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최근 내년 한국의 차기 대선에서 최대 이슈는 경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의 여론조사에서도 ‘경제를 잘할 것 같은 사람’이 대통령을 고르는 제1의 기준이라는 결과들이 나왔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들이 경제 관련 공약 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후보들은 이 분야의 내로라하는 ‘브레인’들을 대거 모셔 오고 있다. 일부는 ‘제발’로 도와주겠다며 캠프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각 후보 진영은 경제 전문가들로 북적이고 있다.쭑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김근태 의장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오랜 민주화운동으로 다져진 동지적 신뢰와 인연 때문에 결속력도 남다르다. 김 의장은 여의도 신동해빌딩에 있는 재단법인 ‘한반도재단’을 통해 정책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한반도재단은 김 의장의 싱크탱크로 실질적인 정책 자문의 산실이다.문용식 사무총장(나우콤 대표이사), 김종삼 운영위원장, 이래경 정책연구원장 등이 실제 운영을 이끄는 한반도재단은 그 아래에 경제사회포럼, 동북아전략연구소를 두고 학계 경제계 인사들을 직간접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경제, 노사, 한반도 문제 등에 관한 주요 정책 수립과 자문이 여기에서 이뤄진다.오두환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경제사회포럼에는 조우현 숭실대 교수, 오영석 박사(개방과통합정책연구소 소장) 등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오해진 LG인력개발원 고문, 에너지연구원장을 역임한 장현준 포항공대 초빙교수, 정영주 월간마라톤 편집인, 고영하 하나로미디어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도 여기에 포함된다.이 밖에 이찬근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배규식 박사(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등도 김 의장에게 정책 조언을 하고 있고,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공동 저자인 정승일 국민대 교수도 친분이 있다.김 의장의 ‘경제 교사’ 역할은 서울대 상대 선후배 모임인 ‘근우회(槿友會·김근태의 친구 모임)’가 하고 있다. 경기고, 서울대 상대 1년 후배인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도 수시로 경제자문을 한다. 김 의장의 은사로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도 경제 스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국주 전 제주은행장, 정주호 전 우영 부회장, 김태동 전 금융통화위원, 김동녕 한세실업 회장 등 경기고 또는 서울대 상대 동창들이 비공식으로 경제자문을 한다.당내에선 지난 6월 당 의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돕고 있는 이계안 의원과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목희 의원을 꼽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의 이계안 의원은 김 의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뉴딜 정책’을 기획했으며, 이목희 의원은 뉴딜 정책을 진척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업무를 맡았다. 김 의장은 경제 문제에 관한 한 서울대 상대 후배인 두 의원에게 귀를 기울인다는 후문이다.쭑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경제 분야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내세우고 있는 모토는 ‘중산층이 튼튼한 나라’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생산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정 전 의장의 지론이다. 중소기업이 튼튼해져야 양질의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일자리가 최고의 인권이자 복지라고 생각하고 있다.정 전 의장의 이 같은 정책 구상을 뒷받침하고 있는 싱크탱크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사단법인 ‘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다. 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안팎에 정책자문그룹과 조언그룹, 실무참모그룹 등이 방사형으로 포진해 있다.나라비전연구소 이사장은 열린우리당 박명광 의원이 맡고 있다. 박 의원은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와 대외담당 부총장을 역임한 학자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박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정 전 의장의 지지그룹을 챙기고 있다.연구소장은 정 전 의장과 서울대 72학번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권만학 경희대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권 교수는 지난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정 전 의장을 도왔다. 실무는 시사평론가 출신의 이재경 전 당의장 비서실 차장이 연구기획실장으로 총괄하며,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연구소를 정점으로 정치·경제·통일외교 등 각 분야 대학교수들이 정책자문그룹으로 활동한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서울대 류근관 교수와 연세대 정갑영 교수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이들 학자그룹과 3∼4주에 한 번꼴로 말 그대로 ‘나라 비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정책자문을 받는다.당내에서는 미국 라이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의 채수찬 의원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의원이 정 전 의장을 돕는 경제 브레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연구원의 K 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의 C 연구위원도 일조하고 있다.쭑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제 참모들은 ‘신구(新舊)’ 조화가 특징이다. 원로는 남덕우 신현확 전 국무총리 등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그룹들이 대표적이다. 남 전 총리는 현재 박 전 대표의 후원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만제 전 경제부총리도 조언그룹이다.박 전 대표의 대선을 위한 비전은 ‘선진화’다. 이 큰 틀의 하위 개념으로 ‘국민화합’과 ‘대한민국 경쟁력’이란 컨셉트를 갖고 역차별 해소, 부동산 대책, 일자리 창출, 성장 전략 등을 짜고 있다. 당 내외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 공약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내에선 대표적 ‘경제통’인 유승민 최경환 의원 등이 정책 개발을 담당하며 분야별 전문가들을 연결하고 있다.유 의원은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로 2000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시절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2002년 대선 직전까지 연구소장을 지내면서 이 전 총재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경제기획원 출신의 박종근 의원과 경제학자인 이혜훈 의원 등도 당 경제 브레인이다.박 전 대표 측은 당 바깥의 경제 참모들을 밝히길 극도로 꺼리고 있다. 본인들이 아직까지 실명을 밝히길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분들”이라며 “적당한 시기에 도와주고 있는 사람들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언론에 노출된 대표적 학자다. 방 교수는 19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방 교수는 동료 학자들과 함께 경제 분야 등 정책을 박 전 대표에게 자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주창한 ‘경부대운하론’의 비현실성을 밝히는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밖에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성균관대 명지대 한양대 등에 재직하고 있는 경제·경영 관련 교수들도 참여하고 있다. 과학 기술은 이 분야에서 저명한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A 씨와, 서울대 모 교수가 적극 도와주고 있다.