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넘는 ‘땀의 기록’

●김낙훈 지음/선암사/320쪽/1만2,000원중소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한국 벤처산업의 대부로 불리는 정문술 미래산업 회장은 ‘목숨을 거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그만큼 어렵고 힘들고 고된 과정이라는 의미일 터이다.〈멋진 기업인 이야기〉는 피 말리는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가진 것이라곤 열정과 끈기뿐이었던 중소기업인들의 회고담이다. 지금은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의 성공학이다. 또한 뒷걸음질치는 한국의 기업가 정신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다.책은 36인의 성공한 중소기업인들을 소개한다. 공통점은 대부분 외길인생, 자수성가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 성호정 송학식품 사장은 청소년 시절 여덟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자전거에 뻥튀기를 싣고 팔러다녔지만 지금은 수천명을 먹여 살리는 중견기업을 일으켜세웠다. 고아였던 이동훈 성실타공 회장은 구두닦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등 숱한 고생을 했지만 이젠 어엿한 업계 선두기업을 이끌고 있다.가난은 그들에게 고등교육의 혜택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박세준 엔텍바이오 사장은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로 120여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할 정도로 최고전문가가 됐다. 그것도 자동공압펌프, 음식물쓰레기 및 분뇨퇴비화 시설 등 복잡하고 전문적인 제품들에 대한 특허다.목표를 정하면 도무지 굽히거나 에둘러가기를 거부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희영 한국열처리 회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지만법관의 길도 직장인의 길도 ‘적성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밀쳐내고 열처리 기술에 매달렸다. 코피를 쏟으며 쓰러질 정도로 배우고 익히는 데 요령을 피우지 않으며 세계적인 열처리 업체를 일궈냈다.그들의 꿈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한줌의 게으름도 허용하지 않는다. 국내 최고의 인쇄업체인 삼성문화인쇄의 조영승 사장은 지금도 전철로 출퇴근을 한다. ‘생활은 검소하게, 제품은 최고급으로’가 그의 좌우명이다. 운반기기업체인 수성의 김정배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먼 훗날 후손이 당신에게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일하고 또 일했노라고 답하리라.”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경제·경영 베스트셀러(11.23~11.29)1.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2.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3. 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박용석 지음/토네이도/1만2,000원4. 피라니아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안진환 옮김/시공사/9,500원5.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6.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원7. 부자가 되려면 채권에 미쳐라/심영철 지음/한국경제신문사/1만1,000원8. 여자 경제학/유병률 지음/웅진지식하우스/9,800원9.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2,000원10. 롱테일 경제학/크리스 앤더슨 지음/이노무브그룹 옮김/랜덤하우스/1만9,500원 (집계: YES24)〈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라〉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편저/굿인포메이션/352쪽/1만5,000원10년 후 세계경제의 변화를 어림할 수 있는 38가지의 트렌드를 분석했다. 자원경쟁, FTA, 인재확보, 국제표준전쟁 등 향후 시장 파급효과가 큰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트렌드를 짚은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와 관계를 살펴봤다는 점이다. 학계, 기업연구소, 국책연구소 등 각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해 해당 이슈의 요점과 시사점을 분석하고 있다.〈세계적 인물은 어떻게 키워지는가〉빅터 고어츨 지음/박중서 옮김/뜨인돌/490쪽/1만5,000원저명인사들이 받은 교육의 비밀을 담은 책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대개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의 직관적인 판단에 근거해 주관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이 책은 사업가, 정치인, 탐험가 등 600여명에 달하는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을 분석해 객관성을 높였다.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든든한 조언자를 두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지적된다. 영재교육을 위해 진행된 방대한 연구의 결과물이다.〈투자자의 미래를 바꾸는 1% 펄〉유상수 외 지음/팍스넷/282쪽/1만5,000원독특한 방법론을 취하고 있는 주식투자 전략서다. 우회상장을 분석하면 기업의 실체를 정확하게 짚어볼 수 있다는 것. 우회상장기업의 주가는 대개 급상승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게 사실이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우회상장 대상기업을 발굴하는 요령에서 우회상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시그널들을 분석하는 법을 제공하고 있다.〈정감록 역모사건의 진실게임〉백승종 지음/푸른역사/380쪽/1만4,500원〈정감록〉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서(奇書)다. 새 시대를 열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예언한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그만한 오해를 샀다. 그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역사이며 생생한 사회심리학의 현장이다. 책은 〈정감록〉이 개입된 영·정조 시대의 3대 역모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예언을 통해 한국사를 재조명하려는 한 역사학자의 노고가 흥미진진한 사건기록으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