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는 곧 돈이다. 유망 아이템인데다 사업성이 탁월해서다. 산업 전ㆍ후방효과도 비교적 높다는 게 중론이다. 원천ㆍ독보적인 기술 하나면 얼마든 추가적인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 상당수 기업이 바이오에 목을 매는 건 이 때문이다. 엄청난 자금과 노력도 필수다. 가령 줄기세포 정복은 무에서 유로의 창조를 뜻한다. 적든 많든 수혜를 입을 1ㆍ2차산업이 수두룩하다. 미지의 영역인 만큼 테두리를 치는 건 무의미하다. 주변 아이템이라고 소외시켜도 곤란하다. 앞서 다룬 바이오신약ㆍ치료와 U헬스를 제외한 신사업부문을 살펴본다.▷ GMO = 유전자변형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자다. 기존 유전자에 변형을 가해 우수한 산업적 특성을 갖도록 한 생물체를 말한다. 좁게는 농작물부터 넓게는 동식물ㆍ곤충까지 해당된다. 바이러스ㆍ제초제ㆍ병해충 등에 대한 저항성을 길러 생산량을 늘리는 게 GMO작물의 탄생배경이다. 상용화 단계로 할인매장 등에서 GMO제품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세계 GMO작물의 시장규모는 약 45억달러다. 18개 국가가 상업재배에 나섰다. 미국(63%) 등 상위 5개국이 9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상품화된 작물(40여종)은 옥수수(15개종)가 가장 많다. 국내에서 상용화된 GMO작물은 없다. 일부가 시험재배하는 단계다. <2003년 생명공학백서>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이 45종의 GMO식물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ㆍ민간기업에서도 약 40종의 작물ㆍ화훼를 개발 중이다.▷ 제네릭의약품 = 제네릭의약품이란 특허가 만료돼 모방생산이 가능한 의약품을 말한다. 크게 화학과 바이오(생물) 제네릭으로 나뉜다. 국내 바이오 제네릭의약품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체 시장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대부분이 화학 제네릭”이며 “바이오 제네릭은 10%도 채 안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바이오 제네릭은 5대 아이템으로 분류된다. 인간성장호르몬, 인슐린, EPO(빈혈치료제), G-CSF(항암보조치료제), 인터페론(항바이러스제) 등이다. 바이오 제네릭은 독자적인 생산기술ㆍ공정과 까다로운 허가절차가 필요하다. 반면 화학 제네릭은 약효 동등성만 검증하면 된다. 임진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슐린 생산의 경우 대장균ㆍ호모를 배양해야 하는데 이때 균주(유전자재조합)를 확보한 후 자체적인 임상까지 마쳐야 한다”며 “높은 기술력과 복잡한 허가ㆍ특허절차가 필수”라고 말한다. 시설을 갖춘 선발제약사가 시장을 장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전망은 밝다. 제네릭ㆍ원료의약품의 경쟁력이 확보된 결과 시장점유율도 늘고 있다.바이오 제네릭 선두주자는 동아제약이다. 5대 아이템 중 인슐린을 뺀 나머지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 및 남미시장에 수출 중이다. 바이오 제네릭 중 효자상품은 성장호르몬이다. 지난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00억원 가량을 기대한다. 총매출(지난해 5,500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희귀병치료제 등은 비중이 매우 낮다. 동아제약 홍보팀에 따르면 올해는 180억~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한 관계자는 “유전자호르몬을 비롯해 90년대부터 업계 최초로 바이오 제네릭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며 “유망사업으로 분류해 현재 적잖은 연구투자비를 쏟아붓고 있다”고 전한다. 2007년이면 현재 임상 중인 유전자치료제를 발매할 계획이다. 한편 LG생명과학 역시 인슐린을 제외한 4대 아이템을 갖췄다. 현재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특허 취득에 매진하고 있다. CJ와 중외제약 등도 바이오 제네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오기기 = 질병의 진단ㆍ치료ㆍ재활에 사용되는 전자의료기기와 신약개발을 위한 유전자ㆍ단백질 분석용 기기를 포함한다. 영상진단기ㆍ분석기기가 주력제품군이다. 이미 상용화됐으며 시장규모는 2010년 850억달러로 추산한다. HP와 GE, 메디슨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병원용ㆍ연구개발용 등 주로 B2B시장이 주를 이룬다. 