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어느 정도 브랜드에 대한 이해나 경영이 많이 근대화되었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정도라고 보여지는데 그사이 외국의 많은 브랜드 관리 개념이나 시스템은 거의 다 한국에도 소개되었다. 따라서 브랜드에 대한 지식은 이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우리가 브랜드에 대해서 고려할 수 있는 특수 주제를 정리해 본다.브랜드의 영역구분브랜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는 브랜드의 광역화이다. 브랜드라는 단어는 잘 알려진 것처럼 옛날 미국 서부에서 주인들이 소유하는 소들에게 주인표시를 하기 위해 시작한 관행에서 비롯됐다.이 같은 단조로운 의미에서 시작한 이 단어는 지금 마케팅과 거의 통용되고 있다.즉 마케팅이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여러 관리 수단을 포괄한다면 브랜드의 의미도 거의 대동소이하게 인식되고 있다. 브랜드의 자산이 하나의 경영 화두가 되면서 브랜드는 심지어 마케팅 보다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소비자들도 제품의 구매 기준을 오로지 브랜드에 역점을 두고 있을 만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확대되었다.하지만 브랜드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이에 따른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첫째, 브랜드의 진정한 의미가 모호해진다. 브랜드는 흔히 ‘제품의 무형적 자산’이라고 정의되는데 제품의 유형적 자산과 구분이 되지 않으면 제품의 관리가 어려워진다. 둘째, 브랜드의 영역이 넓어지면 브랜드의 평가가 어려워진다. 브랜드 자산의 여러 모델을 보면 다소 차이는 있으나 특정 기업의 다양한 변수와 브랜드의 가치의 관계를 규명해주고 있다. 셋째, 브랜드의 광역화는 관리적으로 주인의식을 희석시킬 수 있다. 브랜드 관리는 브랜드와 제품 매니저에 의해서 일관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브랜드가 산만하게 인식되고 집행된다면 아무도 결정적인 순간에 책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게 한다.브랜드 창의성의 강화우리 브랜드의 또 다른 과제는 창의성의 향상이다. 우리는 브랜드 관리를 정형화된 방정식을 토대로 기계적으로 분석하고 기계적으로 브랜드의 여러 요소를 구현하는 경향이 있다. 브랜드 구현의 중요한 부분이 광고인데 창의성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광고마저도 최근 창의성이 등한시되고 있다.하지만 창의성 없는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힘들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창의성 없이는 브랜드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구축되지 않아 그 브랜드는 장수하기 힘들다.이처럼 창의성은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좌우하는 중요한 무기로 간주될 수 있다. 창의성은 브랜드가 접하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상과 구현의 연결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창의성은 구상뿐만 아니라 구현까지 포괄한다는 것이다.국내 광고의 경우 최근 창의성이 과거에 비해서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창의성의 한 기준인 해외 유수 광고대상의 수상경력을 본다면 국내 광고들은 상당히 부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건설업계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브랜드에 관계 없이 브랜드의 개념, 그리고 광고 구현의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서로 비슷하다. 특히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일수록 고품격, 컨버전스, 자연주의(건설) 그리고 빅모델 등 유사한 구현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건설 브랜드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다 같을 수 없기 때문에 각 브랜드가 추구해야 하는 포지션이나 구현방법은 달라야 한다.선발업체와 후발업체의 상황이 다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다르기 때문에 각 브랜드는 회사의 여러 요건에 맞는 브랜드 개념과 브랜드 구현을 펼쳐야 한다. 빅모델 전략은 후발업체이면서 광고의 여력이 어느 정도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것이지만 잘 알려진 선발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브랜드 자산이 크기 때문에 필요성이 낮을 것이며 오히려 잘 짜여진 브랜드 연상을 흐리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그리고 중소기업도 빅모델을 추구할 수 있는 여력이 적기 때문에 차라리 돋보이는 브랜드 개념이나 임팩트가 있는 브랜드 구현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야 할 것이다.브랜드 경영의 글로벌화마지막으로 브랜드의 경영을 글로벌화하는 것이다. 삼성, 현대, 그리고 LG 같은 브랜드들은 해외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 국내 브랜드들 자체는 글로벌화되어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된 브랜드경영의 개념은 경영자체의 글로벌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즉 국내 브랜드들을 외국에서 알리는 것은 브랜드경영의 글로벌화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한조직을 조성하는 것이다.국내 브랜드들은 오랫동안 외국 시장 중 미국이 주무대였기 때문에 여기에 지나친 초점이 가해졌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이른바 BRICs(Brazil, Russia, India, China) 같은 신흥공업 국가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때문에 국내 브랜드는 다양한 현장에서 외국 유수 글로벌 브랜드 그리고 현지 브랜드와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러한 구도에서는 어떠한 브랜드 조직과 관리가 적합한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앞서 언급한 한국의 유명 브랜드들은 매출이나 브랜드 자산 측면에서 이미 세계의 톱 브랜드로 등극한 상태이다. 따라서 ‘국내 브랜드’라는 말 자체를 무색하게 한다.이 브랜드들은 진정한 ‘세계의 브랜드’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성과 현대를 국내 브랜드라고 자부하는 것보다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브랜드’라고 간주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는 모국의 개념이 없고 한 국가의 소속을 초월하는 존재로 인식되어야 한다.그 주된 이유는 브랜드의 진가는 한 소비자가 그것을 ‘자기화’하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즉 미국인이든 영국인이든 삼성 휴대전화나 현대 자동차를 원산지인지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에 대한 자기만의 강한 소유의식을 느낄 때 그 브랜드들은 성공하는 것이다.국내 브랜드들은 지금 유리한 고지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성공보다 그 성공의 유지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앞서 브랜드의 영역구분, 브랜드의 창의성 강화, 그리고 브랜드경영의 글로벌화를 촉구했다. 브랜드의 고유영역이 마케팅영역과 잘 분리되어야만 걸맞은 책임과 바른 평가체계가 가능할 것이다.브랜드의 창의성은 문제해결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다양한 브랜드들이 다른 문제에 직면하면서도 같은 브랜드 개념을 이용하는 것은 일부 브랜드만 성공시키는 효과를 초래한다. 브랜드경영의 글로벌화는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은데 한국이 세계경제 대국에 서기 위해서는 우리의 초점을 한국이 아닌 세계시장으로 돌려야 한다.약력 :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Brand & Business 마케팅연구센터장. Havard대학 경영학박사. 한국 마케팅학회 부회장. 마케팅 연구 편집위원장 역임장대련·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