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투자 상품과 투자 전략

재테크의 기본은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다. 시간이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최대의 수익을 내는 게 중요하다. 주식이든 펀드든 장기 투자가 정석이지만 장기 투자가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요즘처럼 투자 상품이 다양화되기 전에는 양도성 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등이 대표적인 단기 투자 상품이었다. CD란 은행이 정기예금 형식을 통해 발행한 양도성 예금증서를 말한다. 따라서 발행 주체는 은행이며 판매 시 할인해 판매하고 만기 시 액면 금액을 상환해 주는 일종의 확정 이자부 증권이다. 직접 매매로 거래되기 때문에 위탁 계좌를 통한 거래보다 다소 번거롭고 최저 가입 금액이 500만 원이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RP란 은행과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가 국채와 지방채 등의 채권을 일정 기간 후 일정 금액으로 재매입하는 조건으로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환매조건부채권이다. 수시 입출금식과 약정식 등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전자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하고 후자는 은행의 정기예금과 비슷하다. 기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언제든지 출금할 수 있도록 해 유동성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존재하며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단점도 있다.CP란 신용 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만기 1년 이내의 융통어음을 말하며, 통상 기업어음으로 불린다. 회사채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CD나 RP에 비해 금리가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CP를 판매하는 은행과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가 지급 보증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발행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 손실의 위험이 존재한다. 최소 투자 금액이 1000만 원이기는 하지만 보통 1억 원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거액 자산가에게 투자하기 적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전통적인 단기 투자 상품인 CD, RP, CP 등은 직접 매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쉽게 접하기가 어렵고, 또한 이러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많다. 요즘 재테크를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단기 투자 상품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다.MMDA는 ‘머니 마켓 디포지트 어카운트(Money Market Deposit Account)’의 약자로, 주로 만기 하루짜리인 금융회사 간 대출(Call Loan)에 투자해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MMDA는 은행에서만 가입되는 상품으로, 가장 큰 특징은 확정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MMF나 CMA보다 수익률이 다소 낮지만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하므로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예치액 500만 원, 예치 기간 7일 미만인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MMF는 ‘머니 마켓 펀드(Money Market Fund)’의 약자로, 콜론(Call Loan)뿐만 아니라 CD와 CP 등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은행과 증권사(종금사 포함)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단기 금융시장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변한다. 이 금리를 연간으로 계산할 때 거의 정기예금 금리 수준(현재 5% 안팎)에 거둬들이므로 MMDA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CMA는 ‘캐시 매니지먼트 어카운트(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로, CD, RP, CP 등에 주로 투자한다. CMA는 증권사(종금사 포함)에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수익률도 MMF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종금사에서 가입한 CMA는 원금 보장이 가능하나 증권사에서 가입한 CMA는 원칙적으로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여유 자금을 당장 사용하지 않는다면 CMA에 일정 기간 예치해 두는 것도 좋다. CMA 수익률이 보통 5% 정도이지만 3개월에서 1년간 예치할 때 최고 5.6%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 상품에 비해 불리하다. 즉, MMF를 은행에서 가입할 때 은행 신용 등급 계산에서 가산점을 부여받아 주택 마련 대출 시에 주택 담보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는데 비해 증권사에서는 주택 담보대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CMA에는 이러한 기능이 없다.이 3가지 단기 투자 상품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단지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다.지난해 CMA로 시중자금이 급속히 이동하면서 은행들은 이탈한 자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는데, 그것이 바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AMA(Auto Management Account)와 PMA(Portfolio Management Account)인 스윙 계좌다. 이 상품은 은행 통장을 개설한 뒤 통장 잔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초과액 부분이 단기 투자 상품으로 자동적으로 이동돼 투자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AMA와 PMA의 차이는 단기 투자 상품이 전자는 MMCD로, 후자는 MMF 또는 CMA로 정해진다는 것 이외에는 차이가 없다. 신종 복합 금융 상품의 장점은 대출 신용 등급의 가산점 부여뿐만 아니라 결제 기능과 ATM을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과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윙 최저한도가 100만 원이기 때문에 결국 100만 원 부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므로 CMA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또한 카드 사용 금액이나 공과금 자동 결제 시 스윙 계좌의 잔액이 단기 투자 상품에 투자돼 부족할 경우 미납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단기 투자 상품은 원금에서 약간의 수익을 추구하는 보수적 운용 전략에 기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위험 선호 추구형 투자자라면 요즘 새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파생상품에 귀를 기울여 봄직하다. 바로 주가지수연계펀드(Equity Linked Fund·ELF)다. 이 상품은 주식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ies·ELS)에 투자해 운용되기 때문에 먼저 ELS에 관한 지식이 요구된다.ELS란 주가 또는 지수의 변동에 따라 만기 지급액이 결정되는 증권으로, MMF나 CMA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주식 및 선물 옵션보다 위험을 낮춘 상품이다. 예를 들면 1000만 원을 4개월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1000만 원 원금 보장이 실현되도록 980만 원은 금리 6%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20만 원을 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원금 보장 추구형 ELS도 있는 반면 원금 비보장형 ELS도 있다. 이러한 ELS에 투자하는 상품이 ELF다. 따라서 ELF는 운용 구조에 따라 원금 보장 추구형과 원금 비보장형 상품으로 구분된다. 상품의 종류에는 원금 보장 추구형의 경우 녹아웃(Knock Out)과 녹인(Knock In)형, 불 스프레드(Bull Spread)형, 디지털(Digital)형 등이 있고 원금 비보장형의 경우 리버스 컨버터블(Reverse Convertible)형, 스텝 업(Step up)과 스텝 다운(Step Down)형 등이 있다.요즘 같이 주가가 조정을 보이는 상황에선 기초상품(주가 또는 지수)이 일정 범위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하며 조기 상환도 가능한 스텝 다운형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원금 보장 정도나 옵션의 종류 등을 투자자가 설정할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여러 유형의 ELF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원금 보장 추구형 상품도 조건부 원금 보장이므로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 중도 환매 시 환매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고수익을 추구할수록 위험(손실)도 함께 커지므로 반드시 상품의 세부 구조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안정균·SK증권 애널리스트 jkahn@s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