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차량 맡기세요’… 맞춤형 서비스

수입 차를 운전하는 박모 씨는 최근 지방에 갔다가 리스 업체의 서비스 혜택을 톡톡히 봤다. 차량 고장으로 정비업소를 찾았는데 40km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당황한 박 씨는 리스사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리스사 직원이 바로 현장에 나와 해당 차량을 수리할 수 있는 정비업소를 소개해 줬고, 현장 수리가 불가능하자 동급의 대체 차량을 대여해 줬다. 그뿐만 아니다. 수리가 완료된 뒤에는 공장에서 원하는 장소까지 차량을 가져다 주는 ‘픽업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었다.박 씨는 국내 자동차 리스 1위 업체인 현대캐피탈 ‘클라스오토(KlassAuto) 법인 리스 프로그램’의 고객이다. 기존 리스 업체들의 ‘메인터넌스(차량 유지 관리)’ 서비스가 단순 차량 정비에 그친 반면,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1급 정비 자격증을 소지하고 고객 만족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차량 출고에서부터 유지 보수, 재구매까지 전 과정을 컨설팅해 줘 인기를 끌고 있다.이런 ‘맞춤형’ 종합 컨설팅 서비스는 현대캐피탈이 2004년 GE와 전략적 제휴를 채결한 후 우리보다 법인 자동차 리스 분야에서 앞서 있는 일본 GE법인의 차량 관리 컨설턴트 제도를 벤치마킹해 내놓은 것이다. 현재 10여 명의 FSA(차량 정비·관리 전문가)가 현대캐피탈의 100여 개 법인 고객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FSA는 고객이 차량 정비가 필요할 때 정비업소를 예약해 주고 현장에 직접 나가 서비스 품질을 감독하며, 고객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즉시 반영해준다.법인 리스시장 1조 원대로 성장FSA의 서비스는 차량 리스를 고려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리스 계약을 고려하는 고객사를 방문해 재무제표상에서 차량 관리비가 차지하는 손익을 분석하고, 리스 이용 시 예상되는 이익을 계산해 판단에 도움을 준다. 리스 이용 고객사의 차량 관리 실무 담당자들에게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각 차량의 운행 사항, 정비 이력, 사고 이력 등 각종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수많은 법인 차량 중에서 어떤 차량이 고장이 잦고, 어떤 운전자가 사고를 많이 내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리스 계약이 끝날 때는 중고차 판매, 재리스 등에 대해 안내해 주고 그동안 절감한 비용 내역도 일목요연하게 분석해 준다.현대캐피탈의 ‘클라스오토 법인 리스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차 공식 정비업체 네트워크를 통한 차별화된 정비 서비스도 강점이다. 2개월에 한 번 씩 실시되는 정기 순회 정비 외에도 평일 주간에 정비를 받기 어려운 상용차를 위한 야간, 주말 정비, 계절별 맞춤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일반 보험사와 같은 긴급 서비스도 매력적이다. 차량 사고 시 사고 처리 전문가가 현장에 나와 사고 조사 및 처리, 보험료 협의까지 맡아서 처리해 준다. 또한 법인 리스 고객사에는 공항 VIP 라운지 무료이용, 의전용 리무진·헬기 서비스 등도 제공된다.법인 자동차 리스 시장은 최근 기업들의 비핵심 분야 아웃소싱 추세와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 리스를 이용하면 차량이 재무제표상 자산과 부채로 계상되지 않아 재무 건전성이 유지되고, 세법상 손비로 인정돼 합법적인 법인세 절세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2004년 7800억 원이던 법인 리스 시장 규모는 2005년 9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섰다. 2008년께에는 시장 규모가 2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현대캐피탈은 전 세계적으로 140만 대의 법인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 GE의 앞선 노하우를 받아들여 2005년부터 대형 법인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리스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장은구 현대캐피탈 이사는 “법인 자동차 리스는 단순히 차량 구입 방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부문을 컨설팅받는 것”이라며 “선진국형 맞춤 서비스로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