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성적 ㆍ외국어 능력도 입학 전형 자료 ㆍㆍㆍ봉사활동도 '변수'

2009년 3월 개원하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일단 4년제 대학을 나와야 한다. 또는 이에 준하는 학사 학위(독학사 포함)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의학전문대학원과는 달리 지원자에게 특정 과목 이수 학점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로스쿨 제도 후속 추진 일정에 따르면 법학적성시험(이하 LEET) 시행 공고는 당장 내년 5월에 난다. 그 뒤 내년 8월에는 LEET를 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준비 기간이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로스쿨 설치 최종 인가를 받은 대학의 입학생 선발 시기는 내년 11~12월. 자기 관리에 철저한 직장인만이 로스쿨 입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로스쿨은 학부성적(GPA)과 LEET 결과, 외국어 능력을 입학전형 자료로 쓴다. 그 외 대학별로 사회 활동, 봉사 활동을 전형에 활용할 수 있다. 그 밖의 구술 및 심층 면접을 포함한 각 요소별 반영 비율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졸업한 지 수년이 된 직장인이라면 학부 때 성적이 가물가물할 수 있다. 예전에는 모교에 직접 찾아가 성적표 발급기에 지폐를 넣은 뒤에야 성적표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성적 조회가 가능한 대학이 많다.로스쿨법 세부 시행령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학부 성적이 어느 선을 넘어야 지원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금 상황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가천의대 경북대 부산대 경희대는 학부 평점이 80점 이상 돼야 지원할 수 있다. 건국대 충북대 포천중문대 등은 GPA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은 까다로운 곳이 더 많다. 경북대 경희대 전남대 전북대 80점 이상, 부산대 85점 이상, 서울대 83점 이상이다.외국어 부문 역시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전형을 참조할 수 있다. 경희대는 자체 영어시험을 본다. 하지만 토익 텝스 토익 등 공인 영어로 대체하는 학교가 더 많다. 학교에 따라 토익 토플 텝스 가운데 3가지 모두를, 또는 토플과 텝스만, 일부 국립대는 텝스만 반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은 공인 영어 성적의 인정 기간을 원서 접수 마감일을 기준으로 2년 이내로 한다. 아울러 대학에 따라 토익 750점 이상, CBT 토플 213점 이상, IBT 토플 79점 이상, 텝스 650점, 701점 이상 등 하한선을 각기 다르게 두고 있다. 하지만 로스쿨의 도입 목적 중 하나가 ‘국제화 시대에 부응하는 외국어 능력과 국제법 지식을 겸비한 전문 법조인 배출’이다. 이런 이유로 공인 영어 점수 하한선이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보다 높게 책정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신림동 학원가에서는 ‘텝스’ 또는 곧 시행될 ‘국가기관에서 실시하는 어학능력시험’을 유력 대상으로 보고 있다. 올해 토플 대란과 국부 유출 등의 논란으로 토플과 토익은 제외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모르는 일이다.영어가 아닌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른 언어가 외국어 능력 평가에 반영되는지 궁금해 하는 직장인도 많다. 이 역시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와 봐야 안다.로스쿨 준비생이 가장 혼란을 느끼는 게 바로 법학적성시험인 LEET다. 현재 추진 일정을 살펴보면 2008년 8월 LEET가 시행된다. 정부는 MEET(의학교육입문시험), DEET(치의학입문교육시험), LEET를 동시에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조대일 한림법학원 부원장은 “현재 발표된 바로는 LEET가 언어 이해, 추리 논증, 논술 등 3과목 시험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언어 이해와 추리 논증 영역의 객관식 40문제, 시험 시간은 각각 90~120분일 것으로 발표됐다”고 말했다. 조 부원장은 “언어 이해 영역은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문학예술 내용이 평가 문항의 소재가 될 것”이라면서 “추리 논증 영역은 논리학 수학 등의 추리학과 일상적·도덕적 논변, 정책·의사결정, 법적 논변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밖의 논술 시험을 따로 보게 될 전망이다.조 부원장은 “자세한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행정고시 1차 시험인 PSAT(공직적격성평가)의 언어 논리, 상황 판단 문제와 유사한 면이 있다”면서 “이들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고시, 외무고시 1차 시험인 PSAT는 언어 논리, 상황 판단, 자료 해석으로 구성돼 있다. 합격의 법학원 조호현 강사는 ‘PSAT, MEET, DEET와 LEET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는 자료를 내놨다. 조 강사는 “PSAT, MEET, DEET에 비해 LEET의 제시문이 길어질 수도 있다”면서 “추리 논증 영역에서는 수리 추리적인 부분이 출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리 추리 분야는 PSAT의 상황 판단과 자료 해석의 복합 추론 문제와 어느 정도 유사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게 조 강사의 예측이다.그동안 출제된 PSAT의 기출 문제와 답안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csc.go.kr)에 올라와 있다. 일부 수험생과 학원은 LEET가 MEET, DEET와 같은 날 시행된다면 언어 추론 부문을 같은 시험 문제로 치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로스쿨 준비생은 의·치학교육입문검사 홈페이지(www.mdeet.org)에서 제공하는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유리하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법학적성시험 연구개발단은 지난해 LEET 시행 방안을 발표하면서 언어 이해 5문항, 추리 논증 10문항을 예시 문항으로 선보였다. 공개 자료인 이들 문항은 각종 온라인 로스쿨 카페, 로스쿨 준비 학원 자료실 등에 올라와 있다.직장인이라면 이미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로스쿨 서류 심사와 심층 면접을 볼 때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내세울 수 있도록 경력 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직을 하거나 부서 이동을 할 때도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동안 해 오던 업무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에 도전하기보다는 일관성 있는 커리어를 쌓도록 신경 써야 한다.봉사 활동도 아직까지는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다음의 ‘서울대 로스쿨 입시 연구회’ 등 온라인 카페는 회원끼리 단체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봉사 활동을 추진 중인 카페 운영자는 “아무 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준비는 봉사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정모(정기모임)를 겸한 사회봉사 활동에 많은 회원이 호응하고 있다.온라인 각종 카페에는 다양한 정보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DEET, MEET, PSAT 기출 문제, 각종 언론 기사, 학원가 소식·자료가 잘 정리돼 있다. 카페를 통해 ‘강남 스터디’ ‘광화문 스터디’ 등 지역별 스터디에도 참여할 수 있다. 1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로스쿨진학준비위원회(cafe.da um.net/gogolawschool)’, ‘서울대 로스쿨 입시 연구회(cafe.daum.net/snuleet)’, 36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로스쿨을 준비하는 사람들(cafe.daum.net/law school study)’ 등이 유명 카페다.학원가의 로스쿨 진학 설명회에 가보는 것도 ‘감’잡기에 도움이 된다. 베리타스 법학원은 8월 4일 오후 2시 ‘로스쿨 진학 전략 설명회’를 연다. 한림법학원은 ‘로스쿨 및 LEET 대비 설명회’를 8월 25, 26일 오후 2시에 준비한다. 학원 갈 시간이 없는 직장인에게는 교재도 유용하다. 합격의 법학원 조 강사는 8월 LEET 교재를 낼 예정이다. 이 밖의 다른 유명 강사가 집필한 로스쿨 교재들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