몇몇 선진업체가 확고한 비교우위를 갖고 시장장악에 성공했다. 2003년 세계 전자의료기기시장은 282억달러로 집계됐다. 의료기기는 6,000여종에 75만개의 품목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다품종 소량생산산업이다. 브랜드 파워와 특허ㆍ기술력 때문에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전자의료기기의 대표선수는 메디슨이다. 지난해 매출 1,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이 대부분이었지만 메디슨(순익 453억원) 등 상위업체는 플러스를 유지했다. 지이메디칼시스템(1,311억원)과 보인메디카(751억원)가 매출순위 2~3위에 올랐다. 이밖에는 중외메디칼ㆍ세라젬의료기ㆍ성심의료산업ㆍ솔고바이오메디칼 등이 유명하다. 분석기기 전문업체는 바이오니아와 SKC 등이 거론된다. 각고의 구조조정 끝에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95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적자(3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는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바이오공정 = 바이오기술을 적용해 기존 소재를 대체하거나 공정효율을 높이는 신기술이다. 상용화 초기단계로 2010년 250억달러의 시장규모가 기대된다. 특히 화학기업의 기존 공정에 바이오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산원가 절감과 신제품 혁신, 환경오염 방지 등 도입효과가 다양하다. 가령 반도체 세정액에 효소를 사용하면 오염ㆍ얼룩을 저비용으로 낮은 온도에서 제거하는 게 가능하다. 다만 상업화에는 상당한 기술ㆍ경제적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의 경우 바스프ㆍ듀폰ㆍ카길도우 등이 선두기업이다.바이오공정은 바이오 프로세스와 리액터로 나뉜다. 효소, 항생물질, 아미노산, 원료용 에탄올 등이 활용된다. 가령 게놈연구는 신촉매(바이오촉매) 개발과 화학공정의 대체에 기여한다. 다양한 생물특성을 활용해 순도와 공정을 개량ㆍ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공정기술 중에선 ‘발효공학기술’의 활용도가 가장 높다. 국내시장은 역시 업력이 짧다. 오만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줄기세포를 비롯해 핵심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차라리 정부투자가 집중된 바이오 인프라와 공정업체가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바이오공정업체들 중 상장업체는 3개사다. 시계로 유명한 오리엔트가 실험용 쥐와 관련,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주로 국책사업을 위탁받아 실험을 대행한다. 규모는 작지만 대한바이오도 공정업체로 분류된다. 현재 시장규모는 연 500억~6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바이오농업ㆍ환경 = 바이오농업은 ‘벤처농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바이오와 디지털 등 신기술을 능동적으로 활용한다는 개념이다. 가령 국내 소주용 누룩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국순당은 98년 생쌀 발효법에 의한 약주제조방법으로 벤처기업인증을 획득했다. 오키드바이오텍의 ‘호접란’도 바이오기술의 개가다. 줄기 기저부 배양기술과 새로운 식물조직 배양용기, 환경친화적 배양배지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농수축산분야에서는 인공종자와 미생물농약, 신어종ㆍ복제어류, 형질전환가축클론동물 등이 다뤄진다. 농림부는 올해 총 792억원을 바이오기술에 투자할 예정이다.환경문제 해결에도 바이오기술은 활용된다. 폐기물처리와 오염방지, 오염진단 등에 유기생물체를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방법(매립ㆍ소각ㆍ화확처리 등)에 비해 효과가 높은데다 기존에는 처리가 불가능했던 난분해물질(플라스틱 등)도 정화가 가능해진다. 바이오 환경기술은 환경복원, 바이오 여과, 환경진단으로 구분된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오기술의 응용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이나 기름을 먹는 박테리아를 활용하는 식이다. 세부 분야에는 수처리, 대기정화(탈황ㆍ악취제거), 환경복원 등이 있다. 쉘ㆍBP 등이 국제적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