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를 위한 펀드 투자 전략

계절의 여왕 5월은 유독 결혼이 많은 달이다. 결혼에 골인해 달콤한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부터는 다시 ‘현실’이 시작된다. 물론 돈만으로 행복한 결혼 생활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 생활을 하는 한 행복을 돈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신혼 때부터 제대로 자산관리 전략을 세워 실천한다면 풍요로운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신혼 시기는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녀를 출산한 이후에는 육아비나 교육비 등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신혼부부의 투자 전략은 우선 재무 목표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목표는 되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3년 만에 1억 원을 만들겠다는 목표보다는 삶과 관련된 재무 목표를 세워야 한다. 자산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에 관련된 여러 재무적 과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녀 출산 및 육아비 준비라든지 혹은 내 집 마련 등을 들 수 있다.아무리 좋은 투자 전략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지출 관리에 있다. 신혼 초기라면 처음부터 수입의 절반 이상은 반드시 저축한다는 철칙을 세워야 한다. 연봉이 많고 적음을 떠나 절반 이상을 저축한다는 원칙은 반드시 필요하다.사실 수입의 절반을 저축하기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결혼한 이후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고 옷이나 생필품 등 새로 구입해야 할 것도 많은 시기다. 외식, 여행, 쇼핑 등 하고 싶은 일도 태산이다. 그렇다고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선택과 집중’을 포기해선 안 된다. 당장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하거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화장품이나 명품을 구입하기 시작한다면 돈 모으는 일은 완전히 물 건너가 버리고 만다. 또 합리적인 소비를 한답시고 현금 대신 할부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이자율 측면에서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할부나 신용카드 사용의 남발은 자칫 과소비에 무감각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만일 종자돈 마련을 위해 3년 안에 1억 원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1년에 3000만 원 이상은 저축이나 투자해야 한다. 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확정돼 있지 않다. 보통 적은 원금으로 어떻게든 수익률을 높여 목표 자금을 마련하고 싶어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지출을 조정해 저축 및 투자 금액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이다.소비를 뺀 나머지 자금을 크게 저축해야 할 돈과 투자해야 할 돈으로 나눈다. 저축은 아껴서 모은다는 의미로 원금이 깨질 위험이 없고 확정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저축 상품으로는 은행 예·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투자는 가능성을 믿고 자금을 투입하는 것인데 상황에 따라 원금을 잃을 수도 있고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주식 펀드나 주식형 변액보험 등이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다.저축 상품은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마음이 편안하지만 금리가 아주 낮다는 점이 심각한 단점이다. 요즘은 예·적금 금리가 4~5%대에 불과해 물가와 세금을 감안하면 거의 ‘남는 게’ 없다. 이 정도 금리로는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로 자산을 운용해야 투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신혼부부는 오랫동안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설사 손실이 나더라도 이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 따라서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과 같은 적극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산관리 방법이다. 즉, 주택청약 관련 통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식펀드나 주식형 변액보험 등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주식은 가격 등락이 큰 위험한 투자 수단이지만 장기간 투자할 경우 상당 부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주가란 떨어지기도 하지만 반면 오르기도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서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수익을 얻을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게다가 주가는 10~20년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 성장과 함께 우상향하는 특성이 있다. 주식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자산 운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신혼부부의 자산관리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리한 내 집 마련이다. 지나친 대출을 통해 일단 집부터 사놓고 보자는 것은 자칫 큰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황인데다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얼마 안 가 집을 팔아야 하는 사태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특히 장기적인 계획 없이 무작정 ‘질러버린’ 경우 이자 부담 때문에 집을 처분하려고 해도 집값마저 떨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채가 총 자산의 40% 이상이면 문제가 있다고 보며 50%가 넘어서면 위험 수준이다. 또 매월 부채 상환액이 총소득의 40% 이상이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무리한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섰다가 낭패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신혼부부가 반드시 가입해야 할 펀드 상품이라면 장기주택마련 저축펀드(일명 장마펀드)와 연금저축펀드, 적립식 펀드 등을 들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펀드는 비과세인 데다가 봉급 생활자는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분기당 300만 원까지 불입이 가능하고 연간 불입액의 40%(연간 소득공제 한도는 300만 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집이 없거나 전용면적 85㎡(옛 25.7평) 이하 주택 소유자이면서 가구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다만 7년 이상 유지해야 절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돈이 묶인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도 최고 300만 원(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 포함)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려면 오랫동안 묻어둘 생각으로 해야 한다.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지급되는 상품으로 중간에 해지하면 그동안의 세금 혜택을 뱉어내야 한다.신혼 초부터 반드시 시작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결혼 초부터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변액보험이나 적립식 펀드를 통해 한시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유리하다. 만일 연평균 수익률 9.0%로 만 26세부터 30년 동안 매월 10만 원씩 납입해 56세부터 20년 동안 수령한다면 매월 160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0년 늦은 36세부터 같은 금액을 20년 동안 불입하면 매월 60만 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불과 10년의 차이가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소액이라도 우선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