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0~30%씩 성장세 이어가…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주력

한국의 싱글 몰트위스키(맥아와 천연수로만 만든 순종 위스키) 시장이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글로벌 위스키 전문가가 방한해 눈길을 끌었다. 윌리엄 그랜트 앤드 선즈사의 글로벌 홍보대사 루도빅 듀크로크 씨가 11월 15일 한국을 찾았다.윌리엄 그랜트 앤드 선즈는 전 세계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글렌피딕’의 제조사다. 스코틀랜드 기반의 이 회사는 전 세계 종합 주류 회사 3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듀크로크 홍보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인 패키지에 대해 설명했다.그는 “성숙기를 맞은 서구권 위스키 시장과 달리 최근 아시아권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이 세계적인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이 가운데 한국은 특히 매년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다. 그는 “마니아층이 늘면서 싱글 몰트위스키 전용 바도 한국에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싱글 몰트위스키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 위스키 시장에서 1% 남짓한 점유율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고급 위스키 선호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서 싱글 몰트위스키는 비약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이제는 전 세계 위스키 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다.한국은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싱글 몰트위스키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듀크로크 홍보대사는 “한국의 싱글 몰트위스키는 특히 글렌피딕을 중심으로 매년 20~30% 고성장하고 있다”면서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 세계 몰트위스키 성장률 중에서도 매우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다.현재 한국의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대만 일본 등에 이어 아시아권 5위에 올랐다. 특히 국민 소득 2만 달러가 넘은 뒤 싱글 몰트위스키가 붐을 이뤘던 선진 시장의 사례를 비춰보면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듀크로크 홍보대사는 한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세밀하게 짰다. 그는 “한국의 음주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면서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보다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음주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량 중심의 마케팅보다는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려 노력 중이다.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강화하는 것도 글렌피딕의 목표다. 그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일관성 있는 광고와 행사 등을 통해 세계 1위 싱글 몰트위스키의 위상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소비자의 연령이 낮아진다는 것도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의 최근 상황이다. 연령대가 낮아진 소비자를 고려해 글렌피딕은 전통적인 이미지와 동시에 현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보다 간결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의 라벨과 패키지를 선보였다. 젊은 층의 현대적인 감각에도 어필하기 위해서다.듀크로크 홍보대사는 “싱글 몰트위스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위스키 회사들의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시장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글렌피딕은 이런 경쟁 환경을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여기고 있다. 차별화된 품질과 이미지로 시장을 선도해 가는 브랜드로 앞서 나갈 계획이다.듀크로크 홍보대사는 프랑스인이지만 어릴 때부터 스코틀랜드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 친구로부터 건네받은 싱글 몰트위스키 한 잔을 마시고 그 깊은 맛과 향에 매료됐다. 그 뒤 스코틀랜드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싱글 몰트위스키 기업 윌리엄 그랜트 앤드 선즈에 입사했다.190여 국가에서 가장 사랑받는 싱글 몰트위스키로 손꼽히는 글렌피딕은 2000년 국내에 공식 소개됐다. 1999년부터 매년 그해 최고의 위스키 메이커로 선정됐다. 2006년에는 영국 내 슈퍼 브랜드상을 받았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