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자산이고, 경쟁력이며 고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해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졌으면서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브랜드는 국가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요즘 같은 제품 균질화 시대에 브랜드의 위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경쟁제품과 품질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강한 브랜드력에 밀려 고전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브랜드 파워는 마켓 셰어나 이익 크기와 직결된다. 브랜드는 이제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힘이 있는 브랜드는 우선 소비자로 하여금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갖게 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용이하게 해주며 마케팅 위기에 쉽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가 힘이 있으면 가격의 인상시 수요가 비탄력적으로 움직이지만, 세일 때는 탄력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브랜드력이 있으면 유통채널의 협력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효율성도 증가하고, 브랜드 확장의 기회나 라이센싱 기회도 생기게 된다. 날로 높아지는 인건비와 원자재가격, 환율 등에 시달리는 그 한국 기업에 브랜드 파워는 비상 탈출구이자 최후의 생존수단이다.이제 국내기업들도 본격적으로 경쟁력 있는 브랜드 창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조직적인 브랜드 관리에 나서야 할 때이다. 강력한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브랜드는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 그리고 꾸준한 관리가 뒤따를 때 얻어지는 것이다.좋은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일까?일반적으로 브랜드 요소를 선택할 때는 5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첫째는 기억 용이성이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기준이지만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는 점은 브랜드 자산 구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브랜드 네임의 선택이나 로고, 심벌, 캐릭터, 슬로건, 패키지 등의 구성에 있어서 기억 용이성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인이다.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는 발음하기 좋고 식별하기도 쉬워야 하며 독특해야 한다.둘째는 유의미성이다. 브랜드는 제품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의 특별함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이익까지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브랜드 네임을 들었을 때 브랜드의 이점이 즉각 연상되는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이다.셋째는 활용가능성이다. 여기서 활용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다른 제품카테고리에도 그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가와 다른 나라 또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그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다른 제품카테고리에서의 활용, 즉 상표확장은 기업에 상당한 부가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브랜드 전략 구상의 초기부터 추후의 활용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야 한다.넷째는 브랜드 구성요소의 변경 가능성이다. 소비자의 가치관과 트렌드는 시시각각 변한다. 경제 성장 및 정보화 혁명으로 인해 그 변화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브랜드는 그러한 소비자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구성요소도 소비자의 변화에 부응할 수 있도록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다섯째는 법적 보호 장치이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항상 모방의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모방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적 등록 절차를 출시 전에 국내외에서 밟아두어야 한다. 법적 규제를 피하는 모방도 가능하므로 브랜드 설계시 모방을 억제할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이러한 기본적인 브랜드 요소 선택 기준들은 제품, 가격, 유통, 촉진 등의 마케팅 믹스 변수들에 의해 보다 구체화된 모습을 띠게 된다. 선택된 브랜드 요소들은 마케팅 믹스 변수들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우선 제품은 브랜드의 성공의 열쇠이다. 따지고 보면 브랜드 요소들도 제품의 한 부분이다. 제품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품질이다. 지금 같은 공급 과잉 시장에서 품질은 최소한의 요건이다. 품질이 완벽하지 못한 제품은 이제 시장에 진입조차 할 수 없다. 품질이 경쟁력이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품질은 균질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가격은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하는 변수이다. 브랜드 설계시 목표로 하는 이미지에 걸맞은 가격대를 전략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노세일 전략으로 제품의 고급 이미지를 관리한다. 반대로 저가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 성공하는 브랜드도 있다.유통 또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크게 기여한다. 그 제품이 유통되는 채널의 이미지는 브랜드의 이미지 그 자체이다. 성공적으로 출시된 브랜드가 유통채널의 관리 소홀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고급 브랜드가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매장에서 유통될 때 그 브랜드의 가치는 금방 손상된다.촉진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변수이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도 촉진의 도움 없이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자리잡을 수 없다. 촉진이야말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촉진에는 광고, 판매촉진, 홍보, 인적판매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출시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이미지 포지셔닝에 걸맞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여 가장 효율적인 매체 구성으로 소비자를 설득할 때 그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브랜드의 경쟁력은 초기의 성공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뒤따를 때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의 런칭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사용방법 및 사용기회를 개발하여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브랜드 자산의 구성요소도 과감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브랜드의 기본적인 성격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나 시대적 흐름과 소비자의 욕구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움의 보강은 끊임없이 필요하다. 그것이 장수 브랜드의 비결이다.지속적인 브랜드관리를 위해서 브랜드매니저 제도의 도입은 필수적이다. 브랜드 매니저 제도란 브랜드의 구상단계에서부터 퇴출시까지 브랜드의 개발, 육성, 관리를 브랜드 매니저가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에 관한 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국내 기업에 브랜드 매니저 제도를 아직도 생소한 분야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나 실행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직제는 있으나 타이틀에 걸맞은 충분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브랜드 매니저들이 전문가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현실의 숨은 배경이다. 브랜드 매니저 시스템이 정착되려면 브랜드를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가들이 육성되어야 할 것이다.끝으로 강력한 브랜드의 개발과 유지, 확대는 최고 경영자의 관심과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국내 기업처럼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일방적인 상의하달로 이루어지는 경직된 조직 풍토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고경영자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좋은 브랜드의 육성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브랜드 자산가치 극대화는 기업의 최종목표이기 때문이다.예종석·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약력 : 86년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학박사. 인디애나대 교수. 한국소비자 학회 회장. 한국경영학회 상임이사. 한국마케팅 저널 편집위원장.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현). (주)제일모직 사외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