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ㆍ입사ㆍ시험합격을 위한 부적’ ‘원하는 여성과 정을 통하고 싶은 부적’ ‘짝사랑 이뤄지고 돈 많이 벌게 해주는 부적’ ‘성형수술 성공부적’ 이는 옥션, G마켓 등 온라인마켓플레이스에서 팔고 있는 부적이다.옥션, G마켓은 물론 GS이숍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부적 등의 행운상품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옥션은 합격, 소원성취, 애정운 등을 빌어주는 부적 서비스를 5,000~3만원대에 제공한다.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면 구매자의 사주에 맞춘 부적을 배송해준다. 소재 자체에 행운을 접목시킨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벽조목’(벼락 맞은 대추나무)으로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악귀가 침범하지 못하고 재앙을 막아주며 재복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다.티베트에서 신성함을 상징하는 ‘천철’(번개가 칠 때 떨어진 철뭉치)로 만든 부적도 눈에 띈다. 병마와 불행을 쫓고 행복과 평안을 가져다주는 ‘천철’ 부적은 10만~20만원대에 팔린다. 옥션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행운상품은 달마도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정에 평안과 행운을 준다는 달마도가 새겨진 부적은 액자, 조각, 휴대전화줄에 이르기까지 관련 제품만 80여종에 달한다.이뿐만 아니라 운세를 봐주는 1,500여개의 인터넷 사이트 중 상당수가 사이버 부적을 판매하고 있다. 수험생들에게 영험하다고 소문난 사이버 부적 사이트 호콤의 한주하 이사는 “과거에는 부적을 단지 종교적인 매개체로 인식하거나 미신으로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이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부적을 바라보는 사회 시각이 크게 달라졌음을 강조했다.한이사는 “네잎클로버, 선원과 배의 안전을 기원하는 뱃머리의 조형물, 거실 벽에 걸린 가훈 등도 넓은 의미의 부적”이라며 “부적 등의 행운상품들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콤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사이버부적은 실제 부적을 그래픽 작업을 통해 현대화한 것이다.국내 최대 규모의 운세사이트 중 하나인 사주닷컴은 30여종의 사이버 부적을 팔고 있다. 성형수술 때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형수술 성공부적, 예술의 천재가 되도록 도와주는 예술부적, 애인이 딴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있을 때 이를 물리치는 연적퇴치부적 등이 주요 상품이다.이밖에 캐릭터나 주얼리업체들도 부적 디자인을 넣은 행운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목걸이, 시계, 팔찌, 방석, 휴대전화걸이, USB케이스, 손수건 등에 부적을 새겨 넣은 상품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캐릭터업체인 일성은 지난해 11월부터 G마켓에서 부적손수건을 팔고 있다. 진재경 사장은 “편안한 마음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원하는 부적을 그려 넣었다”며 “앞으로도 부적을 캐릭터로 한 상품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부적 관련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연령대는 의외로 낮다. 과거에는 40대 이상의 중년층이 주 고객이었다면 요즘은 10~20대도 거리낌 없이 부적제품을 찾고 있다. G마켓에서 부적목걸이 등을 팔고 있는 주얼리 전문업체 더큰아이 관계자는 “2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30대 고객들이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행운상품 시장의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명절이나 입시철, 연말연시를 제외하고는 거의 팔리지 않고 있는데다 브랜드력을 갖춘 곳도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옥션 생활용품담당 CM(카테고리 매니저) 이택천 과장은 “행운상품은 보통 수능시험 전과 연말연시에 많이 팔리며, 경기가 불황이거나 대형 자연재해, 인명재해, 연쇄살인사건 등이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많아진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