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충청도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볼까. 행정수도 건설이 무산된 후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지만, 최근 대다수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치 급상승’에 다시 표를 던지는 분위기다. ‘여전히 뜨겁다’, ‘열기가 식을 이유가 없다’ 등 지속 상승세를 점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또 충청권 곳곳에 그려진 풍부한 개발 청사진이 당분간 투자수요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전국 시황에 주도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도 별 이견이 없다.하지만 과도한 기대감이나 정치적 이슈에 따른 상황변화 등이 ‘하락변수’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헌재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처럼 한순간 시장이 반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개발재료 유무에 따른 지역적 차별화도 주요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토지시장 전망 = 굵직한 개발호재가 충청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정부정책이 원만하게 추진된다면 토지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개발재료가 풍부한데다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제2수도권이나 다름없어졌다”면서 “향후 10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도 “공주ㆍ연기, 천안ㆍ아산, 당진ㆍ서산 등 3대 토지시장 권역 모두 탄탄한 개발호재와 수요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공주ㆍ연기권의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추진돼 거래 활성화나 단기 가격상승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인구유입 증가, 개발 활성화 등으로 가치 상승폭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천안ㆍ아산권과 당진ㆍ서산권은 각각 신도시 개발, 교통망 확충, 산업기반 건설 등 자체 개발 동력만으로도 꾸준한 도시지역 확대와 인구유입이 기대된다는 의견이다.정광영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장 역시 “충청권에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서울에서 200km 지점까지는 서울ㆍ수도권에 편입됐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들 지역 대부분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의 토지 투자는 사실상 봉쇄돼 있다. 때문에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호가만 존재하는 상태로 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인 지역이 대부분이어서 눈에 띄는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금산, 옥천, 보은 등 거래 규제가 적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주택시장 전망 =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것이 ‘수요 증감’. 때문에 개발호재가 많은 충청권 도시지역은 향후 인구유입에 따른 주택수요 확대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고종완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주택수요가 연 5% 이상 꾸준히 증가, 주택가격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전, 천안, 아산, 공주 일대 주택시장은 도시지역 팽창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주택시장이 부흥기를 맞을 것이란 예상이다.안명숙 팀장도 “아산신도시 건설로 대규모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의 수혜를 입을 대전 유성구, 충북 오창지구 등도 장기적으로 가격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천안ㆍ아산은 신도시 건설과 첨단 산업단지 개발로, 대전이나 오창지구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배후도시로 기능이 강화돼 주택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이야기다.정광영 소장은 당진ㆍ서산지역 주변의 주택시장도 밝게 내다봤다. 다른 개발지에 비해 주택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토지 보상비와 토지가격 상승에 따른 여유자금 증가로 주택가격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고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하지만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부족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임달호 대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재료로 인해 이미 주변지역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고 밝히고 “올해부터 내년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기 때문에 현재 가격에서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대전지역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유망 지역&종목 = 부동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유망 지역은 천안ㆍ아산, 대전, 당진ㆍ서산으로 압축된다.특히 천안ㆍ아산신도시는 KTX 개통과 수도권 전철 연장으로 수도권에 편입된 지 오래여서 향후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이다. 여기에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탕정 첨단산업단지 등 개발 이슈와 대학 이전 등의 호재까지 겹쳐 종목을 막론하고 ‘맑음’ 기상도를 내놓고 있다. 굳이 행정중심복합도시 연계 혜택을 따지지 않더라도 자생적인 개발호재가 부동산 가치를 견인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대전지역 역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배후지로서 기능과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대전지역의 경우 신ㆍ구시가지가 나눠져 있고 아파트 밀집지의 가격도 다르게 형성돼 있어 지역별 차별화가 예상된다. 임달호 대표는 “대전 노은지구의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인데다 지하철 역세권으로 편입될 예정이어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고 밝혔다.당진ㆍ서산지역은 기존 충청권 개발지역을 능가하는 ‘다크호스’로 첫손에 꼽힌다. 고종완 대표는 “당진ㆍ서산을 아우르는 서남해안지역은 정부 개발계획에 따라 관광, 물류, 공단지역으로 발전 시동이 걸렸다”고 밝히고 “전남에 추진 중인 신도시 프로젝트인 J프로젝트와 연계 개발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유망 투자종목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게 나눠졌다. 고종완 대표는 신규 분양아파트와 역세권 소형 임대아파트를 먼저 꼽은 반면, 임달호 대표와 정광영 소장은 토지를 앞서 거론했다.고종완 대표는 “분양가 자율화, 지속적인 땅값 상승, 물가인상 등의 요인으로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만큼 가급적 원하는 지역에서 신규 분양물량이 나오면 분양을 서두르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수요증가 호재가 있는 만큼 시세차익 가능성도 높게 매겨진다는 이야기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의 경우도 주택임대사업지로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고대표는 “서울 강북지역 전세금의 절반 정도면 역세권에 소형주택 장만이 가능해 늘어나는 전ㆍ월세 수요를 겨냥한 임대사업 전망이 밝다”고 조언했다. 특히 5채 이상 구입해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안명숙 팀장도 “아산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기다려 청약해 볼 만하다”며 신규분양 아파트를 권했다. 이미 교통망이 확충돼 있어 신도시의 혜택이 배가될 것이고 수요 유입이 계속돼 가격 강세도 예상된다는 이유 때문이다.반면 임달호 대표는 “아파트보다 토지가 유망해 보인다”고 밝히고 “토지 수용 대상자들이 인근지역 토지 매입에 대거 나설 전망이어서 대토 수요로 인한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파트의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간 중 당장 큰 인구유입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대토 수요는 올 하반기부터 발생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정광영 소장 역시 토지를 우선순위로 꼽고 “개발계획이 방대하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처로 토지가 제격”이라고 말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충청권 부동산시장에 대해 공통적으로 ‘맑음’ 기상도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개발재료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일부 지역에 대한 ‘묻지마 투자’나 법규ㆍ자금조건을 무시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