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국의 외교와 경제 부문에서 성공한 협상은 얼마나 될까? 고려시대 서희 장군의 담판을 제외한다면 자랑할 게 거의 없다. 경제력은 세계 최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협상력은 아직도 후진국의 그것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협상 카리스마’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도전의식이 강한 한국인이 오랫동안 유독 협상에서 기가 죽어 있는 이유를 분석하고 그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먼저 협상을 예술이 아니라 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야 한다고 책은 강조한다. 자타공인, 한국인은 학습의 대가들이다. 빠르게 배우고 신속하게 응용한다. 그것이 ‘기적’이라 불리는 한국 경제의 원동력이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협상력이 예나 지금이나 그 타령인 것은 협상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의 힘으로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과학이 아니라 선천적인 재능이 성과를 좌우하는 예술의 영역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란 의미다.원리가 아니라 기술이나 기교가 협상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선입견도 협상 후진국으로 남아있게 한 요인이다. 파편적인 잔재주로는 성공적인 협상을 끌어낼 수 없다는 것. 그보다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먼저다. 협상은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결론은 협상력은 교육과 훈련에 의해 향상될 수 있으며 교육의 내용은 기술이나 기교가 아니라 원리와 법칙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원칙은 단순해야 한다. 그래야 쉽게 배우고 따라할 수 있다. 책은 ‘이것만 알면 다른 것은 잊어 버려도 된다고 생각되는’ 10가지의 법칙, 즉 ‘협상의 십계명’을 제시하는 데 바쳐져 있다.제1 법칙은 ‘요구에 얽매이지 말고 욕구를 찾아라’이다. 가령 고객이 콜라를 주문했지만 콜라는 없고 사이다만 있을 때 ‘콜라는 없습니다’와 ‘콜라는 없지만 시원한 사이다는 있습니다’라는 두 대응의 결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콜라라는 요구보다 ‘갈증 해소’라는 욕구에 주목해야 좋은 협상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책은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사례들을 동원해 4개의 기본원칙과 6개의 행동원칙을 제안한다. 2년 반 동안 협상 스쿨을 운영하며 3000여 명의 기업인들에게 협상을 가르친 세계경영연구원의 전성철 원장이 그동안의 연구와 교육의 성과를 묶었다.러브마크 이펙트케빈 로버츠 지음/이상민·최윤희 옮김/서돌/272쪽/2만 3000원유달리 고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상품, 서비스, 기업이 있다. 심지어 ‘폐인’을 자처하며 광적인 사랑을 보내기도 한다. 고객 충성도의 핵심이 기능이 아니라 감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러브마크 이펙트’는 이 사랑의 효과를 분석하고 응용 노하우를 제시한다. 세계 곳곳에서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획기적이며 매혹적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위대한 전략의 함정마이클 레이너 지음/딜로이트 컨설팅 옮김/청림출판/1만 5000원기업들은 세심하게 고려된 전략을 세운 후 실행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실패의 고배를 마신다. 시중에 넘치는 각종 획기적인 전략서도 소용이 없다. 원인은 전략 자체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이라고 책은 주장한다. 불확실성을 통제하지 않고선 어떤 전략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며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을 의사 결정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전략의 급소서광원 지음/위즈덤하우스/304쪽/1만 2000원초원을 주름잡는 사자도 때론 굶어 죽는다. 사실 사자의 생존율은 10%에 불과하다. 아무리 강자라 해도 생존이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책은 ‘동물의 세계’에서 뽑아낸 생존 전략이다. 관찰, 목표 설정, 접근, 승부의 순간,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냥의 5법칙으로 이를 정리했다. 맹수의 습성과 실제 비즈니스맨의 사례, 일상의 경험 등을 한데 녹여내 흥미를 자아낸다.농업문제의 심연을 향한 여행이정환 지음/해남/276쪽/1만 5000원지금까지 농업문제는 한미 FTA를 포함해 경제 협상의 ‘뜨거운 감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국농촌문제연구원장을 지낸 저자가 한국 농업의 과제와 전망,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쌀 개방 문제를 비롯한 농업 개방에서 영세하고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 문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았다. 최근 수년간 진행된 각종 협상과 당면 과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10.25~31)1. 대한민국 2030 재테크 독하게 하라/김민수·이광배 지음/미르북스/1만 4800원2. 육일약국 갑시다/김성오 지음/21세기북스/1만 2000원3. 주식투자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홍춘욱 지음/원앤원북스/1만 3000원4. 경청/조신영 지음/위즈덤하우스/1만원5. 이기는 습관/전옥표 지음/쌤앤파커스/1만 2000원6.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송승용 외 지음/웅진윙스/1만 2000원7.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박현주 지음/김영사/1만 2000원8. 이코노믹 씽킹/로버트 프랭크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9.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 4000원10. 에너지버스/존 고든 지음/유영만 옮김/쌤앤파커스/1만원(집계: YES24)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