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는 가치투자…‘믿고 기다려라’

“부동산 투자나 은행에 돈을 맡기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이 40%나 투자할 정도로 투명해졌고 10년 내에 2500은 갈 수 있는 좋은 환경입니다. 모든 국민이 주식투자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슈퍼개미’로 불리는 박성득 씨(50)가 최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슈퍼개미 주식투자 교과서’를 출간했다. 15세에 식당 보조로 출발해 대형 일식집을 운영하다가 주식시장에 입문, 현대약품 제1대 주주(시가 100억 원 상당)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다.그에게 주식투자 비법을 물었다. 가치 투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유보가치, 청산 및 미래가치를 분석하고 대표이사의 도덕성을 파악한 뒤 저평가된 회사를 사 목표가의 80% 수준에서 판다는 원칙만 지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죠. 주가의 일시적인 등락에 현혹되지 말고 철저한 분석으로 선택한 주식이 오를 때까지 5년이든 10년이든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그가 보는 우리 주식시장은 황금시장이나 다름없다. 투기판이나 다름없던 과거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한 데다 주식의 가치가 60%도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기회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한국은 경제가 튼튼한 나라입니다. 외국인들은 매년 10조 원의 배당과 주식 가격 상승으로 돈을 벌고 있죠. 우리 국민들이 살기 어려운 것은 기업들이 돈 벌어 놔도 주식이 없어 수익이 없기 때문입니다.”박 씨는 간접 투자라는 대세에 맞서 직접 투자를 권한다. “직접 투자는 경제 공부를 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경제신문과 잡지, 방송은 최고의 스승이죠. 세상과 경제를 보는 자신만의 잣대와 눈이 있어야 부자가 됩니다.” 이것이 갖춰지지 않으면 투자에 나서면 백전백패라고 힘주어 그는 강조했다.이 같은 주식투자 철학에 확신을 갖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삶 자체를 몸뚱이 하나로 시작했다. 진해의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할머니 밑에서 살다가 열다섯 살에 집을 뛰쳐나왔다. 횟집 보조로 출발해 1994년 ‘대어’라는 전국 최대 규모의 최고급 일식집(350평) 경영자가 되기까지 독심을 품고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시작한 주식투자였지만 1987년부터 1997년 외환위기까지 소문과 정보 위주의 투자로 10억 원 정도의 돈을 까먹었다.‘어떻게 번 돈인데’라는 회한과 고통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수차례 죽을 결심을 하기도 했다. 그 고통이 그를 공부로 떼밀었다. 낮에는 물론 잘 때도 주식방송을 틀어놓았다. 24시간 주식과 경제 금융 공부에도 몰입했다. 진짜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이다.“정말 지루했지만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노력했습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매일 밀려왔지만 보약은 입에 쓰다는 생각을 상기하면서 피눈물 나게 공부했습니다.”마침내 그가 찾아낸 비법은 간단했다. 잘 아는 업종 종목들을 6개월 이상 치밀하게 연구해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것.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거래량이 적은 주식이라면 더 좋다. 미래 성장가치를 감안해 목표 주가를 설정했다. 그때부터 길고도 지루한 기다림이 시작된다.그는 1998년 중외제약 주식을 주당 6000원에 샀다. 그리고 5년을 기다렸다. 2003년 2만3000원에 매도, 투자를 위해 빌린 돈을 갚고도 46억 원이 남았다. 대우증권 현대약품 등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사 큰돈을 벌었다. 선택한 회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오를 때까지 믿고 기다리면 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다시 한 번 그에게 물었다. 다른 비법은 없느냐고. “특별한 게 있나요.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죠. 개미들은 공부해 저평가 주식을 발굴하고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미래의 성장 가치를 주목하고 과거의 실적을 믿지 말고, 오로지 현재의 실적과 미래 가치,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십시오.”부산=김태현·한국경제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