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통합 뉴스 스크랩서비스 선보여

A공사 홍보실 김영철 대리(가명)는 요즘 큰 짐 하나를 덜었다.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10여개 조간신문을 훑으면서 회사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는 일에서 해방됐기 때문이다. 읽고 자르는 데만 2시간 이상 걸리는,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닌 일을 대신 해주는 이는 다름 아닌 ‘아이서퍼’라는 인터넷 서비스. 쏟아지는 뉴스 가운데 필요한 정보만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자동 스크랩까지 할 수 있는 똑똑한 서비스 덕에 업무가 한결 수월해졌다. A공사처럼 아이서퍼(www.eyesurfer.com)를 유용하게 쓰고 있는 관공서, 기업은 150여개사에 이른다. 서비스 시작 8개월 만의 성과다. 가입신청도 계속 늘고 있다. 실적이 말해주듯 반응이 폭발적이다. 거의 업무효율을 300% 이상 높였다는 호평들이다.아이서퍼 개발의 주역은 임경환 비플라이소프트 대표(38)다. 24살이던 지난 92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설립, 14년째 강소(强小) 벤처로 키워왔다. 그는 아이서퍼에 대해 “서비스를 접한 기업들 대부분이 흔쾌히 가입하고, 해지율은 극히 낮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기술력, 서비스 품질에 대해 자신감이 대단하다.여세를 몰아 9월25일부터는 일반 네티즌 대상의 ‘아이스크랩’(www.eyescrap.com)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진출도 적극 모색 중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바빠지게 생겼다. 임대표를 만나 강원도 춘천에 본사를 둔 ‘지방 벤처’의 흔치 않은 성공기를 들어봤다.아이서퍼의 인기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기업이나 관공서 홍보실에서 신문기사를 오리는 일을 하지 않게 하자는 비즈니스 컨셉으로 출발했어요.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뉴스 정보들 중에서 원하는 것만을 맞춤형으로,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인터넷을 통해 자동 스크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 아이서퍼는 국내 최초의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 스크랩서비스입니다. 아이서퍼를 활용하면 홍보실 직원 1~3명의 인원이 2~3시간 하던 일을 1명이 30분 이내에 할 수 있어요. 물론 조작도 간편하고요.국내 주요 언론사와 신문지면 PDF 등 뉴스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해 뉴스 저작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입니다. 지난 9월 초에는 ‘디지털 뉴스저작권 사업’의 공식 MCP(Master Contents Provider)로 선정돼 37개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 총괄유통을 담당하고 있어요. 국내 언론사와 비플라이소프트는 윈윈을 원하는 동반자 관계인 셈이죠.얼마만의 성과입니까. 92년 8월 조그마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차리면서 IT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어요. 건설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만들면서 조금씩 회사를 키웠죠. 98년 지능형 에이전트(IA) 수집엔진 개발을 시작하면서 ‘인터넷 정보’라는 화두에 집중했습니다. 이때 내놓은 정보수집 솔루션인 ‘인포젠트 지프로’(INFOZENT GPro)의 경우 삼성, 국민은행, 서울대, 정부부처 등에 납품했는데 지금껏 좋은 평을 받고 있어요. 이것으로 2001년 삼성전자, 태평양 등과 함께 장영실상을 수상했을 때는 무척 감격스러웠지요. 이를 기반으로 지난 1월 뉴스 스크랩서비스 아이서퍼를 내놓은 건데, 출발이 아주 좋은 편입니다. 이미 150여개 기업, 관공서에서 사용하면서 높은 만족도를 표시하고 있어요. 곧 나올 개인용 뉴스 스크랩서비스 ‘아이스크랩’에 거는 기대도 무척 큽니다. 온·오프라인 통합 스크랩서비스라는 사업모델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 있는지요. 정보화사회에서 정보관리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어요. 기업의 흥망성쇠가 정보관리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특허기술인 지능형 에이전트(IA) 기술을 기업의 뉴스정보관리에 이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제품개발에 앞서 기업의 홍보실과 공공기관 공보실 등의 업무 플로를 분석해보니 정말 많은 인력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더군요. 아직도 수작업으로 신문 스크랩을 하는 곳이 많아요. 인력, 비용,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뉴스정보 관리를 통해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자는 목표로 도전한 겁니다.뉴스정보 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최근 모 통신관련 기업이 부도가 났습니다. 몇몇 은행에선 최근까지도 이 기업에 대출을 해줬다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요. 하지만 그 기업의 부도 징후는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어요. 은행에서 이런 뉴스정보만 미리 꿰뚫고 있었더라도 리스크를 피할 수 있었겠죠. 뉴스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리스크매니지먼트의 시작이라는 교훈을 주는 사례입니다.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 입장에서도 뉴스정보 관리가 필수입니다. 아직까지 뉴스콘텐츠는 기자와 언론사의 어문저작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저 역시 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뉴스는 무료’란 인식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뉴스 스크랩서비스는 뉴스콘텐츠 저작권에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 이런 인식의 전환에도 한몫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새로 개척 중인 시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능형 에이전트(IA) 로봇엔진은 특허 획득에 이어, 아이서퍼 BM 특허를 출원 중입니다. B2B서비스인 아이서퍼의 2단계 사업인 B2C서비스 ‘아이스크랩’은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고요. 9월25일부터 20개 신문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데, 기존의 PDF서비스보다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평을 받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앞으로 ‘인터넷으로 종이신문 볼 때는 아이스크랩’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거예요. 3단계 사업은 유비쿼터스 영역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신문을 볼 수 있는 차세대 미디어서비스가 등장할 겁니다. 이미 시험서비스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IT사업을 일구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남다릅니다. 원래 작곡가 지망생이었습니다. 음대 작곡과에 진학했는데, 1학년 때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을 다치고 말았어요.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니 음악가의 꿈도 접어야 했죠. 한양대 경영학과에 다시 진학, 졸업 후 바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전화위복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6평짜리 사무실에 컴퓨터 두 대를 놓고 소프트웨어 개발을 했는데, 첫 작품인 건설 관련 프로그램의 반응이 좋아 출발이 순조로운 편이었죠. 지능형 에이전트(IA) 로봇엔진 분야는 98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이서퍼는 2004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했고요. 조금씩 영역을 확대하면서 회사를 키워 온 셈이죠. 현재는 임직원 60여명이 올 매출 82억원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포부는 무엇입니까. 뉴스 스크랩서비스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우연히 일본에서 시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놀랍다는 반응이었어요. 앞으로 해외사업에도 적극 나서 볼 계획입니다. 한편으로는 뉴스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인식전환에 한몫 하고 싶습니다. 논란 끝에 유료서비스 인식이 정착되고 있는 MP3처럼 뉴스 스크랩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해요. 버터플라이에서 따온 회사이름처럼, 각고의 노력 끝에 화려한 나비로 날아오를 날이 곧 올 겁니다.임경환 비플라이소프트 대표약력: 1969년생.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98년 비플라이소프트 설립. 99년 신기술개발 벤처기원 인증(중소기업청). △수상: 2001년 IR52 장영실상(과학기술부장관). 2002년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중소기업청), 과학기술 유공자(국무총리). 2004년 한국인터넷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