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유럽에서는 발기부전이 이혼 사유로 받아들여졌다. 발기부전으로 이혼을 요구받은 남편은 증인 앞에서 발기 능력을 증명해야 했다. 그 일례가 1572년 프랑스에서 있었던 샤를 드 켈레네크 남작 재판이다. 그는 법정에서 발기를 하지 못해 이혼 판결을 받았다.최근 병원을 찾은 결혼 27년 차 노모 씨(67)는 얼마 전 부인과 협의이혼했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원활하지 못한 부부 관계 때문에 서로 서먹한 사이로 멀어지다가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정신적 친밀도가 낮아지다 보니 모든 일에 심드렁해지고 그 흔한 말다툼조차 일어나지 않은 것.부부간 대화가 끊기는 이유는 바로 노 씨의 발기부전 문제 때문이었다. 민감한 사안이라 부인은 남편에게 직접 문제를 말하지 못했고 노 씨 역시 자존심과 수치심 때문에 평소 부인의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피하게 된 것. 서로 피하다 보니 이 같은 균열이 일어나게 됐다.◇세월도 거스를 수 있다= 얼마 전 재혼을 앞두고 필자의 병원을 찾은 66세의 K 씨.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는 외모에 말끔한 옷차림의 K 씨는 7년 전 환갑도 못 치르고 아내가 먼저 간 것을 빼면 경제력이며 자식 농사며 무엇하나 아쉬운 것이 없는 노인이었다. 자식들의 동의도 얻고 결혼 날짜까지 잡았지만 그는 커다란 고민이 있었다. 바로 19세 연하의 새 아내와의 잠자리 때문이었다. 7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그곳의 기능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고 20년 가까이 되는 나이 차이는 그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K 씨는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라면 수술을 통해서라도 새 아내 앞에 당당히 서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상담 후 혈액과 소변 검사와 함께 음경해면체 혈관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는 종합적인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음경으로 가는 동맥 혈관이 막혀 발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K 씨는 발기부전의 수술적 치료 방법인 음경보형물 삽입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부족한 것 없이 잘 살고 있다.◇발기부전 치료의 확실한 희망 ‘음경 보형물 삽입술’= 음경보형물 삽입술이란 음경에 인공으로 만든 보형물을 삽입, 자신이 원할 때 발기 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술법이다. 이 방법은 발기부전 치료의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사정과 성적 쾌감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자신이 원할 때 언제나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합병증이 없고 반영구적인 이 방법은 당뇨병 등 약물이나 주사제로 치료가 힘든 기질성 발기부전 환자에게 마지막 희망이 될 수밖에 없다.사용되는 보형물은 크게 굴곡형과 팽창형이 있는데 굴곡형은 음경에 실리콘 재질의 인조 해면체를 삽입해 발기시키며 평소에는 구부려 놓았다가 필요할 때만 세워서 사용한다. 팽창형은 음경의 발기 메커니즘을 도입한 것으로 작동 스위치, 물주머니, 튜브, 2개의 실린더로 구성된다. 작동 스위치는 음낭에, 실린더는 음경에, 나머지는 복부에 삽입하게 되는데, 작동 스위치를 가볍게 누르면 물주머니의 물이 튜브를 타고 실린더를 가득 채우게 돼 발기가 된다. 수술한 티가 나지 않으며 배우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삶의 질’과 직결된 노인의 성= 60대뿐만 아니라 노년의 성생활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히 유익하다. 성생활은 노화와 치매, 건망증 등의 진행을 억제하며, 특히 성관계를 가질 때 뇌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노년의 우울증이나 의욕 저하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부부간에 애정을 확인함으로써 정서적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질환이 없는 경우는 90세까지도 성 반응이 유지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인데, 60대들에게 성생활을 뛰어넘으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이무연·아담스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www.adams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