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기술의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데다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는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명기술 등의 진보를 들 수 있다. 과거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것들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기술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점점 오래 살게 되면서 뇌 관련 질환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신약개발업체인 파이자(미국 뉴욕 소재)가 200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뇌질환에 의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1조원이나 된다.쭨기술혁신과 융합= 신경과학은 생명과학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과 나노기술의 복합체다.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 같은 두뇌영상장치는 정보통신기술 발달이 신경과학의 발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례다.두뇌영상기술을 통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이를 발판으로 신경과학기술 연구가 탄력을 받았다. 두뇌영상은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를 위해 연산 처리 속도가 대단히 빠른 컴퓨터칩과 두뇌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필요하다. 정보기술혁명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이미 두뇌영상장치는 암이나 뇌수술 등에 없어서는 안될 의료장비로 자리잡았다. 또한 정신병 진단에 필수장비로 쓰이고 마케팅 도구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두뇌영상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두뇌영상장치도 등장했다. 반도체 기술로 하드웨어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진데다 소프트웨어의 알고리즘을 효과적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나노기술도 신경과학기술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뇌에 이식하는 신경보철물은 나노기술이 없으면 제작이 불가능하다. 두뇌의 자기방어장치(Blood Brain Barrier·BBB)를 피해 꼭 필요한 양의 약품만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나노펌프를 뇌에 이식하기도 하고 약품의 입자를 나노 크기로 아주 작게 만들기도 한다.쭨인구구조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는 엄청난 투자자금이 들어가는 신경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살게 되면서 뇌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50년에는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지금보다 15배나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2030년에는 중국 인구의 4분의 1(약 4억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일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 의학저널 <랜셋>은 지난해 “알츠하이머 환자수는 2,400만명이고 매년 46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2040년에는 선진국의 경우 알츠하이머 환자수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인도 등에서는 세 배나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쭨사회적 동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의약품에 대한 수요도 신경산업의 발전을 자극하고 있다. 약을 먹고 자신감을 높인다거나 성적만족도를 높이는 경우가 해당된다. 실제로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약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세팔론(미 펜실베이니아 프레이저 소재)이 개발한 프로비질은 당초 기면발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오후에 쏟아지는 졸음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세팔론은 프로비질 매출이 2010년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우울증 치료제를 주식투자자가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감정안정제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기억능력 복원 약품이나 전기자극장치를 치료제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을 전망이어서 삶의 질 향상 의약품은 치료제 시장보다 더욱 까다로운 규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뉴로인사이츠의 잭 린치 이사는 “약을 통한 삶의 질과 안전을 부작용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부작용이 삶의 질 향상 약품 공급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luxi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