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속의 경기도’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지방자치단체로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도권의 핵심인데다 가장 많은 인구를 거느린 지자체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또 하나, 경기도는 변화와 개혁의 선두주자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대대적인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선진 지자체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이런 변화의 한가운데에 김문수 지사(56)가 서있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명품 지자체’를 표방하며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김 지사는 ‘일 잘하는 1등 도지사’, ‘약속을 지키는 도지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한국메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조사한 공약 이행 평가에서 전국 16개 광역 단체장 중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한 시간 경기도’ 만들기, 수도권 규제 풀기, 도내 균형 발전, 팔당 수질 개선 등 도민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아울러 소방서 신설, 대학 유치, 민원 콜센터 개소,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비 등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경기 도민 최고의 숙원 사업이던 통합 요금제가 가장 큰 성과라고 봅니다. 지난해 10월 실시한 도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대중교통 분야가 최우선 사업으로 꼽혔습니다. 통합 요금제는 행정구역과 교통수단의 칸막이를 제거한 교통 분야의 광역 통합 행정 실현 사례입니다. 서울 시민과 경기 도민은 서울과 경기도를 버스, 전철 교통수단에 관계없이 갈아타고 갈 수 있게 된 거죠. 내년 상반기까지 좌석버스도 통합 환승 할인제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준비 중입니다.최근 정부가 2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 후속 조치로 지역 분류 시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지역 분류 지표가 중복되고, 보편성과 타당성도 결여돼 있다고 봅니다. 합리적 기준 없이 이분법적 논리로 수도권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최전방 군사 시설 보호 지역과 팔당 상수원 특별 보호 지역 등 특별 규제를 받고 있는 낙후 지역까지 성장 지역으로 분류해 역차별하고 있습니다.균형 발전 정책의 부당성에 대해 중앙 부처를 항의 방문하고,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겁니다. 또한 국회의원, 도의원, 도민, 각종 단체의 의지를 한데 모아 2단계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입법 저지를 위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작정입니다.이는 경기도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해입니다. 경기도에는 군이 4개(여주 양평 가평 연천) 있고 이들 지역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군사 규제, 수도권 2300만 주민에게 맑은 물 공급을 위한 물 규제로 고통을 겪어 왔어요. 경기도가 잘산다고 생각하는데, 경기도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1518만2000원으로 전국 8위(2005년 12월 기준)예요. 경기도에는 국립종합대, 국립박물관, KBS 지국도 없죠.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경기도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경기도 내 지역을 타당한 이유 없이 일률적으로 1단계씩 상향 조정한 오류를 범한 것이고, 이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역 분류는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가 아니고 객관적인 낙후 정도에 따라 해야 할 것입니다.외자 유치는 첨단 기술 도입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책으로, 경기도는 그간 우수한 해외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왔지요. 한·미 FTA가 공식 체결되면 미국을 비롯한 각국으로부터의 외자 유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앞으로 15년간 연평균 23억∼32억 달러의 직접 투자(FDI)가 경기도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는 2006년 국내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 112억 달러의 20∼30% 수준에 해당해요.경기도는 투자 인프라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조성하고 제조업은 물론 사회간접자본(SOC), 물류, 디지털 문화 콘텐츠, 항공, 서비스(의료, 교육, 관광) 등 투자 유치 분야를 다변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취임한 이후 20건 6억3 900만 달러를 유치했지요. 투자 인프라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시책으로 현곡 외국인 투자 기업 전용 단지에 ‘외국인투자기업지원사무소’를 설치, 외국인 투자 기업의 애로와 불편 사항을 적극 해결하고 있어요. 아울러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각종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경영 업무 지원 시스템상에 전문가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외자 유치의 최대 걸림돌인 외투 기업 사적조정지원제도를 도입했죠.지난 10월 4일 합의된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을 계기로 남북 간 경제 협력의 진전과 정전 체제 종식의 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은 분단국, 경기도는 분단도로, 경기도에는 이산가족이 많이 살고 있으며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에 살고 있는 가족과 상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요. 특히 개성 개풍 장단 연천은 옛 경기지역으로, 이번 선언으로 54년간 전쟁과 분단의 최대 피해 지역인 낙후된 경기 북부 지역이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번에 합의된 선언문 중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한강 하구 공동 이용, 개성공업지구 개발, 문산~봉동 간 철도 화물 수송 시작 등이 경기도의 대북 협력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월 5일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개최, 경기도 차원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으며 중앙정부와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경기도가 민선 4기 경제 정책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시작한 경제 활성화 대책 회의는 경기도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과 도의 경제 정책 등에 관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요. 일자리 창출 계획을 시작으로 총 9회에 걸쳐 경제 정책 전반의 폭넓은 주제를 다루면서 관련 전문가로부터 도 경제 정책에 대한 진단과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에 대한 자문을 받았죠.우선 수요자 중심의 경제 정책 수립을 위한 공식적인 의사 전달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기업 애로 사항 해결을 위한 창구 기능을 활발히 수행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앞으로 경기도는 10월 회의부터 참석자 간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한 회의운영 내실화를 위해 20명 내외로 참석 인원을 조정하되 회의주제별로 전문가의 참석 비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김문수 지사는…경북고를 졸업하고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71년 부정 부패 척결 전국 학생 시위와 관련해 제적됐고, 이후 1995년까지 농민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이 기간 동안 노동인권회관 소장 등을 지냈다. 1994년 8월 24년 만에 서울대를 졸업했고, 199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경기도 부천시 소사구)에 당선되면서 현실 정치에 참여했다. 이후 16, 17대에 연이어 당선되면서 3선 의원을 지냈고 한나라당 노동위원회 위원장, 기획위원장,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제32대 경기도 지사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