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번으로 당신의 운명을 알려드립니다.’지하철문 옆 광고판에 꽂혀 있는 역술인 광고다. 명함 크기가 대부분인 이 광고에는 역술인 소개와 ARS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ARS 전화를 통한 운세상담은 이미 보편화됐다.휴대전화 문화가 발달하면서 ‘전화 운세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유선전화를 기반으로 한 ARS 운세 서비스는 주로 상담 위주였다. 반면 모바일 운세 시장에서는 데이터가 기본이 된다. 말을 할 필요 없이 생년월일을 문자로 찍으면 ‘오늘의 운세’를 볼 수 있다. 그밖에도 토정비결, 사주팔자, 궁합, 해몽, 타로점, 로또당첨운이 모바일 인기 메뉴다.모바일 운세 시장의 월매출액은 15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를 합한 규모다. 업계 관계자들은 성수기인 연말연시에는 이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고 보고 있다.모바일 운세 시장에서 자리잡은 회사는 바인커뮤니케이션, 사주닷컴, 이라이프커뮤니케이션 등이다. 2000년 설립된 바인커뮤니케이션은 이동통신 3사에 운세, 해몽 등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동서양 운세를 모두 제공하며 운세 결과를 화려한 이미지와 함께 데이터 그래프로 분석해 준다. 모바일 운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쟁업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 2004년 4분기에는 SK텔레콤의 우수 비즈니스 파트너상을 받았다. 김정률 바인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지난해 운세 서비스 부문에서 약 2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설명했다.온라인 운세 서비스 회사로도 유명한 사주닷컴 또한 모바일 운세 강자다. 사주닷컴은 지난해 올린 50억원의 매출액 가운데 40%를 모바일에서 거뒀다. 이라이프커뮤니케이션 역시 온라인과 함께 모바일에 운세를 서비스한다.오프라인에 비해 모바일 운세 이용자의 연령대는 낮다. 중장년층보다 휴대전화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10~30대가 주된 이용 계층이다. 그만큼 눈길을 끄는 이색 서비스가 적지 않다. 노란종이에 닭 피로 그린 부적 대신 모바일 운세 시장에서는 ‘캐릭터 부적’이 강세다. 눈이 큰 깜찍한 캐릭터가 등장해 ‘복 받으세요’를 외치는 부적은 젊은층의 사랑을 받았다.카메라폰인 이른바 ‘폰카’가 등장하면서 아이디어상품은 더욱더 쏟아져 나왔다. ‘포토운세’는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보내 관상을 보는 서비스다.휴대전화로 손금을 봐주는 서비스도 있다. 인프라밸리는 지난해 8월부터 모바일 손금ㆍ사주 서비스인 ‘손금★사주팔자’ 서비스를 KTF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남광희 인프라밸리 서비스사업팀 과장은 “모바일 손금 서비스는 MMS(멀티메일)를 통해 정보를 송수신하는 형식”이라며 “카메라폰으로 손금을 촬영한 후 ‘**4984(사주팔자)’로 전송하면 관련 서버에서 이미지를 인식, 데이터베이스에서 손금과 일치하는 운세를 찾아 20~30초 후에 결과를 고객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응용한 모바일 운세 서비스도 등장했다. ‘풍수도사 서비스’는 GPS 단말기를 가진 고객이 위치한 곳의 운세를 알려준다. 또 방문할 곳의 운세나 위치에 따른 심리변화, 수맥 보기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