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매력적’…주택위주 건설사 ‘No’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를 유지하고 있지만, 종목 선정에 유의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형 건설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 건설주 이외의 종목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며, 특히 주택 위주 건설사의 경우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상반기 국내 건설 경기는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이는 2006년도 상반기 건설 경기가 매우 부진했기 때문에 대체로 예상이 가능했던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이후에도 건설 경기의 회복이 진행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특히 건설 경기에서 토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주택 부문이 건설 경기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2005~06년 주택 공급(분양)이 46만 호 수준에 그침에 따라 건설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시점이다.일부 대형 건설사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건설사는 주택 부문이 50~7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 경기와 분양 경기가 건설사의 매출 및 수익을 결정하는 형태를 띠게 된다. 2006년에서 이월된 주택 공급 물량과 9월 실시 예정인 분양가 상한제, 분양 원가 공개를 피하기 위한 주택 수주가 이어지면서 2007년 상반기 주택 신규 수주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주택 수요자의 주택 구매(신규청약)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건설사 입장에서도 급격한 공급 확대를 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 원가 공개가 실시되면 도급 사업을 비롯한 주택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2006년도 주택 신규 수주에서 큰 몫을 차지했던 재개발·재건축 수주도 감소할 전망이다. 따라서 하반기 이후 주택 신규 수주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주택 신규 수주 감소 ‘전망’특히 주택 위주 건설사의 경우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로 지방 미분양 주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의 새로운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고, 기존 사업지의 경우 분양 대금 회수 지연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 원가 공개가 실시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 번째는 주택 부문의 수주 잔액이 풍부하더라도 재개발·재건축의 수주 잔액이 많기 때문에 조기에 매출로 인식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는 일반 도급 사업의 경우 시행사가 미분양 등을 원인으로 부도가 난다면 시공사인 건설사가 채무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이유로 주택 위주 건설사의 경우 2007~08년까지는 매출 정체,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일부 미분양이 많은 지방의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조기 진행을 위한 현실적인 법적 장치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지만,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 전망이다.토목 위주로 건설 시장이 확대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토목의 경우 대부분의 발주자가 공공(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예산상의 한계 때문에 수주 및 기성(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SOC(사회간접자본) 및 공공 건축 등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BTL(Build-Transfer-Lease),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을 통해 건설사 및 금융사의 자본 투자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민간 자본을 활용한 SOC 사업의 경우에도 보장 수익률이 사라지는 등 리스크 및 수익성 차원에서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급격한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등이 착공되면서 토지 조성 관련 토목공사의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에 관련 건설사의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해외 건설 시장의 경우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건설 시장의 확대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첫째,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주 감소를 해외 시장에서 보전기 위함이고 둘째, 플랜트 건설 경험이 있는 건설사의 경우 중동 플랜트 발주 증가의 수혜를 누리기 위함이다.2006년까지 전체 해외 건설 계약금뿐만 아니라 진출하는 건설사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07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 경험이 없는 건설사도 저개발 국가를 위주로 주택과 토목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진출 러시는 건설사의 외형 확대에는 기여할 수 있겠지만,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반면 대형 건설사의 영역인 해외 플랜트 사업의 경우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는 공급자 중심 시장(Seller’s market)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대형 건설주의 경우 토목, 플랜트, 해외 사업 등의 잘 짜여진 포트폴리오로 인해 주택 부문의 리스크가 상당 부분 희석화될 수 있다. 반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택 위주의 건설사의 경우 매출 정체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개발형 사업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와 재개발·재건축 수주가 많은 건설사가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9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 원가 공개제가 2008년 이후에도 적용될 것을 가정한다면 일반 도급 사업의 경우 수익성 문제로 인해 사업 진행이 쉽지 않아질 것이다. 향후에 건설사는 시행 및 시공을 함께 하는 자체 사업 위주로 주택 사업을 영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며, 따라서 토지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 등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건설 업종 중 대림산업과 GS건설이 투자에 있어 유망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림산업은 과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던 저성장성이 해소되면서 대형사로서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GS건설의 유화 부문(자체 유화사업과 YNCC를 통한 지분법평가익) 실적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상존하고 있지만, 건설 부문만으로 GS건설을 평가하더라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GS건설은 매출 규모로 평가했을 때 현대, 대우건설에 맞먹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그룹사(GS, LG) 매출과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할인돼 거래됐다고 본다. 하지만 그룹사 관련 매출에 대한 할인이 과도하고, 낮은 수익성도 GS건설의 경영 목표인 ‘비용 혁신(Cost Innovation)’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할인 요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조윤호·대신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