쭑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 화두는 ‘국가 경영’. 그런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캠프의 특징은 전문가 그룹이 중심이 되고 있다.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원(GSI)과 바른정책연구원 소속의 일부 학자들이 경제 분야를 비롯한 정책 기획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GSI의 전신은 이 전 시장이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이다. 이 전 시장이 이사장직을 내놓은 후 GSI로 개편됐다. 류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으며 수십 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류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등의 철학적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실장으로, 경제 현안을 자문하고 있다. 이인영 서울대 교수도 역시 경제 분야 조언자다.바른정책연구원은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대학원 교수가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 교수는 2001년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원회의 미래경쟁력분과위원장을 맡았을 때 위원으로 함께 일했다. 친 이명박 성향의 교수단을 이끌며 정책개발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각 분야 전문가들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열심히 뛰고 있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장인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별개의 경제쪽 전문가 자문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이 대선에서 정책 경쟁을 주도할 수 있도록 내륙운하나 과학도시 같은 거대공약을 개발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강 전 차관도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원회의 미래경쟁력분과위원회에서 이 전 시장과 함께 활동한 적이 있다.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자문했던 정동양 교원대 교수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내륙운하 부문을 도와주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10월 이 전 시장의 유럽 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다. 한반도 운하와 함께 핵심 공약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과학비즈니스도시 건설을 돕는 전문가들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에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기업연구소 연구원들이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필 서울대 교수(물리학)도 자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쭑 손학규 전 경기지사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통합 젊음 미래’를 내세운다. 때문에 캠프엔 민주화 세력에서부터 기업인 전문가 관료출신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경제와 관련해선 각 분야별로 소장파 위주의 전문가들이 탄탄한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도 적지 않아 실명 공개는 극히 꺼리고 있다.동아시아미래재단과 드러나지 않은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경제 분야 정책 공약들을 짜고 있다. 남상우 KDI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와 김태승 전 경기개발원 부원장 등 수십 명의 각 분야 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인 싱크탱크는 ‘100일 민심대장정’에서 기록한 ‘민심의 소리’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KDI 부원장 출신의 남 교수는 거시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손 전 지사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와 관련된 일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분야별 전문가를 살펴보면 교통은 조중래 명지대 교수를 꼽을 수 있다. 경희대 S교수는 거시경제, 국책연구기관에 근무하는 Y 씨는 조세를 담당하고 있다.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에 있는 K 씨와 Y 씨는 중소기업과 화폐금융 분야를 각각 조언하고 있다. 서울대 J 교수는 국제경제 파트를 책임지고 있다.보건복지부 장관과 국회 예산정책처장을 지낸 최광 외국어대 교수와 이수영 전 교통개발연구원장, 한정길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 사조그룹 회장인 주진우 전 의원 등이 손 전 지사와 가깝게 지낸다.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과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김성식 씨가 캠프를 총괄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손 전 지사는 이들 전문가 그룹들이 만들어내는 것만으로 공약으로 삼지 않는다.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현장성을 가미하고 있다. ‘비전투어’를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차원이다. 전문가들이 만든 정책을 바탕으로 일선 이해 당사자, 정책 수요자들의 의견을 두루 수용해 다듬은 다음 최종 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쭑 고건 전 국무총리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람들은 다양하다. 36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맺은 다양한 인맥 덕분에 자문그룹이 두터운 편이다. 공식 선거 캠프는 없지만 정무 기획 공보 등 선거캠페인본부의 구조는 갖추고 있다.고 전 총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조직은 서울 종로구 인의동 인의빌딩에 있는 ‘미래와 경제’다. 미래와 경제는 지역별 현안과 이에 대한 대안을 연구하는 두뇌집단이지만 직능단체 연합체 성격을 띠고 있다. 현재까지 대구 전북 충남 충북에서 지역별 조직을 이미 만들었다.고 전 총리의 경제교사 역할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김중수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한다. 김 교수는 미래와 경제의 정책개발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중수 경제팀’에는 연세대 이두원, 홍익대 김종석, 숭실대 이진순, 중앙대 홍기택, 서강대 김경환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고 전 총리가 고문으로 있는 다산연구소도 주목받는 모임이다. ‘창조적 실용주의’의 기치를 내건 이 연구소에는 변형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자문위원으로 있다.고 전 총리는 매주 원로 10여 명으로 구성된 동숭포럼의 멤버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는다. 동숭포럼에는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정경균 서울대 명예교수, 김재순 전 국회의장, 고 전 총리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부시장이었던 강홍빈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진수 총회신학연구원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 총리와 인연을 맺고 있는 경제인도 적지 않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은 김상하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 전 회장은 고 전 총리가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가깝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신수연 전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연환 선인터내셔널 대표, 우중구 엠피오 대표 등도 우군(友軍)이다.정치권에서는 열린우리당 안영근 박병석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 민주당 이낙연 신중식 최인기 의원과 김영환 강운태 전 의원 등이 고 전 총리와 친분이 두텁다.홍영식·강동균 한국경제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