말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소득을 무한정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소득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단지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평소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훈련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또한 아이들이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자산은 시간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라는 경제학의 제1공리, 즉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평범하고 당연한 이치를 아이들이 느낀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아이들에게 용돈은 경제 관념과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고 훈련하는데 있어 더없이 좋은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용돈 관리는 아이들이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적어도 용돈의 범위 내에서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에게 경제 교육을 하고자 하는 부모라면 당연히 여기에 관심을 집중하고 아이와 소통해야 한다.어른들도 소득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급여를 연봉으로 받는다면 월급으로 받을 때와 어떻게 차이가 날까. 많은 사람들은 같은 소득이라도 더 긴 시간 동안 지출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실제로 매월 지급되는 급여를 연초에 한꺼번에 지급한다면 연말이 되기 전에 소득을 탕진할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용돈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용돈을 지급하는 주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용돈 관리의 핵심 사항이다. 만약 필요할 때마다 용돈을 준다면 아이들은 지출 계획을 세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용돈의 규모를 정하고 지급 시기를 점차 늘려가면서 아이들이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용돈에 대한 개념을 부모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시간에 대한 통제 능력을 키워나간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내리는 의사결정의 문제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점점 더 장기에 걸쳐 있는 문제에 대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것이다. 용돈 관리는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자녀의 경제 교육에서 부모가 명심해야 할 것은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경제 교과서는 바로 부모 자신이라는 것이다.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미래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만큼 훌륭한 경제 교육은 없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어렵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듯이 말이다.신상훈머니트리 교육훈련팀장약력: 1968년생. 94년 중앙대 행정학과 졸업. 99년 ING생명 재무상담사. 2001년 MDRT (백만불원탁회의) 회원 가입. 2004년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격 인증. 재무상담법인 머니트리 교육훈련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