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 안정 ‘유력’…중동 평화가 열쇠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장 무섭다.’원자재 가격 상승이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46명의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07년 경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요인으로 꼽혔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원가 부담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원자재 가격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무역 흑자는 1조2600억 달러가량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은 0.28%포인트 움츠러든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10% 오르면 경제성장률과 무역수지 소비자물가는 각각 0.5%포인트, 2조4600억 달러, 0.23% 감소하고 교역 조건은 4.3%나 악화된다.세계 각국의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은 2007년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인 국면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우선 국제 유가. 블룸버그는 배럴당 브렌트유 가격이 2006년 평균 66.3달러에서 2007년 61.3달러로, 로이터는 66.9달러에서 62.3달러로 내려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두바이유 가격도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관측된다.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2006년 60.5달러에서 55.5달러로 8.3%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유가 하락의 이유는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고유가에 따라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여 공급량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수요는 세계 경기 둔화에 따라 다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2003~05년 연평균 42.2%의 가격 상승률을 보인 국제 원자재 가격도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철광석이 소폭 상승할 것이지만 구리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리는 2006년 톤당 6772달러에서 2007년 6127달러로, 알루미늄은 2529달러에서 2303달러로, 니켈은 2만1181달러에서 1만7184달러로, 아연은 3022달러에서 2934달러로 내려앉을 전망이다.비철금속의 가격 하락 전망은 세계 경제의 조정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 산업국과 미국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 유가의 하락도 비철금속 가격 하락의 이유가 된다.그렇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유가의 경우 그동안 국제 유가를 좌지우지하던 중동지역의 정치 불안이 다시 커지면 또다시 고공 행진을 벌일 공산이 크다. OPEC의 행보도 큰 변수다. 추가 감산과 그 규모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제 원자재 가격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내림세로 돌아섰다지만 기본적으로 가격에 따른 수급 탄력성이 낮아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한동안 이어갈 것이다. 국제 유가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 재차 오르막 행보를 걸을 수도 있다. 원자재 가격은 유가와 연동성이 크기 때문이다.투기자금 역시 예의주시해야 할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국제 투기자금은 원유와 원자재에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곡물시장으로 옮아가고 있지만 원유나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 대상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