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분야에서 바이오치료는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시장규모는 바이오신약에 미치지 못하지만 폭발성만은 이에 못지않은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바이오치료 분야에 뛰어들어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바이오치료는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을 바이오기술을 이용해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세포치료(인체에서 분리한 세포를 배양, 이식해 손상된 세포를 치료하는 기술), 유전자치료(질병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전환하거나 질병유전자의 작용을 방해해 질병을 예방, 치료하는 기술), 장기이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세계시장규모는 2010년 약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국내시장 역시 잇단 성과에 걸맞게 한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미 일부 업체는 연간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과를 내고 있으며 바이오치료 관련 제품을 내놓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업체도 등장했다.업체수도 증가 추세다. 1990년대 중반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은 10여개 업체가 새로운 성과를 내놓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셀론텍, 바이로메드, 태고사이언스, 바이넥스, 애스트롬, 크레아젠, ONYX 등이 여기에 속한다. 대부분 벤처기업 형태로 운영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일부는 해외의 유명업체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해 탄탄한 기반 위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코스닥시장에 등록, 당당한 주류대접을 받는 업체도 있다.바이오치료 분야 업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실험실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교수가 대학원생들과 함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다가 일정한 연구성과가 나오면서 이를 바탕으로 기업을 설립한 케이스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선영 교수가 대표를 겸하고 있는 바이로메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전문회사로 출발, 성장해 온 케이스도 있다. 2000년 법인을 설립한 셀론텍의 경우 가톨릭의대 정형외과 교수 출신의 장정호 대표이사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한우물을 파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뛰어든 지 불과 5년여 만에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앞서 설명한 대로 국내에서 바이오치료 전문기업이 등장한 것은 불과 10여년밖에 안됐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주 짧은 셈이다. 하지만 성과는 매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우석 교수가 단기간에 엄청난 연구성과를 내놓았듯이 이 분야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결코 만만찮은 셈이다.특히 셀론텍은 국내 생명공학 의약품 1호인 ‘콘드론’(Chondron)을 내놓고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맞춤형 관절치료제인 이 제품은 자신의 세포를 이용해 관절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로 이미 많은 환자들이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개발된 연골세포치료제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또 2003년에는 대한민국 기술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오스템(Ostem) 역시 셀론텍의 주요 제품 가운데 하나다. 이는 뼈재생세포치료제로서 2003년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 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설명회를 갖는 등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장정호 사장은 “회사가 아직은 어려움이 많지만 연구진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바이오산업계의 기술혁신을 주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도 독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직 제품은 나오지 않았지만 뚜렷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적잖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도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유전자치료기업으로 꼽히는 바이로메드는 탄탄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중이거나 기초연구가 끝난 결과물을 국내외 기업들에 기술이전해 적잖은 돈을 벌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기술이전료만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로 바이로메드의 연구성과는 전문가들이 인정할 정도로 뛰어나다. ‘VMDA-3601’로 이름 붙여진 심혈관질환치료제가 2단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고 혈소판감소증, 골수이식 관련 질환, 암을 치료하는 제품의 연구도 이미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회사측은 앞으로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직접 생산을 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성이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제품은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연구결과에 대한 로열티 수입으로 경영기반을 확실하게 다진 다음 생산에 나선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다. 김선영 대표는 “이미 회사는 안정궤도에 들어섰지만 좀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수년 내에 약 2개 정도의 제품은 직접 만들어 판매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태고사이언스의 실적도 눈부시다. 지난 3월 식약청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피부세포치료제인 칼로덤에 대해 시판허가를 받아냈다. 이 세포치료제는 다른 사람의 피부각질세포를 대량 증식해 2도(진피의 대부분이 손상된 정도) 화상 피부의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제다. 더욱이 칼로덤은 장기간 냉동보관이 가능하고 상처 부위에 적용하기 간펴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해 상업적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벤처기업인 크레아젠은 희소성 암인 신세포암세포치료제 개발에 매달려 많은 성과를 냈고, 동아제약과 함께 삼성의료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바이오치료 분야에서는 벤처기업 외에 의약품업체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중견 전문의약품 메이커인 바이넥스는 다른 중소제약업체들과는 달리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회사는 2003년 폐암세포치료제에 대해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 등 많은 연구성과를 냈다. 여기에다 대장암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내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또 근화제약과 수지상세포(Dentritic cell)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연구개발 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바이오치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유전자치료 관련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30여개가 나와 있지만 상용화는 아직 걸음마단계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외국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단 상용화가 되면 폭발력이 크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 이 분야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더욱이 기술발전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10년 세계시장이 400억달러 규모로 급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다행히 우리나라는 세포복제와 유전자전달체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유전자재조합, 유전자발현조절, 단백질분리정제 등의 기술력이 미국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배아줄기세포 배양은 이미 세계 최정상권이다.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목소리다. 장정호 셀론텍 사장은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연구비는 안줘도 되지만 시장은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