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 수요의 확대는 제도권 교육에까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 대학원은 역술 관련 학과를 개설해 인기리에 신입생 모집을 끝냈다. 체계화된 교육의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은 물론, 동양철학의 범위 내에서도 ‘배척’당하기 일쑤였던 운세 관련 학문이 ‘실용학문’으로 재조명을 받으면서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가장 대표적인 곳은 공주대학교. 공주대는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일반대학원에 역리학과를 설치하고 6명의 역리학 석사를 처음으로 배출했다. 특수대학원이 아닌 일반대학원에 역리학을 단독 전공학과로 설치ㆍ운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이 대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대전대 철학과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인 조규문 점&예언 대표는 “대학 또는 대학원에 역술 관련 학문이 전공과정으로 설치되는 현상은 획기적인 변화라 할 만하다”고 밝히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역리사들이 새로운 역술문화를 만들고 이끌어, 새로운 역술세대를 창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또 지난 2002년 개교한 원광디지털대학교는 올해 처음 얼굴(인상)경영학과를 설치하고 국내 1호 인상학 박사인 주선희 교수를 주임교수로 임명했다. 주교수는 “얼굴경영학을 통해 관상학의 수동적인 운명론에서 탈피, 마음과 생각을 바꾸고 사회적 관계를 개선해 성공으로 인도한다”고 학과 개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교수는 또 “얼굴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보통 1~2년이 걸리는 학과 개설 준비기간을 건너뛰어 몇 달 만에 학과 개설이 결정됐다”면서 인상, 관상에 대한 달라진 인식을 전했다. 이 과의 전공과목은 상담명리학, 행동심리학 등을 비롯, 화장법, 스피치론, 웃음학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얼굴경영학과의 첫 신입생 모집은 성공리에 끝났다. 70명 모집에 110여명이 지원,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많은 디지털대학이나 전문대학이 수차례 신입생 모집에도 정원을 채우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게다가 입학생의 면면도 화려하다. 기업체 서비스 교육 강사와 이미지 관련 종사자, 인상학을 강의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물론, 현직 경영학 교수도 입학을 자처했다. 석ㆍ박사 출신이 많은 것도 다른 과와 다른 점이다.동양철학과가 개설된 대학에선 커리큘럼 중 역술 관련 과목을 포함시키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경기대는 국제문화대학원에 동양철학과 풍리지리학을 전공학과로 설치하고 다양한 역학 관련 과목을 커리큘럼에 포함시키고 있다.원광대학교는 동양학대학원 동양학과 전공을 동양철학전공, 기공학전공, 장례문화전공으로 세분화하고 도교사상사, 체상학, 명리학, 주역연구, 상수역학, 동양천문학, 음양오행론 등의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 대학 조용헌 교수는 <사주명리학이야기>라는 책으로 역학의 대중화와 보급에 한몫 하기도 했다.이밖에 경주 서라벌대학은 소자본창업계열에 풍수명리과와 장례지도과를 설치하고 관련 과목을 개설 중이다. 또 한성대 부동산대학원, 동국대 불교대학원 장례문화학과 등에서도 역학 관련 과목을 개설해 실용학문으로 가르치고 있다.이처럼 대학들이 역술 관련 학문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운세산업의 팽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조문규 점&예언 대표는 “점술 수요가 늘어나면서 직업교육 및 특화교육의 일환으로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유명한 역술가를 배출하는 대학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