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자는 글로벌형…‘우선순위 정하라’

최근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신흥 국가들의 주식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로 자금이 몰려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부 신흥 국가 주식시장의 경우 주가수익률(PER)이 선진국보다 높은 상황이다. PER는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서 주가 수준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즉 PER가 높으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PER가 낮으면 저평가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분산 투자로 안정 수익 노려라’신흥 국가의 PER는 평균 17.6배로 선진국 평균 17.9배에 근접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주식시장 PER는 20배를 상회하고 있으며 베트남 역시 주요 종목의 PER가 25~30배에 달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최근 1년 만에 시가총액이 1조 원에서 18조 원으로 폭증했으며 최근 한 달 동안 무려 41.82%(2월 5일 기준)나 급등했다.사실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보다 더 큰 악재는 없다. 이들 신흥 국가 주식시장의 고평가 우려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과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시장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반응은 오히려 덤덤한 편이다. 골드만삭스는 아직까지 중국 증시에 거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골드만삭스는 최신 경제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증시의 상승은 저금리와 저위안화, 유동성 과잉 등에서 비롯됐다.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증권 시장 긴축 조정에 나서기보다는 증권 발행 규모를 확대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모건스탠리 역시 ‘중국과 인도 등에서 비롯된 신흥 시장 조정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올해 전 세계 경제의 연착륙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시아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괜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 투자심리 고조 등으로 13%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사실 어느 나라 주식시장이건 현재 상황이 거품인지 아닌지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섣불리 거품이라고 판단하고 해외 펀드를 환매했다가 이후 주가가 더 올라 아쉬움의 한숨을 쉴 수도 있다는 얘기다.국가별 주가 상승 여부 및 수준은 해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3.99%로 저조했으나 그 이전인 2005년에는 53.96%로 러시아 다음의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2006년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중국은 2005년에 12.42%로 중하위에 머물렀으며 2004년에는 마이너스 5.55%로 손실을 기록했다. 만일 2004, 2005년 저조한 수익을 올린 투자자가 낮은 성과를 이유로 중국 펀드를 환매했다면 2006년 고수익의 달콤한 열매를 따지 못했을 것이다.이처럼 각 나라별 주가의 향배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따라서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해 해외 펀드에 투자하거나 환매하기보다는 분산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동차 경주에 비유하면 한 대보다 여러 대의 자동차를 출전시키는 것이 우승할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까. 해외 펀드의 포트폴리오 구성은 2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해외 펀드는 투자 지역을 기준으로 해서 구분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식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형, 특정 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지역 투자형이 있다.지역 투자형은 구체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투자하는 아시아형, 동유럽 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동유럽형, 경제성장률이 높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을 묶어 이들 나라에 투자하는 브릭스형 등이 있다. 또 특정 국가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국가형과 금융업이나 원자재 등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형(Sector) 등으로도 나눠진다. 예를 들어 중국에 투자하는 차이나 펀드(China Fund)나 인도에 투자하는 인도 펀드 등이 국가형에 속하며 아시아 소비재 등에 투자하는 아시아 컨슈머 펀드 등은 섹터형에 속한다.특화 펀드일수록 비중 낮춰야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는 ‘글로벌 투자형, 지역 투자형, 국가형 섹터형’의 순서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처음 해외 펀드에 투자한다면 글로벌 펀드나 아시아 펀드 등에 투자하고 추가로 동유럽형이나 친디아 펀드 등에 가입하는 식이다. 이처럼 여러 국가나 지역 등에 골고루 분산된 해외 펀드에 우선 가입하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 국가,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둘째, 핵심-위성(Core-Satellite)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마치 지구와 달처럼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이란 상대적으로 투자하는 범위가 넓은 펀드를 말하며 위성 펀드는 투자 범위가 상대적으로 특화돼 있는 펀드를 말한다. 핵심 펀드를 통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한다면 위성 펀드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펀드를 핵심으로 삼았다면 친디아 펀드는 위성에 해당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아시아 펀드를 핵심으로 정했다면 중국 펀드는 위성에 해당한다. 이때 핵심과 위성의 투자비중은 60 대 40, 70 대 30 식으로 핵심 펀드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이보다 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한다면 ‘핵심-위성1-위성2(Core-Satellite1- Satellite2)’ 전략을 활용한다. 위성2는 위성1보다 좀더 특화된 해외 펀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 여러 국가에 골고루 투자하는 아시아 펀드를 핵심으로 하고 중국과 인도에 투자하는 친디아 펀드를 위성1, 아시아 소비재 업종 주식에 투자하는 아시아 컨슈머 섹터 펀드를 위성2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전 세계에 분산해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를 핵심으로 정하고 아시아 펀드와 중국 펀드를 각각 핵심1, 핵심2로 삼는 것이다. 이때 투자 비중은 50 대 30 대 20으로 한다.끝으로 해외 펀드에 대해 분산을 통한 포트폴리오 투자는 투자 시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즉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시점으로 나눠서 투자한다. 이는 적립식 펀드와 마찬가지로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는 매월 단위로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펀드가 됐든 외국 통화가 됐든 싸게 사서 나중에 비싸게 팔면 이익이 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투자 시점을 나눠 적립식 투자를 하면 설사 해외 펀드 가입 이후 주식시장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더 싼 가격으로 더 많은 펀드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이후 주가가 오를 때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또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와 달리 환율의 영향도 받는데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환율 위험도 피할 수 있다. 즉 매월 나눠 투자하면 환율이 떨어졌을 때 더 많은 외국 통화를 매입하고 환율이 올랐을 때 더 적게 사게 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도 줄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