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지난 9월7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하지만 “주식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산다면 어떤 것을 택해야 하나”라는 투자자 문의는 여전히 계속된다. 주어진 상황이 바뀌었을 뿐 항상 ‘결정과 실행’의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주식투자는 미인선발대회와 같다는 증시격언이 있다. 미인선발대회에선 한두 사람이 예쁘다고 생각해서는 그 후보가 결코 1등으로 선발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따지는 기준은 여러가지여서 본인의 주관이 객관화될 수는 없기 때문에 항상 뒷말이 무성하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 중에는 “이 종목은 정말 좋은데 왜 주가가 안 오르고 떨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이 많다. 본인의 시각에선 좋은 종목일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 주가는 기대에 못미칠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종목 선택에서 어떻게 다른 투자자와 인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인가. 굉장히 어려운 과제인 것 같지만 답은 의외로 무척 단순하다.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주식의 펀더멘털을 이야기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기업의 실적이다. 기업이 돈을 잘 번다면 주가는 오를 것이고, 못 번다면 떨어지는 게 당연한 이치다. 신규사업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일단 접어두고 수치로 드러난 기업의 성적표를 갖고 판단하는 게 옳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은 예나 지금이나 투자자들이 굳건히 지켜야 할 계명이다.국내경제는 아직 온기가 없다. 내수회복의 조짐이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수출은 부진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경쟁력은 높아져서 종목이나 업종간 실적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3분기 예상실적이 호전될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조선ㆍ기계, 의약, 미디어 등이다. 무역, 건설, 금속, 자동차, 음식료 등도 3분기에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기전자, 은행, 화학 등은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업종별 실적전망보다는 개별종목의 실적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같은 업종에 속해 있더라도 개별기업에 따라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대우증권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와 현대증권, 에스엘 등을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꼽았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3분기에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 업체들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860억원, 현대증권은 484억원의 대규모 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된다.현대미포조선도 조선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한라공조, 유성기업, 평화산업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종에서는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업체는 물론 태영, 중앙건설, 한라건설, 고려개발 등 중견업체들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증권업종에서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3분기 실적호전주로 꼽혔고, 2분기에 실적이 부진했던 팬택앤큐리텔, 오리온 등도 3분기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분석됐다.코스닥에선 인터넷, LCD재료ㆍ부품, 셋톱박스업체 등이 3분기에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CJ엔터테인먼트, 인터파크, 에코플라스틱, 에이디피엔지니어링 등은 지난해 3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에이디피는 43억원, CJ엔터테인먼트와 에코플라스틱은 20억원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인터넷업체 중에선 NHN과 네오위즈가 3분기에도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NHN은 검색시장의 고성장이 지속되면서 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억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 3분기에는 무려 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올 상반기에 비약적인 성장을 한 휴맥스와 홈캐스트 등 셋톱박스업체들도 하반기에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휴맥스와 홈캐스트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330%, 70%에 이를 전망이다.통신서비스업체인 LG텔레콤은 가입자수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치인 1,0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프롬써어티, 크로바하이텍, KH바텍, 심텍, 화인텍, 서울반도체 등 일부 IT부품주들도 3분기 실적호전주로 꼽히고 있다.또 다른 투자전략은 연말이 가까워오고 있다는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다. 배당주를 집중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상 배당주는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주가가 크게 오른다. 그리고 연초에 급격하게 빠졌다가 9월께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탄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고배당주를 집중 공략할 때다.예를 들어 대표적 고배당주인 휴스틸은 지난 3월 이후 1만3,000∼1만6,000원대의 박스권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지수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8월 말 박스권 상단을 뚫고 1만7,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주가 강세의 이유는 배당이다. 휴스틸이 지난해와 같은 주당 1,000원을 배당한다면 시가 배당률은 6%선이 된다. 몇 달 주식을 들고 있으면 꽤 짭짤한 수익이 나는 셈이다.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을 받으려면 이론적으로 연말 배당기준일까지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면 된다. 전문가들은 9월을 ‘배당투자의 적기’로 꼽는다. 9월은 12월 결산법인의 3분기 영업이 마무리되는 달이다. 따라서 3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그려지면서 한해 농사의 성적표도 가시화된다. 실적기대감과 과거 배당수익률을 고려한 투자가 9월에 이뤄지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통계적으로도 하반기, 특히 9월께가 배당투자의 적기임을 알 수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배당수익률 상위종목이 9월에 시장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월 중순 이후 고배당종목의 주가는 연말 배당수익에 대한 기대가 이미 반영돼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이 입금되는 3∼4월을 전후해 매물이 나오면서 배당지수가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 같은 현상은 8월을 넘어서면서 다시 역전됐다고 분석했다.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올 들어 지수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여력이 높은 종목을 주 타깃으로 삼아서다. 그러나 대세상승기에도 배당종목은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한다는 게 대우증권측의 설명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시장이 강세일 때도 배당지수종목(포트폴리오) 수익률은 시장 평균보다 높다”며 “지난 8월 이후 높아지고 있는 변동성을 감안할 때 안정적 투자방법인 배당투자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상장기업들이 배당금 지급규모를 늘리고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등으로 무장한 기관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배당종목을 선호하는 것도 배당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고배당을 해왔던 상장사가 올해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종목 중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업체들은 배당 후 주가 복원력이 뛰어나 높은 투자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수 조정기에 우량 배당주를 매입하면 주가상승을 통한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업종별로 배당수익률의 기준과 투자성과가 달라진다. 예컨대 통신주의 경우 주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이지만 배당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보통 자동차, 화학, 기계, 에너지, 유틸리티, 통신서비스 등이 고배당업종으로 꼽힌다. 종목별로는 거래소의 경우 KT, 한국가스공사, 대한가스, S-Oil, LG석유화학, 휴스틸 등이 고배당주에 속한다.코스닥의 경우 인터넷, LCD부품 등 IT(정보기술) 관련주보다는 전통 제조업체들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주인 이루넷과 디지털대성도 지난해 7% 이상의 고배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주당 225원 현금 배당한 데 이어 올해도 고배당이 기대된다. 완구업체인 오로라월드와 소예, 모터업체인 에스피지, 건설업체인 이테크건설과 KCC건설 등도 지난해 고배당 정책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