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상 정화전자 대표이사

“5억 원을 들인 2년여의 노력이 이제야 ‘빛’을 보나봅니다.” 고압방전등용 전자식 안정기 ‘헤너스바’를 생산하는 정화전자의 이찬상 대표는 그간의 개발 과정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전자식 안정기란 램프에 들어가는 기존의 자기식 안정기를 대체할 수 있는 첨단 제품. 자기식에 비해 단가가 비싼 편이지만 높은 에너지 효율과 역률(교류를 직류로 바꿨을 때의 효율)을 보이기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공장 조명, 거리 조명에 사용되는 안정기를 대부분 전자식으로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유가가 오르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에너지 절약형 제품이 향후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어요.”정화전자는 원래 연매출 40억 원 규모의 탄탄한 가전기기 부품 전문 생산 회사다. 하지만 40년간 전자 관련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온 이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살리면서도 기존의 영역을 넘어선 ‘블루오션’을 찾길 원했다.그런 이 대표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조명’ 부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아름다운 조명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평소 생각해 오던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부문이었기 때문이다. 또 조명기기는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다면 차별화된 ‘혁신 제품’을 만드는 것도 일반 전자 분야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헤너스바’보다 먼저 개발한 것은 LED입니다. 형광등이나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아 차세대 조명기기로 각광 받고 있는 제품이죠. 마침 본사가 있는 광주지역에서도 이에 기반한 ‘광(光)산업’을 지역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중이었고요.”LED 제품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던 중, 이 대표는 광산업 전문가들과 식사를 하면서 귀가 번쩍 뜨이는 새 사업 아이템을 만났다. 바로 지금 정화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전자식 안정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자식 안정기는 그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조명부문’의 ‘에너지 절약형’ ‘혁신 제품’이라는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제품이었다. 이 대표는 그 길로 전자식 안정기의 개발에 들어갔다.“물론 우리가 전자식 안정기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자식 안정기의 가장 큰 장점인 ‘에너지 절감’을 가장 획기적으로 달성한 건 우리 제품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이 대표가 개발한 ‘헤너스’바는 기존의 자기식 안정기에 비해 무려 15%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또 빛의 밝기가 20% 이상 증가되며 램프 수명도 50% 이상 연장되도록 설계됐다. 과전압에 의한 안정기 손상을 막을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이를 통해 ‘헤너스바’는 에너지관리공단의 고효율 기자재 인증과 2개의 특허도 얻어냈다.“250W 전구 1000개에 헤너스바를 설치하면 3년 사용 시 1억2236만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15%가량 적게 드는 전기료는 물론이거니와 불량 감소로 인한 시공 및 유지 보수비, 자기식 사용 시에 비해 1.6배에 달하는 램프 수명으로 인한 제품 구매 예산 절감 효과가 포함된 수치죠. 안정기 자체의 보증 수명도 자기식의 3배입니다.”제품이 시장에 나온 지 이제 4개월여가 됐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헤너스바’는 가로등이나 교도소, 원자력발전소 등 각 지자체와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공사에 납품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4종류에 불과한 제품의 라인업을 확충하고, 기존에 수입·생산하는 각종 전구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살릴 것”이라며 “내년엔 올해 예상 매출보다 두 배 성장한 15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약력:1951년생. 69년 서울 인창고 졸. 73년 인하대 응용물리학과 졸. 75년 씨그네티스코리아 입사. 78년 대우전자 부장. 90년 상신전자 상무. 93년 정화전자주식회사 대표이사(현).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